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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풍탁소리 Nov 21. 2021

일요일 오전의 시야

카페 통유리 창가

거리를 마주하고 앉으니

온 거리가 내 정원 같다

지나가는 이들과 나 사이에

그리 두텁지 않은 유리 한 장뿐인데

경계가 지어져

저들과 나는, 서로를, 구경하는 모양

액자 속에 있는 것이 나인가, 저들인가

액자 안으로 하나가 들어오고

액자 밖으로 하나가 나간다

식은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들고 나온 책을 편다

저들에게 나는

일요일 오전 카페에서 책 읽는 사람

내가 읽고 있는 것이 책 너머라는 걸

저들은 알지 못할 것이다

저들과 나 사이에

유리 한 장 두께의 벽이 쳐져 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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