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oheek Sep 11. 2021

MY 라오지, Aged Chicken 2(2) 부

너의 탐구, 너의 시선


이번에 소개할 활동은 저번 학기 때 만나게 된 인연과 함께 주최 한 장기 프로젝트라고 한다. <Aged Ciao>라고, Aged는 Aged chicken에서 따왔고, Ciao는 Bai Ciao에서 따왔다. 두 사람은 우리 학교 학생들에게 여성인권의 주제의 토론과 영상 관람의 시작으로 더 크게 나아가 인권 평등의 문제를 다양한 학생들에게 공유하고자 했다. 다양한 학생들이 더 넓은 시각을 봐줬으면 하는 바람이 컸다고 한다. 중국이라는 나라는 워낙 크다 보니 다양한 사람들이 넘쳐났고, 지역마다 사람들의 느낌도 너무 달랐으며, 생각의 차이마저 많이 달랐다. 이들의 생각을 서로 공유하고자 하는 마음과, 다른 점이 있다면 그 이유와 그 다른 점 때문에 생겼던 문제들도 다루었다.


Bai Ciao & Aged chicken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이 둘은 포스터를 디자인하고, 설문조사 질문도 준비하여 위쳇(중국 연락 앱)에다 광고했으며, 포스터를 학교 여기저기에다가 붙였다. QR코드도 포스터에 있어 누구나 쉽게 설문조사에 응할 수 있게 해 놓았다. 또한 토론의 재미를 더해 목소리를 50dB를 넘으면 안 된다는 규칙도 세웠다. 작은 목소리로 서로 말하는 논점을 더 집중할 수 있을뿐더러, 언성이 높아지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만약 규칙을 어길 시, 바로 나, 내가 사진을 찍는 임무와 함께 규칙을 어긴 사람에게 벌칙 종이를 붙여주는 것이다. 나는 이들을 도와주는 역할로서 이 둘이 주최 한 활동에 참가할 수 있었고, 그 덕분에 나는 완벽한 제삼자의 입장에서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고 더욱더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데시벨 측정기, 기준을 넘어서는 순간 빨간 불을 깜박인다.
벌칙 종이 "쉿!"
활동이 끝나고 나면 함께 찍는 단체사진
2021.04.01


첫날의 활동은 내 기억상 성공적이라고 느껴졌다. 물론 그 둘도 그렇게 느꼈던 거 같다. 본과생, 석사생, 박사생 등 다양한 학위의 사람들과 다양한 전공의 사람들을 추려 딱 10명만 모아 대화를 나눴더니, 각자의 전공과 비슷하게 한 주제에 대한 자기의 생각을 풀어나갔다. 새삼 신기했다. 어떻게 한 주제가 이렇게 다르게 느껴지고 생각하고 판단하는지 두 눈으로 직접 보고 들으니 신기할 따름이었다.


내가 이 활동을 통해 느꼈던 것은 한 주제의 시작으로 느꼈던 감정과 생각을 공유하면서 어느 순간 공통점을 발견하거나, 시간이 걸리겠지만 어느 정도 서로가 수용할 수 있는 해결방안을 찾아나 갈 수 있지만(물론 못 찾을 수 있다. 이것을 얘기하기엔 내가 아직 모르는 게 많다), 우선은 그 문제점을 먼저 인지하고, 내 안에서 직접 들어가고 나와야 그것에 대한 판단과 이유가 생긴다는 것이다. 만약 아니라면, 허공에 떠다니는 문제밖에 안된다고 생각된다.


10명의 대화가 끝난 뒤면 더 나눠보고 싶은 주제나 공유하고 싶은 뉴스나 화제를 마음껏 올려서 계속 대화할 수 있도록 단톡방을 개설하였다. 계속해서 소통할 수 있는 방을 만든 것이다. 처음의 10명의 시작으로 지금은 아마 4~50명으로 불어났던 것이 생각난다. 이 정도면 순탄한 게 아닌가. 




2021.05.22(왼쪽), 2021.04.23(오른쪽)
2021.06.05


그러면서 같이 병행한 활동으로는 영상 관람이었다. 인권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같이 보고, 끝나면 같이 감상평을 공유하는 활동이었다. 대부분의 영상은 성별에 관한 차별을 다룬 다큐멘터리였지만, 성별이라는 하나의 주제를 다룬다고 해서 편협적이라고는 생각 안 한다. 하나의 주제로 많은 문제를 다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 사는 게 비슷하지 않을까. 각자가 가지는 색깔은 모두 고유하고 다채롭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결국 인간이라는 것이다. 하나의 점 주위로 나타나는 문제들은 역시나 우리의 인지와 인식의 차이로 시작되는 판단이 생기는 오해와 차별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인지와 인식의 차이는 소통으로 서로 이해하고 공감하면서 조금씩 차근차근히 바뀔 수 있는 부분이 아닐까?




2021.04.28

이때의 토론의 주제는 'TA(타)', 중국어로는 같은 음성의 'TA(타)'이지만, 뜻은 '그(他)'와 '그녀(她)'로 나뉠 수 있다. 또는 인간을 제외한 동식물 또한 TA(它)로 말한다. 이럴 때 보면 한자에서 보여주는 이 하나의 음성으로 이렇게 다양하게 나눠지는 것을 보아, 우리라는 다양한 개체가 모여 전체가 된다, 결국에는 모두 하나라는 느낌을 받았다.




2021.04.18(왼쪽), 2021.04.28(오른쪽)


활동의 마지막 , 나는 라오지에게 무엇을 느꼈냐고 물어봤다. 라오지는 나한테 항상 모든 활동이 성공했다고 말할  없다고 했었고, 그래서인지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라오지에게 많은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인지하고 인식할  있도록 만든  자리가  중요하다고 말해주었다. 그리고 네가 생각하고 주최한  공간이 너의 행동으로서 이미 한다는 사실이  대단하다고.


물론 아무런 느낌조차 받지 않았던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혹은 하나의 주제로 대화하는 공간에서 전혀 다른 부분을 느낀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사람들은 또 다른 환경에서 새로운 것을 보고 느끼고 또 다른 생각의 방향을 가지게 되는 게 아닌가 싶다. 하나의 큰 문제 안에서 피어나는 작고 형형색색의 다양한 생각들 속에서 무엇이 가장 이롭고 건강하게 해결할 수 있는지가 앞으로의 일이라고 생각한다. 

작가의 이전글 MY 라오지, Aged Chicken 2(1) 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