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호 Sep 07. 2020

다사다난 2020

#25    9월 1주

보낸사람: 소호

받는사람: 모빌스


재택근무 주간 중 듣게 된 건강 적신호 소식. 휴식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따라 긴급 소집 후 업무를 4등분해 나누고, 오늘부터 기약 없는 휴가 모드 중입니다. 2020년 정말 다사다난하네요!!


자책이 많이 되더라고요. 과로하지 않고 건강을 더 챙겼어야 했는데, 자기 관리를 더 잘했어야 했는데. 잔뜩 의기소침한 상태로 주말을 보냈습니다. 내내 아무것도 안 하고 드라마만 줄창 보면서..(비밀의 숲 시즌1 정주행 끝냄여). 월요일이 되고, 일어나니 모춘은 출근해서 없고, 밖은 비바람이 치고, 덩그러니 혼자 집에 남아있으니 기분이 이상한 와중에 멤버들이 보낸 위클리 모빌스도 보고, 또 괜히 지난 글들도 한 번 봤습니다. 보면서 느낀 건, 건강을 챙기지 못했다고 자책했는데 우리 나름대로는 항상 '건강'을 중요한 가치로 생각해왔던 거예요. 나름 휴식하면서 쉬어가기도 하고, 시간을 쪼개서 운동도 하면서 보내기도 했더라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기는 일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일들도 있고요. 어느 날 갑자기 코로나가 우리 앞에 닥치고, 생활을 지배하고, 그 와중에 태풍도 치고 홍수도 나는 것처럼요. 우연히 일어난 자연재해든, 우리가 환경을 오염시킨 탓이든 일어날 일은 일어나고야 마는 것 같아요. 그런 일들을 마주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이번의 휴식 시간이 지나면 어렴풋하게나마 알게 되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어느 때보다 든든한 모빌스 멤버들! 걱정해준 모쨍이님들 정말 감사합니다. 얼른 회복해서 복귀할게요!! (비밀의 숲 시즌2를 시작해본다..)



RE:

보낸사람: 대오

받는사람: 모빌스


개인의 안정을 기반한 성장

며칠 전 소호 건강에 빨간불이 들어온 걸 알게 되었다. 서로 건강을 좀 더 면밀히 챙겨주어야 했는데, 올 초 바빠지기 시작한 이후론 개인보다 팀이 항상 우선이었던 것 같다. 건강 앞에선 많은 계획이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은 한 주였다. 소호가 건강하게 잘 이겨내고 오길, 우리 멤버 모두가 개인의 안정을 기반으로 한 성장을 얻어가길 기도한다.


코로나가 인풋(input)에 미치는 영향

언어를 배울 때 사람들이 간과하는 부분이 있다. 바로 아웃풋을 인풋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원어민이랑 대화를 좀 하면 늘지 않을까?" 혹은 "화상으로 매일 하면 늘겠지?" 등. 그러나 대화를 하며 소리를 내뱉는 것은 아웃풋에 가깝기 때문에 실제 언어 습득에 큰 도움이 되긴 어렵다고 한다. 비언어적 행동을 보며 언어를 사용하는 방식에는 도움이 되지만 쓰던 단어와 쓰던 문장만을 말할 뿐이기에 언어 능력이 향상하는 건 아니다.


세계적인 언어학자 스티븐 크라센(Dr. Stephen Krashen) 박사는 ‘인풋 가설’(Input Hypothesis), 언어 습득 시 인풋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언어 습득 초기 아동의 침묵기(Silent Period)에 부모로부터 수많은 인풋을 토대로 말하기가 발달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언어를 습득할 때 '이해 가능한 입력'(Comprehensible Input)이 수반되어야 한다고 한다. 귀에 이어폰을 꽂은 채 원어민의 말을 한 달 내내 들어도 그 말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생각해보면 이 이론은 언어에만 국한되는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구찌의 수장 알레산드로 미켈레(Alessandro Michele)는 어릴 적부터 집안의 다양한 빈티지 소품들 사이에서 자유롭게 놀았다고 한다. 자유로운 히피 아버지와 세련된 커리어우먼 어머니가 꾸며놓은 환경에서 현재 구찌의 이미지가 만들어진 것이다. 금속활자를 만든 구텐베르크(Gutenberg)도 비슷한 예다. 그의 집안은 돈을 찍어내는 금속세공 관리였고, 구텐베르크도 자연스럽게 금속 압축과 세공을 배워 활자를 만드는 데 사용하였다.


