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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미니 Oct 14. 2020

Don't touch me

요즘 가장 핫하다는 그 노래. 환불 원정대의 Don't touch me를 감상 중이다. 앙칼진 목소리로 나 건드리지 말라고 네 명이서 들입다 외치는 클라이맥스에서 나도 모르게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이 언니들 제대로 일 낸 것 같다. 멋짐이라는 것이 폭발한다. 아.. 나도 다음 생에는 이효리로 태어나고 싶어.. 말도 안 되는 상상에 브레이크가 필요할 때쯤 갑자기 직업병이 발동한다. 이거.. 요즘 우리 애들이 제일 많이 하는 말인데.. 나 건드리지 마. 신경 쓰지 마. 관심 갖지 마. 이래라저래라 하지 마. 혼내지 마. 깨우지 마. 잔소리하지 마. 물론 대놓고 하는, '인성에 문제 있는' 친구들은 소수라 쳐도 눈빛으로 말투로 몸짓으로 암튼 표현할 수 있는 모든 비언어와 언어를 총동원해서 결국 그들이 하고자 하는 말은 one sentence. Don't touch me.이다. 

얘들아. 나도 관여하고 싶지 않아. 신경 안 쓰고 싶어. 관심 끄고 싶다고. 혼내기 싫고 깨우기도 지치고 잔소리 그만하고 싶어. 그렇지만 이 곳은 학교인걸. 공동체 생활 속에서 지켜야 할 약속과 규칙이 있는 걸. 상대방을 배려하고 매너를 지키고 때론 하기 싫은 것도 참는 연습을 하는 배움의 장소인걸. 

학교가 왜 존재하고 대면 수업이 왜 필요한지 코로나 사태를 통해 더 절실하게 느꼈을 거라는 생각은 예미니 이 선생의 엄청난 착각이었던 것 같다. 그나마 몇 번 나오지도 않았는데 아이들은 학교 나오는 걸 더 귀찮아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만큼 마음의 거리두기도 더 견고해졌다. 싫어요. 왜 해요. 짜증 나. 융단폭격 수준으로 날아오는 3단 콤보 리액션에 참을 '인'자를 삼키며 최대한 친절하게 대답하는 이 선생.. 애쓴다. 그래도 이 선생. 부디 이성의 끈은 놓지 말기를. 단 한 명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은.. 허상이지. 그저 한 명이라도 변화시킬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해. 희망은 아직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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