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주제그리기>
누군가를, 무엇인가를
좋아하게 되어버린다는 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아주 문득,
걷다가 어느 날,
저기에 저게 있었나?
저 빨갛고 작은 동그라미가
여기에 있었나.
스치듯 고개를 갸웃하고
마저 걷는다.
그런데 자꾸만
여기저기서 마주치는 거야.
풀숲에서 빼꼼
나를 쳐다보는 것 같기도 하고,
어디서 떨어져서는 데굴데굴
나에게 굴러오는 것 같기도 하고,
언제였는지도 모르게
머리 위에 동동 떠있기도 하고.
나는 생각하겠지.
도대체 저 예쁘고 빨간 동그라미는
자꾸 어디서 나타나는 거람.
그러다 아차 하는 순간,
내 마음에 와르르 쏟아져버리는
빨간 동그라미를
나는 손 쓸 도리 없이
바라보고만 있어야 할 거야.
아마 어쩔 수가 없을 거야.
결국 너는
내 마음의 더 깊은 곳으로
쿵 떨어져 버리겠지.
우리가 좋아하는 마음에
균형이 있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