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호 Jul 19. 2022

가치

#102    7월 3주

보낸사람: 소호

받는사람: 모빌스


'왜 우리 극장에 와야 할까?', '왜 우리 극장을 또 찾아야 할까?'

이에 대한 답을 찾는 몇주를 보냈다. 더 큰 스크린에서, 더 최근의 영화를 볼 수 있는 극장들이 많은데. 왜 좌석도 20석 남짓 밖에 안되는, 철 지난 영화를 트는 우리 극장을 찾아야 할까. 집에서 편하게 넷플릭스로 볼 수도 있는 영화를 보러 성수동까지 찾아오게 만드는 힘은 어디서 나올까. 한번 찾은 사람들을 또 찾게 만드는 우리 극장만의 가치는 뭘까. 그 목표를 설정하고 팀원 모두의 공감을 얻는 것이 요 몇일의 숙제였다. 중요한 키워드는 '발견'이었다. 새로운 재미의 발견. 모베러웍스가 극장을 만드는 것도 어쩌면 더 재미있는 작업(more better works)의 발견이었다. 사람들이 우리 극장에서 새로운 재미를 발견할 수 있다면? 먼지 쌓이고 구석에 있는 영화일지라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새로운 발견을 할 수 있다. 모베러웍스 극장에 가면 뭔가 새로운 걸 발견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 이게 질문의 대답이 될 수도 있겠다고 입을 모았다. 그 가치를 주기 위해서는 어떤 장치들, 어떤 경험들이 필요할까. 이것이 다음 퀘스트다.


'목표'는 당신이 믿는 것입니다. '목표'는 사람들이 당신에게서 물건을 사고 당신을 위해 일하며 당신을 돕고 신뢰하는 이유입니다.

- <사업의 철학>, 마이클 거버



RE:

보낸사람: 모춘

받는사람: 모빌스


모베러웍스 극장 제작일지 (7)


공간 프로그램을 정리해가는 과정에 있다. 정리 요령은 우리가 공간을 만드는 동기에 근원한다.

얼마전 소호가 '사업의 철학'을 읽고 느낀 바가 많은 것 같다. 그리고 우리 공간에 오는 사람들에게 줄 수 있는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동안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과는 반대의 발상이지만 개인의 동기를 분석하는 것 부터 시작했다.


덕후나 콜렉터까지는 아니지만 재미있는 영화를 보거나 멋진 공간을 체험하며 작업에 많은 부분을 영향받았다. 작업을 위해 공부도 열심히 했지만 돌아보면 재미있는 무언가를 경험하고 그것이 왜 /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숨은 이야기를 발견하며 더 큰 힌트를 얻었다.


아이데이션을 진행하며 대오가 ‘발견’이라는 키워드를 이야기했고 머리에 상이 그려졌다. 구체적이지 않은 단계이지만 오히려 구체적이지 않아서 좋다. ‘발견’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프로그램 / 공간의 형태 / 콘텐츠의 방향이 발전될 것 같다.


재미의 발견 / 재미를 통한 발견.. 굿



RE:

보낸사람: 대오

받는사람: 모빌스


스낵 기행(5)


팝콘 생산 업체를 추적 중이다. J&E라는 회사가 국내 생산 70% 이상을 담당한다고 해서 연락했는데, 초도 수량 팝콘 중간박스 기준 5만 개 이상 그것도 2주에 한번씩 5만 개씩 발주를 넣을 때만 수주받는다고 한다. 봉지는 더하다 10만 개 기준이다. 식품 패킹 구조상 수십만 개가 쏟아져 나와야 하니 이해는 된다. 다른 곳들도 연락을 돌리는 중인데, 식품이라 초도 발주량이 역시 남다르다.


온, 오프라인을 다 따져 예상 소진량을 계산했을 때 한 달에 5,000개 정도가 우리가 판매할 수 있는 양이다. 이것도 긍정 회로를 최대로 돌렸을 때 상황. 두 달에 만개 정도 소진하는 플랜으로 생산을 도와주는 곳을 찾아봐야겠다.


