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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화 Nov 16. 2023

엄마 제한

엄마를 엄마라 부르지 못하는 신 김길동

“엄마, 어디 있어?”

“엄마, 배고파.”

“엄마, 뭐 해?”


“엄마, 엄마, 엄마 엄마…”


하루 종일 엄마를 부르는 아이에게

“너 하루에 엄마 열 번만  불러. 알겠지? 엄마 자꾸 찾지 마.”

“왜? 엄마를 엄마라고 안 부르면 뭐라고 해?”


‘아이야. 제발 엄마 찾지 말고 네 스스로 하라는 말이야. 네가 안 불러도 나 네 엄마인 거 다 안단다. 아이야. 제발 엄마 좀 그만 찾을래? 엄마 대신 아빠를 좀 찾아보지 그래?‘


그래서 우리 사이에는

‘엄마’는 하루에 열 번만 찾기!라는 규칙이 생겼다.

오늘 ’ 글쓰기 지도- 시‘에서 만난 이 시에서

내 마음이 멈추었다.


아! 아이는 그냥 의미 없는 엄마가 아니었던 것.

“엄마”라고 부르기만 해도 안 되는 게 없고,

희망이 되고, 사랑이 되고, 위안이 되는 이름

온  마음을 다 넣어 부르는 것이었다.

“엄마, 엄마.”


그 마음의 소리를 듣지 못하고

그저 귓가에 스쳐 지나가는 소리로만 여기고

하루 열 번이라고 제한을 두었으니

얼마나 어리석었던가.


생각해 보면 하루종일 아이를 부르는 말은

내가 더 많이 한다.


“승후야, 잘 잤어?” “승후야, 일어났어?”

하는 말도 이름을 빼면

“잘 잤어?” “일어났니?” 하면

뭔가 정이 없는 의례로 느껴진다.

아이 이름을 부르고 이야기하고,

아이 이름을 부르고 부족하다 느껴지는 것 그것이 밥이든 , 잠이든, 학습이든 간에 채워주고자 하면

그것은 형식이 아닌 엄마가 주고자 하는 사랑이라 여겨진다.


아이에게도 “엄마”라는 호칭은 그러했겠지


부르는데 돈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부른다고 엄마가 없어지는 것도 아닌데

실컷 부르게 부르렴.

네가 “엄마”를 부를 때마다

네 마음에 힘이 되고, 위로가 되고, 희망이 생긴다면

하루에 열 번, 백 번, 천 번 … 어디 그뿐이겠어.


실컷 부르렴.

엄마 엄마 엄마.


가만 보면

엄마도 하루 종일 부르고 싶은 말이

“엄마” 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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