갑자기 뜬금없이 이런 얘기를 하는 이유는 지금 나에게 인풋이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이 들어서이다. 나는 종종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고 나서 항상 인풋에 대해 고민을 한다. 아웃풋은 가지고 있던 발상을 결과물로 내놓는 작업이기에 다음에 동일한 발상을 쓰기는 싫고, 새로운 인풋이 필요하다는 걸 감각으로 느끼는 것이다.


이럴 땐 보통 여행을 길게 떠나거나 다른 공간과 사물을 보거나 하며 생각을 환기하고 인풋을 얻는데, 올해는 코로나 덕분에 그 모든 걸 사이버 세상에서만 해야 한다. 그러나 그 방법 역시 제약적이다. 인풋을 얻는 경험을 시각과 청각 요소 말고도 다른 감각을 통해서도 느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많은 인풋이 필요한 시기라 현재 상황이 더욱더 아쉽다. (인풋 찾아 인터넷 삼만리)



RE:

보낸사람: 지우

받는사람: 모빌스


일 하는 환경

이번 한 주는 심해진 코로나로 재택근무를 했다. 처음 재택근무를 했을 때는 사무실이 아니면 일이 안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번 재택근무를 하면서는 어디서든 일 하는 환경을 만드는 연습을 한 것 같다. 우선, 일정한 시간에 구글 meet으로 체조와 전체 회의를 한 게 통과의례나 의식처럼 집을 일 하는 공간으로 바꾸었다. 또 재택근무 첫날 대오가 명확하게 이번 주에 해야 할 일을 짚어주셔서 수월하게 한 주의 계획을 세울 수 있었다. 이렇게 집에서도 일에 집중할 수 있었던 이유를 생각하다 보니 일 하는 시간과 일 하지 않는 시간의 구분점은 무엇으로 지을 수 있는지, 일을 하기 위해 최소한으로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등을 고민하게 된다.


ps. 건강이 제일 중요합니다 소호! 모베러웍스는 잠시 저희에게 맡겨두고 푸욱 쉬다 오세요☺️ 4분의 1소호 책임지고 있겠습니다!!



RE:

보낸사람: 훈택

받는사람: 모빌스


소호께.

소호! 정말정말 제 몫까지 푹~ 쉬시고 오세요!! 저희 팀, 멤버가 앞으로 계속 유지되려면 건강이 제일 중요한 거 아시죠~~ 사실 소호의 건강에 대한 소식을 듣고 엄청나게 속상하고 정말 걱정도 많이 되었어요. 그동안 저희가 너무 일에 몰두하여 쉼 없이 달려만 왔던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우리 서로에 대해, 우리 자신에 대해 돌아볼 기회가 없었던 것 같기도 하고요. 뭔가 마음이 이상합니다!! 정말 속상합니다ㅜ 아프지 마세요ㅜㅜ 정말 푹 쉬시고 그동안 저희가 소호의 몫까지 저희가 책임지고 있겠습니다!!!

훈택 드림.



RE:

보낸사람: 모춘

받는사람: 모빌스


얼마 전 병원을 다녀온 소호에게 휴식이 필요하다는 소식을 들었다. 생각하지 못했던 이야기에 일주일 내 여러 생각이 스쳤다.


건강은 우리가 일을 하기로  결정했을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이다. 새로운 시작도 점점 익숙해져 가고 일의 진행에 따라 생기는 여러 이해관계 속에서 정작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했던 가치를 놓쳤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일을 대할 때 마감, 판매, 밀도 등은 예민하게 대하고 유독 건강에 대해서는 뒤로 미뤄두던 요즘. 오히려 이번 일이 앞으로 우리가 일하는 방식에 대해 한번 더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일의 기쁨과 슬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