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호 Sep 24. 2019

휴식의 기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의 힘> 울리히 슈나벨



"인간의 모든 불행은 방 안에 가만히 있지 못하기 때문에 시작된다"

- 파스칼


잠자리에 들기 전 하루를 떠올렸을 때 '가만히' 있었던 시간이 얼마나 되는가? 가만히 생각해보면 참 없다. 세상은 가만히 있으면 가마니가 된다고 우리를 부추긴다. 쉴 새 없이 돌아가는 시간들로 채워지는 이 세계를,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의 힘' 저자는 신경과민의 시대라고 부른다. 머릿속을 청소할 새도 없이 가득 채우기 바쁘다. 다이어트는 몸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정신을 위한 다이어트가 더 절실하다.


회사를 다니면서 나는 종종 미팅으로 가득 채워진 하루, 정신없이 일을 쳐내고 돌아와 때로는 시간을 '잘' 보냈다는 느낌에 사로잡혔다. 그럴 때면 머릿속으론 뿌듯했지만 왜인지 쉽사리 잠에 들지 못했는데, 사실은 시간을 '잘' 보내지 못했기 때문인 것 같다. 책의 저자 울리히 슈나벨은 물질적 풍요만이 아니라 마음의 평안을 얻을 수 있을 때, 진정 '잘' 사는 것이라고 말한다.


오늘 하루쯤은 일에 이끌려다니기보다 잠시 호흡을 고르며, '잘' 쉬어보는 것은 어떨까?




| 휴식의 핵심 두 가지 |

잘 쉬고 싶다면 두 가지가 필요하다. 시간의 주인이 될 것, 포기할 줄 알 것. 시간의 주인이 된다는 것은 오롯한 충족감을 느끼는 것이고, 집중할 수 있는가의 문제로 연결된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식사 중에 의식하지도 못한 채로 폰만 쳐다보고 있진 않은지. 더 진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비록 중요한 연락이 오더라도 포기할 줄 아는 마음이 필요하다.


| 휴식의 비밀, 두뇌의 공회전 |

휴식을 하는 동안 두뇌는 공회전을 한다고 한다. 뉴런의 네트워크를 새롭게 정비하고 기억을 분류하며 배운 것을 처리해 자기 것으로 만드는 일을 하는 것이다. 집도 매주 대청소를 해줘야 하는 것처럼 두뇌의 깔끔한 작동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일이다. 저자는 뮌헨 대학교 교수이자 신경생리학자인 볼프 징거의 말을 덧붙인다. "두뇌는 저 혼자서 기막힐 정도로 잘 논다. 말하자면 두뇌가 자기 자신 안으로 산책을 하도록 내버려 두는 게 상책이다." 두뇌가 스스로 머릿속을 청소하고 산책을 하게끔 내버려 두면 우리 뇌는 훨씬 매끄럽게 운행한다.


| 휴식 훈련 |

휴식도 할수록 는다. 어떻게 쉬어야 할지 모르겠다면 '명상'에서부터 시작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명상은 가부좌를 틀고 앉아 호흡하는 것 외에는 특별히 할 것이 없다. 말 그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미국의 두뇌 연구가 리처드 데이비드슨은 명상에 몰두하는 티베트 승려들의 두뇌를 관찰한 결과, 사랑, 공감, 행복 등 감정 경험을 처리하는 두뇌 영역에 아주 강한 혈액순환이 이루어지는 것을 확인했다고 한다. 이에 달라이 라마는 "행복이라는 상태는 두뇌에 작용하는 정신 훈련을 통해 얼마든지 의식적으로 가꾸어낼 수 있다"라고 촌평했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되 충분한 의식을 기울이는 것. 오로지 자신에게 집중하는 것에 진정한 쉼이 있다.



그렇다고 무리해서 휴식할 필요는 없다. 무조건 쉬어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히는 것이야말로 가장 해로운 일이다. 다른 곳에 이르거나, 다른 것을 이루려는 야심을 버릴 때, 우리는 '잘' 쉴 수 있다.


"진정 자유로운 사람이란 언젠가 한 번쯤은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고 빈둥거릴 수 있는 사람이다."

-키케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의 힘

울리히 슈나벨


목차

1 우리는 왜 날마다 바쁜가

2 정보 홍수에 휩쓸리지 않는 법

3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의 가치

4 우리를 몰아붙이는 가속화의 체계

5 가속화 사회에서 자신을 지키는 법

6 일상에서 더 많은 휴식을 누리는 기술




매거진의 이전글 디지털 노마드 시대 - 일하는 방식의 생산적인 변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