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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노보노야 May 29. 2024

고부 갈등 그게 풀립니까? (2)

티셔츠 한장 때문이라고?

(1)(https://brunch.co.kr/@sohon/33)에서 계속 됩니다.


사연은 이랬다.


일이 있던 주는 김장철이라 이번에는 김장하러 오라는 말을 남편에게 전해들은 터라 한숨을 쉬면서 할 수 없이 가야지 싶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 

직원은 친정엄마의 육아에 대한 보답으로 용돈은 기본이고, 가끔은 밤에 장보러 갔다가 마트에서 옷가지를 한두개 사서 드리곤 했는데, 그 주에도 마트에서 장을 보던 중 보이는 옷 가지 중 친정엄마 드리려고 티셔츠 두장을 샀는다고 한다. 그런데 마침 그날은 '왠일인지' 주말에 시댁에 가야 하는데 '좀 미안하네'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래서, 그날은 처음으로 친정엄마 드리려고 산 옷과 비슷한 걸로 시어머니 것도 하나 더 샀다고 한다.


(대략, 이런 티셔츠??)

일요일이 되었고, 김장을 하러 남편과 아이와 함께 시댁에 건너 갔다.

그리고 김장을 마치고 돌아오기 전 어수선한 틈에 안방에 시어머니 티셔츠를 슬쩍 놓고서 돌아왔다고 한다. 


월요일 저녁에 퇴근을 하고 안방에 있는데, 남편이 퇴근하더란다.

안방으로 들어와 옷을 갈아입은 남편이 다시 나가더니 부엌에서 설겆이 하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고 한다.

남편이 안하던 짓을 하니 '저게 미쳤나' 하고 있는데, 

안방으로 들어온 남편이 지나가듯 한마디를 하더란다.


-엄마한테 옷 사줬어?

-아니 뭐. *마트 장보러 갔다가 엄마 것 사면서 시어머니 것도 하나 샀지. 왜?

-아냐. 엄마가 전화했더라고. 좋아서.


이후는 누구나 생각할 법한 대로다.

시어머니와 며느리는 사이가 아주 원만해졌고,

시어머니는 더이상 '그 까짓돈 얼마나 번다고'라는 말을 며느리나 사돈댁 앞에서 하지 않았다.

시댁에 가도 아들만큼이나 며느리를 아끼고 잘 챙겨주셨다.


그 후 둘째를 임신하고 몇 달을 회사를 나오던 그 직원은 출산이 가까워지자 회사를 그만두었고, 이후로는 복직하지 않았다. 둘째는 아들이었다. 친정 부모님은 더이상 힘들게 지방에서 서울을 오가지 않는다.


이 이야기는 해피엔딩이다. 


(다만, 모든 갈등이 이렇게 끝나지는 않는다)


모든 고부갈등이 다 이렇지는 않고, 어떤 갈등은 극한으로 가기도 한다.

꼬인 매듭을 푸는 방법은 칼로 내리쳐 매듭 자체를 끊어버리는 것이 하나이고, 조심조심 꼬인 부분을 찾아 더듬거리며 푸는 것이 또 하나이다. 칼로 내리쳐 끊는 것은 빠르지만 돌이킬 수 없고, 더듬거리며 푸는 것은 느리지만 확실할 수 있다. 칼로 내리쳐 끊는 것과 꼬인 부분을 더듬거리는 것 어느 것하나 쉬운 것은 아니다.


다만, 

확실한 것은 관계의 문제를 푸는 방법은
 아주 단순하며, 가까운 곳에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건 마트에서 산 티셔츠 한장이고, 다른 말로 '마음 씀=관심'이라고 할 수 있다.



제가 쓰고 있는 매거진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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