우리, 처음이야. 설렘 그리고...!

10월 2주~11월 2주. 나의 기록들

by So Harmony 소마필라

#10월 15일 퇴사


10월 15일

드디어 나의 마지막 1막을 내렸다.


2005년 1월부터~ 2025년 10월

거의 20년 가까이 열심히 고군분투했던 나의 직장생활은 마침표를 찍었다.


한 번도 쉰 적 없었다.

퇴사를 하면 바로 다음 이직할 회사가 나를 기다렸다.


딱 한 번 오래 쉰 적이 있는데,

대략 2주 정도였는데,

그때 거의 일주일은 몸이 아파 누워 있었다.


그렇게 나는 긴장 그리고 두려움의 공간에서 고군분투하였다.

그 마지막 장을 끝내고 덮는 10월 15일

뭔가 마음이 홀가분해지며,

뭔가 모를 두려움도 살짝 느껴지며,


10월 10일부터

잠을 잘 때,

답답한 꿈을 꾸기 시작했다.


꿈의 대부분의 내용은

회사에서 업무를 하는데

모든 것들이 답답해서 내 몸이 숨을 못 쉬는 경험이었다.


신기했다.


10월 15일 마지막 출근날


회사는 나를 쉽게 놓아주지 않았다.

15일 일정은 출근하고 퇴근 후 당일 저녁 송별회가 있었다.

그 송별회는 나의 퇴사 및 승진자 2명이 있는데,

그 승진자를 축하하는 식사 자리도 함께 하기로 했다.


우리 회사는 승진자 발표가 두 번 있다.

매년 4월, 10월 초였다.

승진자는 팀에게 감사표현을 한다.

간식 또는 식사를 대접한다. 이게 문화로 자리 잡혀 있었다.


10월 1일 승진자 발표가 있었고,

10월 15일이 나의 퇴사일이었다.

그리고 10월 추석 일정 지난 후,

퇴사하는 그 주, 회사가 제일 바쁜 (올해 더 바쁜) 시즌이었다.


추석연휴는 쉴 수 있게 해 주고 상여금은 주지 않았다.

너무 감사하다.


9월까지 열심히 고군분투한 시간에 대해

(나는 나의 3분기 목표를 125% 달성하였고,

목표 달성을 하면, 100%부터 차등적으로 인센티브가 지급된다.)

나오는 인센티브도 주지 않았다.

(팀장님은 그 금액을 받을 수 있게 중간에서 엄청 조율을 하셨고, 결국 받지 못하게 되는 상황에 대해 많이 속상해하셨다. 그 마음은 너무 감사하고, 나도 이해는 한다.)

너무 감사하다.


모든 이유는 단, 하나 - 10월 25일까지 근무가 아니어서 줄 수 없다고 한다.


퇴사 의사를 밝힌 날짜는 7월 초,

나의 후임을 구하기 어려운 시장상황을 고려해서 조금 빠르게 말하고,

나는 9월 말까지 퇴사를 하고 싶었다.


하지만 회사는 현재 후임이 없는 상황에서

너무 이르다며 11월 말 까지 조율을 요청하였다.

이 부분이 나의 큰 고민이었다.


그리고 7월 초 의사를 밝힌 후,

7월 중순 휴가로 대략 2주 정도 회사에 없는 동안,

HR이 평소와 다르게 빠르게 움직여서 나의 후임이 들어오게 되었다.

정말 다행이었다. 그렇지 않았으면 떠나는 나의 마음은 많이 무겁고 불편했을 거다.


9월 말까지 퇴사를 하고 싶은 나의 마음을 11월 말까지 조율하였는데,

HR은 결국 10월 15일로 조정하였다.

어중간한 일정이었다.


나의 후임에게 빠른 입사일정을 주었기 때문이다.

그는 9월 1일 입사로 확정되었다.

이해한다. 떠나는 나 보다, 들어올 그분이 더 중요하다 생각한다.


많은 부분에 있어서 생각해 보면,

내가 너무 이기적이지 않게 회사의 입장에서 배려하며 퇴사를 하게 되었다.


그런데 그 마음 덕분인지 홀가분하게 퇴사를 할 수 있었고,

나의 팀에게 덜 미안하고 덜 마음 아팠다.


그리고 특히 나의 팀장님에게 죄송한 마음을 덜 수 있었다.