-

요즘 소비자에 빙의해서 우리가 만드는 공간을 상상하고 있다. 블록버스터가 개봉했다고 오는 공간은 아닐 테고, 대부분은 누군가 "야! 이 영화 진짜 재미있어"해서 마지못해 오는 공간일 확률이 높다. 보통 재미있다는 걸 설명할 때 그 "재미"라는 단어 안에 무수한 의미가 있지만 우리는 "재미"로 퉁친다. 영화 속 미장센의 변화와 주인공의 심리가 엮어있는 모습, 이야기 속 복선이 어디서부터 일어나는지, 이 영화가 어떤 문화에 영향을 주고 그 문화가 지금 어떤 모습인지, 감독은 원래 뭐하던 사람인지, 요새 뭐 하고 있는지 등 우리는 그 "재미"를 쪼개어 관람객에게 발견하는 희열을 주고 싶어서 이 일을 한다고 본다. 이 프로젝트가 잘 되면 그 영화와 관련된 많은 것들을 가져와 영화를 서라운드로 느끼게 해주는 공간이 될 것 같다. 예를 들어 휘갈겨 수정되어있는 실제 대본, 영화 속 중요한 소품들, 촬영 지역의 여행 코스, 그리고 감독, 배우와의 담화 등.


영화라는 건 취향의 한 조각이기에 모두를 만족시키는 도구는 아니다. 하지만 이야기는 인류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다. 영화와 관련된 이야기를 무수히 쪼개어 놓은 공간은 만족을 주는 곳이라기보단 "내가 이런 얘기도 재미있어하네?"라고 발견하는 공간이 될 것 같다.



RE:

보낸사람: 지우

받는사람: 모빌스


모베러웍스 극장의 가치를 정의해가며 몇 가지 원하는 느낌이 생긴다. 우선, 콘텐츠도 공간도 다의적인 의미를 가져 경험하는 사람마다 해석하는 바가 다양했으면 좋겠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은 <저수지의 개들>이라는 제목의 의미를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의 입장에서 각자가 해석하는 의미 모두 맞기 때문이다. 애초에 정답이라는게 어디있겠나. 스스로 의미를 발견하는 재미를 느꼈으면 한다. 그렇기에 궁금증이 들었으면 좋겠다. 저 슬로건은 무슨 뜻이지? 저기엔 뭐가 있지? 이건 뭐지? 등등 직관적으로 해석되지 않고 의문점이 들기 때문에 더 찾아보게 되는 물음표의 공간이었으면 한다.


브랜드를 만드는 과정에서 공간 소개, 보도자료 등 특정한 표현이 필요한 부분들이 있기는 하지만, 우리가 내리는 정의에 갇히지 않고 '저기 뭐하는 곳이야' 싶은 극장이 되고 싶다.



RE:

보낸사람: 혜린

받는사람: 모빌스


극장을 정의해가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어떤 가치를 가지고 있는 공간이어야 오고싶은 마음을 자극할까? 공간에 방문한 사람들에게 어떤 가치를   있는가? 다른 브랜드들의 슬로건같은 것들을 들여다보며 내가 간접적으로 느꼈던  슬로건들을 떠올리게 된다. 자주 방문하는 공간들에서 내가 얻었던 가치에 대해서 생각했을  나도 모르는 새에 경험했을, 공간 운영자들의 관점은 이런 것이었을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이 어떤 지는   없지만 나의 해석이 더해짐으로써 내가  공간에 대해 한번  이해해보는 시간이 생겼다. 우리는 우리의 가치를 정의내리고 그것에 더해질 해석들도 기대가 된다.



RE:

보낸사람: 훈택

받는사람: 모빌스


극장 제작 일지 (5)


재미있는 스케치업~

대오한테 속성으로 배운 스케치업을 가지고 우리 공간 구조를 짜보고 있다. 작년부터 배워야지 배워야지 했었는데 역시 무언가 미션이 있어야 하게 되는  같다ㅋㅋ 2D 그렸을때는   것만 같았던 공간이었는데 막상 3D 올려보니 생각보다 공간이 엄청 협소했다. 일차적으로는 건폐율이며 용적율이며 규제에 맞춰야 하는 부분도 생기다보니 생각보다 엄청 제한적이여서 어려움을 느꼈고, 극장도 법적으로 인정받기위한 최소한의 규격이 있어서 스케치업을 올리면 올릴 수록 어려움이 자꾸만 생겨났다.ㅜㅜ  그리고 특히 계단!  계단에 위치에 따라서 공간이 넓어지기도 하고 좁아지기도 하고 어떻게 배치하는지에 따라서 공간이 사냐 죽냐라서 너무나 어려웠다. 일단은 멤버들끼리 합의하여 일차적으로 해결을 했지만...!


작업하면 할 수록 이게 가능한 범위인지 계속 불안함이 느껴지고있지만  일단 그래도 넘나 재미나겠 작업하고 있다~

 해보자~ 굿~


매거진의 이전글 프로토타입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