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퍼드식 최고의 피로회복법> 야마다 도모오
"강제 사회에서는 모두가 저마다의 노동수용소를 달고 다닌다. 그리고 그 노동수용소의 특징은 한 사람이 동시에 포로이자 감독관이며 희생자이자 가해자라는 점에 있다. 그렇게 인간은 자기 자신을 착취한다. 이로써 지배 없는 착취가 가능해진다."
- 피로사회, 한병철
주위에 병 하나쯤 없는 사람이 없다. 두통, 위통같은 건 예사다. 회사에서 소처럼 일하던 사람들은 훈장이라도 받듯이 한 두 달씩 병가를 떠났다가 돌아오곤 했다. 병의 종류도 제각각. 당뇨부터 허리 디스크, 고혈압, 공황장애, 각종 종양까지. 주위 사람들이 아픈 걸 보다가 내가 아파서 병가를 썼을 땐 억울했다. 회사에 내 건강을 착취당한 것 같았다. 뭐, 그런 생각도 잠시 뿐 돌아와서 여느 때처럼 일했다.
퇴사를 하고 나서야 내 건강을 착취한 건 회사가 아니라 '나 자신'이었음을 알게 됐다. 피로를 당연시 여겼고 내 몸을 과신했다. 피곤하다는 느낌은 결코 착각이 아니라 실제로 우리 몸이 지르는 비명이라고 한다. 피로사회 속에서 우리는 스스로 피로한 몸을 돌봐야만 한다. 생존의 문제다.
'스탠퍼드식 최고의 피로회복법'은 하나의 생존법을 알려준다. 스탠퍼드 스포츠의학센터의 디렉터이자 트레이너인 저자는 이 프로그램이 미국대학체육협회(NCAA)가 선정한 스포츠 24개 종목 평가에서 스탠퍼드가 23년 연속 종합 1위를 할 수 있는 저력이라고 자신한다. 센터에서 16년 간 과학적으로 증명하고 실천하고 있는 피로회복법 중 가장 핵심은 '호흡법'이다. 살고자 한다면 우리는 이렇게 숨 쉬어야만 할지도 모른다.
야마다 도모오
목차
Chapter 1 스탠퍼드에서 밝혀낸 피로 발생의 메커니즘
Chapter 2 숨만 제대로 쉬어도 피로가 풀리고 어린아이의 활력을 되찾는다
Chapter 3 스탠퍼드 스포츠 의국이 16년간 실천하며 증명한 몸과 뇌를 최고의 상태로 바꾸는 법
Chapter 4 무엇을 먹느냐에 따라 '신체 능력'과 '회복력'이 완전히 달라진다
Chapter 5 평생 활력 있는 삶을 위한 바른 자세와 마인드셋
우리는 왜 피곤할까? 아침에 눈을 뜨면 피곤하고 낮에는 나른하게 피곤하고 밤엔 지쳐서 피곤하다. 예전부터 피로의 원인은 피로물질로 불리는 '젖산' 때문이라는 인식이 있다. 하지만 젖산은 근육 운동과 같은 신체적인 활동으로 생기는 물질로 대부분의 시간을 앉아서 생활하는 사람에게는 큰 해당사항이 없다. 저자는 피로에 대해, 몸뿐 아니라 '신경과 뇌'의 측면에서 봐야 한다고 말한다. '피로란 신경과 몸의 연계가 무너져서 생기는 현상'이다. 스탠퍼드 스포츠센터뿐만 아니라 많은 트레이너들도 근육과 관절을 관리하는 기존 방식에서, 신경의 기능을 바로잡는 훈련과 치료로 방향을 전환하는 추세라고 한다.
신경이 피로에 영향을 주는 메커니즘은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자율신경'은 낮에 활발한 교감신경과 밤에 활발한 부교감신경으로 나뉘는데, 두 가지 신경 사이의 균형이 무너지면 신체의 리듬이 깨진다. 스트레스로 인해 신경계가 교란되거나, 밤에 수면이 부족하면 뇌진탕에 걸린 것에 맞먹을 정도로 뇌의 기능이 무너진다.
'중추신경'은 신체 각 부위에 명령을 내리는 사령탑으로 자세가 틀어져 몸의 균형이 무너지면 중추신경의 불균형을 초래한다. 몸이 내 마음처럼 움직이지 않게 되는 것은 중추신경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잠을 못 자면 피곤한 것은 당연히 알고 있던 사실이었지만, 피로에 있어 그보다 중요한 것은 중추신경이 무너진 '자세'였다.
흐트러진 중추신경을 바로 잡아주는 것이 바로 'IAP 복압 호흡법(Intra Abdominal Pressure)'이다. 이 호흡법은 숨을 들이쉬거나 내쉴 때 모두 배 주변 압력을 높여 복부 주변을 단단하게 만드는 게 포인트다. 주의해야 할 점은 숨을 내쉴 때 배가 들어가는 복식호흡과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갈비뼈에 둘러싸여 있는 횡격막이 중요하다. 횡격막을 내리고 숨을 내쉬면 자연스레 복부 압력이 생기면서 배가 부풀어 오른다. 배에 단단히 힘을 주고 횡격막만 아래위로 움직이는 연습을 해보자. 내쉴 때 배를 부풀리는 것이 중요하다.
아기들이 이렇게 호흡한다고 한다. 우리가 아기였을 때 이 복악호흡법으로 몸을 안정시켰고, 그 과정을 통해 목을 가누고 몸을 뒤척이다가 두 발로 설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만큼 몸이 가장 적합한 자세를 취할 수 있도록 돕는 호흡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허리 통증, 요통에 시달리는 선수들이 호흡을 잘못하고 있었고, 놀랍게도 호흡법 개선을 통해 나아지는 모습을 많이 봤다고 한다.
사람이 하루에 삼만 번쯤 호흡한다고 하는데, 하루 세 끼 챙기는 것에 비하면 야박할 정도로 의식을 기울이지 않는다. 밥은 굶고도 며칠은 버틸 수 있지만 호흡은 5분만 하지 않으면 살지 못한다. 게다가 피로에 직격타라고 하니, 삼만 번 까진 아니어도 서른 번 정도는 관심을 기울여줄 필요가 있다. 스스로를 착취하지 않기 위해, 피곤할수록 배에 힘을 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