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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소희 Mar 12. 2024

이렇게 낭만적인 지브리 음악이라니

<쇼팽으로 만나는 지브리 앙상블>



지브리 애니메이션의 대표 OST와 지금까지도 사랑받는 낭만시대의 대표 작곡가 쇼팽이 만났다.





2019년부터 매 시즌 뜨거운 반응을 얻었던 <쇼팽으로 만나는 지브리 앙상블>이 다시 돌아온다. 쇼팽과 지브리의 음악을 함께들을 수 있는 공연이다. 쇼팽은 200년 전 폴란드 출신의 아름답고 우아한 선율이 특징인 음악가다. 이번 공연에서는 200년이 지나도 사랑받는 쇼팽의 선율, 그리고 지금 가장 사랑받는 음악가인 히사이시조가 시대를 뛰어넘어 어떻게 연결되는지 그 둘의 접점을 들어볼 수 있다. 클래식을 현대적인 관점으로 친숙하게 만나볼 수 있는 것이다. 


피아니스트 송영민과 '퍼스트 앙상블'이 함께 하며, 피아노 4중주로 피아노,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의 아름다운 조화를 들을 수 있다. 이 공연에서는 낭만시대의 멜로디와 지브리의 환상적이고 몽환적인 느낌을 들어볼 수 있다.


1부에서는 쇼팽 작품들 속에서 지브리 음악을 찾는 시간이며, 2부에서는 지브리 음악 속에서 쇼팽을 찾아보는 시간이다.


송영민 피아니스트가 편곡과 비슷한 음악을 이어 붙여 연주하는 커플링에 대해서 설명하고 어떻게 편곡하고 구성했는지 매 곡마다 해설 시간을 가졌다. 원래의 음악을 피아노로 들려준 후 편곡을 한 방법과 바뀐 방식을 알려주었다. 두 음악의 공통점과 비슷한 분위기를 알게 되며, 두 분야의 음악이 어떻게 차이를 가지면서 비슷한 느낌으로 이어지는지 알 수 있었다.





1부 중 히사이시 조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그날의 강'을 왈츠 풍 4/3박자로 편곡한 점이 흥미로웠다. 기존의 차분하고 잔잔한 느낌에서 통통 튀는 산뜻한 느낌의 지브리 OST가 되었다. 쇼팽의 멜로디와 소울이 지브리 멜로디에 잘 녹아든 것 같았다.


쇼팽의 '왈츠 14번 마단조'를 먼저 연주하고 뒤이어 지브리의 '그날의 강'을 연주하는데 두 음악이 끊어지는 것이 아니라 비슷한 성격의 두 음악이 이어졌다. 가장 현대적인 음악이 이렇게 쇼팽과 섞일 수 있구나 신기하고 감탄하게 됐다. 연주 전에 이 두 음악의 상관성과 편곡에 대한 해석이 있었기에 숨은 편곡 포인트들을 듣고 포착할 수 있었다.


1부에서는 전체적으로 슬프고 웅장한 단조 음악들이 연주되었다. 특히 쇼팽의 '녹턴 13번 다단조, 작품번호 48-1'은 기존에 알던 우아하고 잔잔한 분위기가 아니라 암울하고 강렬한 녹턴이었다. 이 곡과 비슷한 코드와 분위기였던 <원령공주>의 '원령공주'를 편곡하여 녹턴 9번 곡과 비슷한 웅장한 느낌의 '원령공주'를 들을 수 있었다.


2부에서는 모든 연주곡이 장조로 진행되며 분위기가 반전된다. 대체적으로 즐겁고 통통 튀는 분위기로, 지브리 멜로디를 우선 듣고 그 뒤를 쇼팽이 뒤따른다.


왈츠의 신나는 리듬이 '이웃집 토토로' 음악과 편곡되어 진행되었는데 토토로의 따뜻하고 신나는 장면들이 떠오르며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느낌이 느껴졌다. 감정이 생생히 느껴지는 라이브 연주와 함께 기분 좋은 감정이 한껏 느껴졌다.





행복한 음악일 때 연주자들의 웃는 표정 들썩이는 몸짓들이 우릴 더욱 음악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음악가들의 연주하는 모습을 보고 곡이 더 와닿았다. 격정적인 부분에서는 사뭇 진지한 모습, 박자에 맞춰 내쉬는 숨소리, 표정, 연주에 맞춰 흔들리는 머리와 몸짓들, 또 밝고 즐거운 부분에서는 연주자들 표정도 웃음으로 가득하고, 즐겁게 으쓱으쓱하는 몸짓에 행복한 감정들이 더욱 와닿았다. 그저 아름다운 음악을 듣기만 하는 것보다 연주자들의 행동을 보며 감상하는 것이 몰입하기엔 좋았다.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 섬세한 감성의 바이올린, 중간을 잡는 비올라, 진중하고 중후한 느낌의 첼로. 피아노 4중주가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구나 느꼈던 공연이었다. <쇼팽으로 만나는 지브리 앙상블>은 클래식에 대해 잘 모르는 입문자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클래식 공연이었다. 낭만시대의 쇼팽과 감성적인 히사이시 조가 만나 더할 나위 없이 낭만적인 선율을 만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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