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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heek Sep 13. 2021

SOHEEK_ 나의 이야기 1부

나의 시선이 담긴 공간



나의 시간이 담긴 작업실

이번 글은 나의 이야기, 나의 시선과 작품에 대해 얘기하고자 한다. 이야기를 풀어내기에 가장 쉬우면서도 가장 어려운 주제라고 생각한다. 내 주위의 소중한 사람들은 완벽히 제3자의 시선에서 바라보며 이해할 수 있었기에 글을 편하게 써 내려갈 수 있었지만, 과연 '나'라는 사람은 완벽한 타인의 상태, 그러니깐 '나'와 분리가 가능한 상태로 바라보며 이해하고 판단 할 수 있을까? 이 문제는 항상 나와 함께 할 질문이다. 최대한 천천히 나를 되새기며 글을 써 내려갈 예정이다.


전부터 낡은 느낌의 흔적, 있는 그대로의 자연스러운 느낌을 좋아했다. 당시 그냥 개인 취향이겠거니라고 넘겨버렸던 이유는 지금까지 나를 알아간 결과, 시간을 담아낸 흔적들은 나를 알아갈 수 있는 하나의 증거로 남아있기에, 나의 시선은 계속해서 지나간 시간의 흔적을 찾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끊임없이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나를 담아냈던 모든 것들은 되돌아보면 나에게 의미로 쌓여, 지금의 나를 있게 해 주었다. 그리고 있는 그대로의 자연스러운 느낌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 상태는 변하지 않지만, 그 상태를 바라보는 매 순간의 나의 감정과 생각에 따라 느낌이 달라진다. 그러기에 되돌아볼 때 그때 순간의 생각과 감정이 달라지는 나를 발견할 수 있어 시간이 남겨져 있는 자연스러운 느낌을 좋아하게 되었다. 



수집했던 나의 시선들

내가 썼던 이 작업실은 기존에 썼던 사람의 공간에서 크게 변동하지 않았다. 있는 그대로의 느낌을 좋아할뿐더러 그 공간 안에서도 계속 쌓아지는 나의 느낌을 추구해서 일까. 그리고 평소에 걷는 것을 좋아하기에 길을 걷다 발견한 특별한 시선들도 간간이 수집했다. 사진 속 보이는 것들은 중국, 북경에 있는 나의 학교, 내 주위의 사람들의 마음, 나의 생각 등 모든 에너지가 담긴 것들이다.




나의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던 공간


후에는 다른 사람이 이 공간을 쓰겠지만, 잠깐 동안 남아 있었던 나의 공간을 다시 되새겨 본다.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며 나랑 친해질 수 있게 해 준 이 공간에게 감사를 전한다. 매일 아침 8시, 나는 제일 먼저 작업실을 찾아와 조용히 내 시간을 보내고 수업을 들으러 갔다. 작업실의 아침은 창문으로 내리쬐는 햇볕 때문에 딱 기분 좋은 상태로 만들었고, 햇볕을 쬐다 보면 하루가 시작됐다는 경건한 의식을 하는 거 같기도 했다. 그리고 작업실 안에서 키웠던 내 화분과 안부 인사를 하고 적당히 놀았다 싶으면 수업을 들으러 갔다. 내 모든 관심과 애정을 담을 수 있었던 공간, 그 곳을 떠올릴 때마다 애틋해지는 건 당연한가 보다.




대학교를 다녔던 4 동안 그린 그림들이  많았기에 작업실 안에는 보관하지 못했다. 변두리 남아 있는 공간이 있어  사진에 보이는 곳에 두었다. 지금까지 내가 그렸던 작품들을 보면 사람밖에 없다. 후에  이유를 얘기하겠지만 옛날도 그렇고 지금도 나의 시선은 오로지 사람뿐이.



2021.03.19


전에 공간은 사람이 내뿜는 에너지로 퍼져나간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나라는 에너지가 퍼졌던 저 작은 공간을 떠올리며, 한때는 있었지만 지금은 없어졌을 저 공간을 그리워한다. 저 공간이 있었기에 나는 계속해서 시선을 모을 수 있었으며, 모았던 시선들은 에너지로 변하여 또 다른 환경에서 나의 공간을 만들어나가지 않을까 싶다. 나의 에너지가 만드는 공간이 차근차근히 퍼지고 다채로워지길 바라며, 퍼져나가는 과정 속에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기를 바란다.    


다음 편에서는 사진으로 담아냈던 나의 시선들과 그 속에서 배우고 알아갔던 나의 이야기를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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