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many am I》

2021

by soheek



나의 특기라면 특기라고 할 수 있는 갈아엎기가 또다시 시작되었다. 며칠 전 엄마는 내게 '완성을 정하는 기준이 뭐야?' 와 '색도 지저분하고 선도 지저분한데, 그림을 어떻게 봐야 하는 거야?'라는 질문은 나를 다시 돌아보게 한 계기가 되었다.


당시 엄마의 질문에는 안 써보던 선과 색을 쓰면 나도 모르는 효과가 나오며, 그 속에서 조화를 찾으며 완성된 얼굴은 더 풍부하고 입체적이라고 답했었다. 현재 나는 시간을 쌓기 위해 선을 겹치고, 겹쳐진 선 속에서 덩어리를 찾고 정리하며 고유한 얼굴을 만들어가는 작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반복한 작업들과 완성된 얼굴들을 보며 이 과정을 모두 다 담고 싶어 하는 욕심이 과한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또한 당시 만족했기에 마무리했던 얼굴들은 과연 내가 완성된 얼굴로서 얻어진 만족인가, 아니면 내가 그저 시간을 들였기에 생긴 만족감인가라는 의문으로 이어졌다.


되돌아봐주게 한 엄마의 질문에 감사하며, 기존의 과했던 얼굴들을 갈아엎기로 마음먹었다. 다시 처음부터 선을 쌓고, 덩어리를 찾고 만들며 고유한 얼굴을 완성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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