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석천 풀다발 이야기
어젯밤,
누군가는 네 곁에 앉아 세상 한탄을 하며
막걸리 두어 병을 마셨나 봐.
그 투정받아내며
너를 짓밟아도 아프다 소리 한번 못하고
더 예쁘게, 곱게 피었네.
짓밟힌 너를 고이 집으로 데려와
하루종일 바라보고 또 바라보았어.
네 마음을 함께 전할 이야기와 함께.
오늘 아침, 아이와 반석천 플로깅을 하며
막걸리병 아래 짓 밟혀 사람들의 발아래 밟히고 있는
이 들꽃들을 데려왔다.
조심히 들어 흙을 살살 털고,
아끼는 꽃병에 꽂아두었다.
아 예쁘다.
지나가다 보아도, 책 옆에 두어도, 그냥 두어도.
정말 곱고 예쁘다.
지난 북토크에서 전소영 작가님은 책이 좋은 것은
이야기가 그 누군가에게 다가가
그 사람의 것으로 완성된다고 하셨다.
참 고운 말씀이다.
작가님의 그리는 마음을 읽으며
작가님의 이야기와 꼭 닮은 분이 있어
한 권을 더 구입했다.
이 책에 마음을 담아 나도 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