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때문에 기분이 상했는데, 상대방에게 그것을 어떻게 이야기를 꺼낼까 고민하다가 부드럽게 조금만 배려해주길 바라는 마음을 전달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상대방에게 돌아오는 대답은 "뭐가 배려인데?"라는 날카로운 답변이었다.
부정적인 감정을 느껴서 하는 말은 아무리 좋게 얘길 해도 어쨌든 상대방에게는 거부감이나 부담스러움을 사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미 부정적인 감정을 느낀 상태에서 상대를 배려하고자 부드럽게 얘기했을 때 저런 날카로운 답변을 받는다면 그때부턴 나 역시 좋은 태도를 유지하며 대화하기가 힘들어진다.
고의던 고의가 아니었던, 상대방의 잘못으로 인해 기분이 상했고 그것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고 싶다면 어느 정도는 상대방이 본인의 잘못을 인지할 수 있게끔 단호한 태도를 취해도 괜찮다. 쉽게 말하자면, 내가 10만큼 기분이 나쁜 상태에서 상대방이 3만큼 기분 나쁠 것을 생각하며 배려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물론 바로 감정적인 말을 쏟아내며 상대방과 트러블을 만들라는 것이 아니다. 10만큼 기분이 상했던 나의 기분을 먼저 어루만져주어야 한다. 그래야 상대방에게 더 큰 화가 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지금 잘못한 게 누군데, 내가 착하게 말했는데 말을 이런 식으로 해?'라는 생각이 들어봤자 나만 손해이기 때문이다.
또 상대방의 입장에서는 본인의 잘못을 인지하지 못하는 상태일 것이다. 그런데 상대방이 무척이나 예의를 차리며 조심스럽게 이야기하면 본인의 행동에 문제점을 찾아내기보다는 '이 사람도 이게 요구할 만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니까 나한테 부탁하는 거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다. 결국 '내가 이걸 꼭 들어줘야 하나?'싶어 퉁명스러운 대답이 나오는 것이다.
그래서 문제를 해결할 때는 잘못된 점을 정확히 짚어주며 그로 인해서 느꼈던 감정을 설명해주고 상대방이 잘못을 인정하고 나의 기분을 헤아려줄 수 있게끔 이야기해야 한다.
연애 상담을 하다 보면 쓸데없이 상대방에게 필요 이상으로 맞춰주고 배려하다가 결국 헌신짝처럼 버림받는 사람들을 많이 보곤 한다.
을이 되어주면서까지 상대방에게 맞춰줘 봤자 갑질 당하기 일쑤다.
더욱이 그 사람과 나의 건강한 관계를 위해서라도 항상 참아주고 배려해주지 말고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단호함이 필요하다.
"단호한 태도를 취했다가 상대방이 아예 저를 떠나버리면 어떡하죠?"
그러한 사람은 다 이해해주고 맞춰줘도 떠날 사람이다. 힘든 것을 이야기하며 어느 정도 배려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한 말에 관계의 끝맺음을 말하는 사람이라면 더 만나봤자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다 이해해주고 맞춰주면서 관계를 이어나간다. 혹은 단호한 태도를 취해보고 '잘 되면 좋지만 안돼도 어쩔 수 없지...'라는 마음을 먹는다.
전자의 경우 관계를 이어나가는 내내 나만 힘들 것이다. 비슷한 문제로 이야기해봤자 "이미 끝난 이야기 아니었냐?"라는 말만 듣게 된다.
후자의 경우 적정 선에서 조율해서 서로 배려받는 기분을 느끼며 행복한 연애를 하게 되거나, 절대 양보할 수 없는 문제라면 더 마음이 다치기 전에 관계를 정리하게 된다.
어떠한 선택이 더 나를 위한 선택일까?
관계가 끝나는 것을 두려워하기보다 내 속이 썩어 문드러지는 것을 걱정해야 한다. 관계를 정리하고 한동안 아프더라도 그 아픔은 영원하지 않는다. 언젠가 다시 웃으며 좋은 관계를 만들어나갈 사람을 만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