그렇게 나는 퇴사일에 송별회를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많은 선물과 감사와 응원의 메시지를 받으며 감동적인 그 시간이 떠오른다.


괜스레 당일 늦게까지 시간을 보내야 하는 툴툴거림과

승진자를 축하하는 자리에 나의 송별회가 주가 되는 건 아닌지 하는 미안한 마음이 너무 컸지만,

그래도 준비해 준 나의 팀에게 너무 감사했다.

감동과 눈물이 함께한 자리였다.


절대 잊을 수 없는 나의 1막


여기는 나의 롤모델, 팀장님이 있었고,

그리고 최고의 팀으로 재미있게 고군분투했고,

처음 입사부터 지금까지 목표대비 실적을 기록적으로 올리고,

그 수치를 매해 갱신해서 박수를 받았던,


나의 1막을 너무 아름답게 막을 내릴 수 있게 도와준 마지막 회사에 정말 감사하다.


이기적으로 굴면서 퇴사를 했다면,

나는 정말 후회했을지 모른다.


!!!!!



#그리고 그 후의 나


나는 규칙적인 사람이었다.

항상 계획을 세우고 거기에서 틀어지는 것이 무척 싫었다.


대범함, 유연성, 그리고 진취적이라는 단어는 나와 조금 많이 거리감이 있었다.

나를 대표하는 단어는 안정감, 규칙적, 계획적, 빠른 정리결정이다.

그리고 정해진 범위 내에서 하는 걸 더 좋아한다.

그 범위를 넘어가면 스트레스를 받았다.


결론은 리스크가 있는 일에 대해 진행을 꺼려했다.

정형화된 틀에서 짜인 룰을 준수하며 내가 정한 범위 내에서만 움직이는 것을 선호했다.


그런 내가 많이 변했다.


위기에 대처하는 능력을 배우게 되었고,

짜인 틀에 벗어날 경우,

어떻게 유연성 있게 덜 스트레스를 받고

회복 탄력성을 높이는지 알게 되었다.


직장에서도 배웠지만,

가장 많은 배움은 나 스스로에서 찾았다.


스트레스받고,

아파보고, 그리고 깨져보고

그렇게 하면서 나 스스로를 많이 바꾸고 변해갈 수 있었다.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었던 가장 큰 해결책은 바로 필라테스소마틱스였다.

이 두 가지는 나의 몸과 마음을 많이 바꾸게 되었고,

부정적인 기운보다 긍정적인 기운을 더 많이 내게 가져다줬다.


그리고 지금은 나는 그걸 더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지금은 나는 더 여유롭고, 더 자유롭고, 더 규칙에 얽매이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미루면 미루는 대로,

내키면 내키는 대로 하고 있다.


이 일상이 지금은 너무 즐겁다.


행복하다.

그리고 여유로움을 느끼는 나의 몸과 마음은 더 밝아졌다.


게으름이 오면 게으름을 안아주게 되었고,

또다시 바쁘게 해야 하면 거기에 맞춰 바쁨을 즐기게 되었다.


오늘 하고 싶으면 하고,

하기 싫으면 내일로 미루기도 했다.

하지만 꼭 해야 하는 것들은 할 수 있는 마음을 더 단단하게 먹게 되었다.


그리고 꾸준하게 지속적으로

더디지만, 느리지만, 하면 된다라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느리게, 급하지 않게, 그리고 계속, 꾸준하게 그 힘을 나는 믿는다.

지금 나는 너무 행복하다.

이 시간을 그리고 이 순간을 절대 놓치고 싶지 않다.


이렇게

좋은 점만 있을 수 없지 않을까?


부족한 점

그리고 조금

불편함 점은

바로 돈의 결핍이다.


그런데, 그 결핍은 괜찮았다.

그것보다 더 얻을 수 있는 것들이 지금 너무 많다.


100만 원을 지불해서 사던 것을 10만 원에서 생각하게 되고,

10번 정도 사던 것을 1번으로 사게 되고,

10분 만에 결재하고 받은 것을 100분 동안 고민하다 결국 사지 않고,

이 과정이 조금 늘었지만, 그래도 지금의 내가 너무 좋다.


감사한 하루하루가 쌓여가고 있다.


그리고 신기하게 답답한 꿈을 꾸지 않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