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우 먼 곳에서 오는 빛으로
겨우 오늘을 산다
그렇게 365개의 오늘을 모아
한 해라는 이름으로 보내고 나면
내가 모르는 흔적들이 쌓이는 거지
마음 같아선
다 지우고 새로 시작하고 싶었던 새해의 첫날
태양은 어김없이 그 자리에
나는 변함없이 그 빛을 받아 깨어나고
하늘은 그지없이 청량하고
연도만 달라진 다이어리에
오늘 맑음, 아침 산책 9 천보 걸음,
빨래, 청소 그리고, 뭘 먹을까 고민하다
샐러드, 맥주, 영화, 몇 장 넘기다 도로 쌓아놓은 책들
이렇게 겨우겨우 하루가 지나가는 건
태양이 너무 멀리 있기 때문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