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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호 Sep 17. 2019

디지털 노마드 시대 - 일하는 방식의 생산적인 변화

<디지털 노마드> 도유진



Small Office Home Office의 약자를 따 소호사라는 회사를 만들고 재택근무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주체성'이었다. 가장 나다울 수 있는 공간인 집에서 일하며 내 삶을 좀 더 능동적으로 그려보고 싶었다. 8년 동안의 회사 생활은 그 자체로 의미 있는 시간이었지만 돌이켜보면 수동적이고, 무기력했다. 자의든 타의든 일은 내 손을 자꾸만 벗어났고, 그래서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누구의 방해도 없이 온전히 몰입하는 시간이 내게는 가장 필요했다.


일에 완전히 집중해서 생산성이 최고조인 상태를 'Zone, 몰입' 상태라고 이야기한다. 내가 가진 리소스들을 나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최적화하는 것, 몰입을 위한 '생산성'은 재택근무를 선택한 나에게 늘 1번 화두였다. 도유진 저자의 '디지털 노마드'를 읽으며, 재택근무(WFH, work from home)를 포함해 장소에 구속받지 않는(location independent) 일의 방식을 선택한 많은 사람들과 기업들도 '몰입'과 '생산성'에 대해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사무실에 하루 종일 앉아 있다고 생각해 봐요. 어떤 시간에는 피로감이 몰려올 수도 있고요. 사실 일할 준비가 안 된 상태일 때도 있죠. 그런 시간이 오히려 낭비하는 시간이고 비효율적인 시간이라고 봐요. 원격으로 일하면서 저는 일을 시작할 준비가 완벽히 됐을 때 일을 하고 제 능력을 다 발휘하기 때문에 일에 집중할 수 있죠."

- 스테프 리우(오토매틱 VIP부서 팀장)


"제가 노마드로 살고 있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높은 생산성이에요. 주변 직장인들에게 완전히 업무에 몰두해서 일하는 시간이 하루에 얼마나 되냐고 물어보면, 많은 이들이 두 시간, 세 시간 정도라고 말하곤 합니다. 분명 훨씬 더 효율적으로 일을 해낼 방법이 있는데 왜 굳이 늘 하던 대로 사람들을 억지로 사무실 책상에 앉아 있도록 강제해야 하는 걸까요?"

- 셰인 러슬(프리랜서 개발자&소프트웨어 컨설턴트)


"남편과 저는 원격근무를 통해 가질 수 있는 자유, 그리고 스스로 업무 일정을 짜고 최대한 생산적으로 일을 하는 경험을 아주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거든요. 때로는 여행을 하기도 하고,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요. 행복한 삶을 즐기면서 일도 잘할 수 있다는 사실이 참 멋지다고 생각해요."

- 코트니 세이터(버퍼 콘텐츠 관리자)


<디지털 노마드> 본문 인터뷰 중 발췌




| 일의 군더더기를 뺀다 |

생각해보면 나는 회사 생활의 상당한 시간을 '어떻게 보일지에 대한 고민'으로 보냈다. '내일 뭐 입지'에서부터, '오늘 회의 땐 얼마나 바보 같아 보였을까, 내일 회의 때는 무슨 말을 하지, 이렇게 말하면 상사가 어떻게 생각할까, 이런 부탁을 해도 괜찮을까, 그 일을 한다고 말하면 너무 나댄다고 생각할까' 등등. 끝도 없는 생각들 중 일의 결과를 내는데 필요한 고민은 몇 퍼센트였을까? 군더더기들로 낭비됐던 시간들에 새삼 미안함을 느낀다.



| 쉬워 보이지만 더 어려운 일 |

많은 사람들이 '재택근무'라고 하면 집에서 편하게 일하는 모습, '디지털 노마드'라고 하면 자유롭게 여행하는 삶을 떠올리지만 오히려 반대다. 스스로 일과 환경 모두 컨트롤하기 위해서는 훨씬 높은 수준의 자제력과 의지, 책임감이 필요하다고 책 속의 디지털 노마드들은 입을 모은다. 더 생산적인 방향을 찾기 위해 합리적인 선택지를 골라내는 분별력도 있어야 하고, 일이 삶에 더 깊숙하게 침투하기 때문에 매일 스스로를 단련하는 마음가짐도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일과 삶 모두 놓치는 꼴이 된다.



| 일하는 방식의 미래 |

전 직원이 원격 근무를 하기로 유명한 오토매틱(워드프레스를 만드는 회사)의 창업자는 이렇게 말한다. "저는 미래에는 많은 회사들이 어떤 형태로든 원격근무를 시행하게 될 것이고, 그렇지 않은 회사들은 경쟁에서 밀려나 얼마 버티지 못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왜냐고요? 바로 이것이 똑똑한 사람들이 원하는 일의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스탠퍼드대의 연구 결과에서는 원격근무자들의 생산성이 약 13퍼센트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직원 대상 설문 전문기관 타이니펄스 TINYpulse에서는 원격으로 근무하는 직원들이 더 행복할 뿐만 아니라 직장에서 느끼는 만족도 역시 높다는 보고서를 내놓았다고 한다. 20년간 일 job과 이동성 mobility의 상관관계를 연구해 온 런던 정치 경제대학의 칼슨 소렌슨 Dr.Carsten Sorensen 교수는 덧붙인다. "우리가 생각하는 일 Job, Work, Career의 정의 자체가 변하고 있습니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하나의 고정된 업무 대신 다양한 사람들, 다양한 조직과 동시에 여러 일을 합니다. 하나의 직장에서 한 가지 일을 하며 몇십 년을 보내는 이전까지의 모델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것이지요."



퇴사 후 재택근무를 한 지난 3개월 남짓의 시간 동안 '일의 생산성'을 찾으며 '삶'도 생산적인 방향으로 많이 변했다. 그런 의미에서 디지털 노마드란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일을 하는 방식'인 동시에 원하는 '삶을 살아가는' 라이프 스타일이다.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살지는 각자의 선택이겠지만 나는 이왕이면 조금 더 생산적으로 일하며, 살고 싶다.




* Nomad List - 인터넷 속도, 치안, 날씨, 물가 등에 따라 디지털 노마드들이 살기 좋은 도시들과 각종 정보들을 볼 수 있는 사이트라고 한다. 디지털 노마드에 관심이 있다면 유용할 것 같다.



디지털 노마드

도유진


목차

Part1 시공간을 뛰어넘은 새로운 삶의 방식, 디지털 노마드

Part2 국경 없는 회사들, 경계 없는 사람들

Part3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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