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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화 Nov 17. 2023

삶과 시간이 왔다.

박진환 선생님의 글쓰기지도 연수 5회를 함께 했다. 

박진환 선생님과 함께 한 글쓰기 지도 5회 연수를 마쳤다.

첫 연수는 형식적 연수였다면 

이후 4회의 연수는 첫 연수가 준 경이로

우리의 요청에 의해  글쓰기 지도 실천과정에 대해 더 배우는 시간이었다.


학교에서 듣는 연수 중 교사들이 직접 자청해서 꾸려가는 연수, 

그것도 4회기 이상 긴 레이스의 연수는 흔치 않다. 

그만큼 박진환 선생님과 함께하는 시간은 특별했다.


연수를 통해 내게 온 것이 무엇이었을까?

곰곰이 생각해 본다.


특별한  문장이 내게 왔다. 


- 글쓰기 교육은 아이들이 잃어버린  삶을 돌려주는 것이다. 

- 30분 글쓰기를 하려면 30분 이야기하라.

- 아이에게 시간을 선물로 주고 싶었다. 


문장만 온 것은 아니다.


도 변화했다.


가장 큰 변화는 잠자리 독서.

아이가 입학한 이후 읽기 독립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

지난해 까지는 잠자리 독서와 틈만 있으면 책을 많이 읽어 주었는데 입학 이후에는

"네가 읽어봐~"가 입에 붙었다.

연수를 통해 아이에게 책을 읽어 주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시간인지 생각해 보며

그저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그림을 나누고 마음을 나누고, 결국 아이와 서로의 시간을 나누는 계기가 되었다.


그림책은 물론 동화책 동시를 함께 읽는다. 아주 천천히 천천히.


지금 내가 아이에게 줄 수 있는 시간은 이러한 것이다.

바쁘게 서로의 일상을 보내고 

저녁이 다 되어 만나

또 바쁘게  하루를 마무리하며

서로의 시간을 물어볼 틈도 없이 지내다가

책 한 권으로 마주한다.


그 책에는 나의 시간, 아이의 시간을 모두 담는다.


때론 아이는 허클베리핀이 되고, 톰소여의 정원에서의 톰이 되기도 하고, 책 먹는 여우가 되기도 한다.

나는 그런 아이를 옆에 두고 세상에서 가장 나긋한 목소리로 책을 읽어주는 엄마가 되어

아이의 삶을 격려하고 보듬어 줄 수 있게 되었다.


글쓰기 지도 연수였지만

글쓰기가 아닌 듣기와 읽기에 더 집중하고 있는 셈이다.

과정이 무엇이던


아이와 지금 보내는 시간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고

아이의 말과 행동을 글감으로 여기며 나의 작가적 감각을 깨우고 있으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글쓰기 지도 연수를 통해

나는 잊어버릴 뻔했던 삶을 되돌리고,  시간을 선물 받게 된 셈이다.


이번주도 연수를 마치고 곧장 도서관으로 향했다.

선생님이 추천해 주신 책들을 빨리 읽고 싶어 마음이 급했다.

천천히 읽고 새기며

일상 속에서 작은 틈을 찾아가며 나의 삶에 오는 이야기들을 써나가야겠다.


나의 이야기

내 아이의 이야기

우리 반 아이들의 이야기가


이야기가 되고, 시가 되고 노래가 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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