콤플렉스가 장점이 되기까지

콤플렉스는 내가 만든 착각일 때가 많다

by 이열매

어렸을 때 나는 굉장히 말이 어눌했다. 말이 어눌하다는 이유로 항상 또래 친구들에게 놀림받곤 했었다. 또 초등학교 때 남들은 게임, 축구 등이 취미였을 때 내성적이고 책을 좋아했던 나는 시 쓰기가 취미였다. 취미 때문에 더욱더 놀림을 받았던 것 같기도 하다.

이러한 이유들로 난 점점 자신감이 없어졌고, 나의 목소리도 내 말투도 싫어하게 되었다. 내 목소리가 나의 가장 큰 콤플렉스였다.


그러던 중 초등학교 3학년 때 나는 좋은 담임선생님을 만나게 되었다. 담임선생님이 소외받는 학생들을 케어해주셨는데, 매일 1시간씩 그 학생이 좋아하는걸 반 친구들과 같이 할 수 있는 시간을 주셨다. 담임선생님께서는 내가 시 쓰는 걸 좋아하니까 시 쓰는 시간을 갖자고 하셨고, 나는 아이들 앞에서 내 시를 들려줄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시간을 갖게 되면서 점점 아이들이 나에게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또, 학교를 대표로 시를 써서 교육청에 학교를 대표해서 나가볼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대외활동도 하기 시작하면서 나는 친구가 굉장히 많이 생겼다.

좋은 담임선생님을 만나 난 처음으로 학교 다니는 걸 좋아하게 되었고, 나는 점점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는 얼마 못가 타 지역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고 동시에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가게 되었다. 전학 간 학교에서도 역시나 말이 어눌하고 취미가 시 쓰기라는 이유로 다시 놀림을 받게 되었다.


이러한 놀림은 몇 년 동안 이어졌고 이때부터 난 대인관계에 대한 트라우마 같은 게 생기기 시작했다. 전부터 대인관계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아왔던 난 더 이상 같은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기가 싫었고, 이 트라우마를 극복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는 매일 뉴스를 들으며 따라 하고, 아침에 신문을 큰소리로 읽으며 어눌한 발음과 자신감 없는 말투를 고치기 위해 노력했다. 6개월간 노력한 결과 초등학교 6학년이 되었을 때 어눌한 발음이 어느 정도 교정이 되었고, 자신감도 생기면서 놀림받던 걸 극복하게 됐다. 그렇게 남은 학창 시절을 별문제 없이 트라우마를 극복한 채로 잘 보내게 되었다.


대학생이 되었을 무렵, 나는 트라우마는 극복을 했었지만 어렸을 때의 기억 때문인지 내 목소리에 대한 자신감이 없었다.

그럼에도 나는 음악을 굉장히 좋아해서 취미로 바이올린도 했었고, 노래 부르는 것도 좋아해서 대학생 때는 실용음악학원에 다니기도 했다.


그러던 중 한 소모임에 들어가게 되었고, 그곳에서 뮤지컬 배우인 분을 만나게 되었다. 그분은 내가 노래 부르는 것에 관심 있어하는 걸 알고 노래를 굉장히 잘하는 선생님을 소개해주었다.

나는 그 선생님과 친해졌고 그 소중한 인연을 계기로 목소리에 대한 콤플렉스가 장점으로 바뀌는 진귀한 경험을 하게 된다.


나는 그 선생님께 레슨을 받기 시작했다. 처음 1년 동안은 매일 1시간씩 호흡과 발성 연습을 했다. 매일 복식호흡 연습을 하고 입에 젓가락을 물고 책을 크게 읽는 연습을 하기도 했다. 이때 초등학교 때 연습하던 것이 기억났고, 열심히 노력했던 순간들이 느껴지며 마음이 따뜻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매일 되는 고된 훈련 속에서도 잘 늘지 않았고 슬럼프가 찾아왔었다. 그러던 어느 날 선생님의 목소리 톤이 높아지며 선생님께서 나를 혼낸 적이 있었다. 난 노력하고 있는데도 잘 늘지 않아서 속상하기도 하며 화를 내는 선생님이 원망스러운 생각도 들었다. 결국 난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대충 노래를 불렀다.


그런데 그 순간, 오히려 선생님은 나에게 칭찬을 해주었다. 목소리가 한결 듣기 편해졌다는 것이었다.


어렸을 때 어눌한 발음으로 놀림받았던 기억 때문에 난 내 목소리를 숨기기 위해 굵직한 남자다운 소리를 내려고 노력했었고, 나의 아름다운 소리를 잃어버렸던 것이다. 그런데 선생님께 혼나던 그 순간 나의 원래 목소리가 나왔고 나는 어렸을 때의 목소리를 찾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나는 순간 눈물이 흘렀다.


어렸을 때는 놀림받아서 콤플렉스였던 나의 목소리가 지금은 오히려 더 좋은 소리로 들릴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잃어버렸던 나 자신을 찾은 것만 같았다.






나는 잃어버렸던 내 목소리를 찾으면서 주변 사람들에게로부터 목소리가 좋다는 말도 많이 듣게 되었고, 성우나 아나운서가 직업일 것 같다는 말도 많이 듣게 되었다. 나의 콤플렉스는 나의 장점으로 바뀌었다.


나는 시간이 흘러서 이러한 콤플렉스 극복 스토리를 같이 소모임을 하는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나는 매일 한 시간씩 복식호흡 연습을 하고 입에 젓가락을 물고 책을 크게 읽는 연습을 했던 것을 사람들에게 알려주었다.

내 이야기를 듣고 한 분이 "사소한 목표가 중요한 것을 알게 됐어요. 저도 프로그램 개발이 목표가 아니라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공부를 하는 시간을 매일 갖는 것을 목표로 바꿔야겠어요."라고 이야기해 주셨다. 콤플렉스 극복으로 인해 자신감이 한층 높아지는 순간이었다.


요즘 나는 취미로 기타 치며 노래를 부르곤 하는데, 얼마 전 모임에서 내 기타 반주에 맞춰 사람들과 같이 노래하는 시간도 갖게 되었다. 그 순간 마음이 따뜻해지며 삶에 활력이 생기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행복이 내 주변에 가득 해지는 순간이었다.


행복이 극에 달하니 이 행복을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의 나의 모습을 극복하려고 노력하면서 내 모든 삶의 활력소가 피어나는 것 같았다.




의외로 콤플렉스는 내가 만든 나의 착각일 때가 많다. 나 혼자 이것을 콤플렉스라 여기고 숨기려 하고, 남들은 오히려 나의 장점으로 볼 때도 있다는 것이다.


요즘은 내가 나의 목소리를 콤플렉스로 여겼던 것이 내 목소리에게 미안해지곤 한다.

잃어버렸던 나의 목소리를 찾으면서 그 목소리가 나에게 이런 질문을 하는 것만 같았다.


"넌 나를 어떻게 생각했니? 나를 미워한 건 사람들이 아니라 너 자신이야."


내가 콤플렉스라고 느끼는 부분이 있다면 그것을 극복하려 하고 더 꾸며주면 되었던 것인데, 숨기려 했던 것이 나 자신에게 미안하게 느껴졌다.


나 스스로 미워했던 나의 콤플렉스가 있다면, 미워하지 말고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보자.

그러면 어느 순간 콤플렉스가 아니라 장점으로 바뀌어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나를 사랑해야 하는 것은 나 자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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