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학자의 걷기 수업( 알베르트 키츨러 지음, 유영미 옮김)
- 왜 엄마게 가르치지 않는가? (베른 하르트 부엡 지음, 유영미 옮김)
- 나의 마흔에게 (전안나 작가)
- 마흔의 서재(장석주 시인)
최근 읽은 책 제목이다.
이 4권의 책은
늦가을을 보내며 본격적인 겨울을 맞이하는 내게
추위를 두려워하지 말고
내 삶의 다정한 것들을 찾아주며
따뜻하게 겨울을 맞이할 수 있도록 해 준 책들이다.
위 두 권은
어쩐지 문맥의 흐름이 나와 잘 맞는다 생각했더니
번역가가 같은 분이다.
‘유영미 번역가’
(시어머니 성함과도 같고, 교사이지만 직장인입니다의 유영미 선생님과도 성함이 같다.)
이 분이 궁금해서 번역하신 책들을 더 찾아보았다.
일단 믿고 보는 느낌이 든다고 할까?
옮기신 책 목록을 보다 보니
세상에, 내가 나의 인생책이라고 꼽는
‘가문비나무의 노래’도 옮기셨다.
그뿐인가?
‘바이올린과 순례자’,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도 내가 손꼽는 책들이다.
‘가문비나무의 노래’는 엄마가 내게 꼭 읽어보라고 전해 주신 책이며 이미 두 번의 필사와
교실에서도 내 책상에 올려두고 읽고 있는 책이다.
재미있다. 내 삶과 이렇게 가까이 있었는데
스쳐 지나갈 뻔했다.
자, 그럼 다음 두 권은 어떠한가
우선 ‘나의 마흔에게’ (전안나 작가)의 추천 도서 격인
‘마흔의 서재’는 어젯밤 잠자리에 들면서도
빨리 내일 아침에 되어 읽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했다.
작가님의 이야기 중 현재 사는 곳 지명을 보니
나의 친정집 근처라 나도 자주 찾는 곳이다.
반가운 마음에 엄마께 메시지를 보내어 알렸다.
오래 기억하고 싶은 문장들이
책장을 읽으며 모두 기록해 두고 싶었다.
작가님이 쓰신 책을 더 찾아보니
세상에 그 유명한 ‘대추 한 알’의 장석주 시인님이시다.
분명 책을 찾고 읽으며 작가이름을 검색했었는데
너무 당연하게 지나쳤다.
끄적끄적 최근 읽은 네 권의 책을 관계를 기록해 보니
놀라운 도착점을 찾았다.
그것은 작가도, 번역가님도 아닌
심지어 나에게 이 좋은 책을 늘 빌려주는 도서관도 아닌
바로 “엄마”이다.
서로 다른 책들이 ‘엄마‘라는 공통점으로 연결되어 있다.
엄마는 책도 쓴 적 없지만 어떤 작가보다도
그 어떤 위대한 책 보다도
나의 삶, 아주 작은 곳까지 함께하고 영향을 주고 있구나.
가만 보면 삶의 참 많은 것들이
서로 관계를 맺고 있다
때로는 그 엉킴이 버겁게도 느껴지지만
어떠한 엉킴은 그 작은 끈이라도 붙잡고 싶어
그 줄을 잡고 따라간다.
지나치게 팽팽한 관계의 줄도 있다면
또 너무나 헐거워 그 끝이 연결되어 있는지도 모른 채
땅바닥에 널브러진 관계의 줄도 있다.
하지만 엄마와의 줄은 늘 일방적이다.
내어주는 관계.
딸의 온 감각에 와닿아 함께 하고 있으면서도
내색조차 하지 않는 그런 조용한 삶의 지지자.
나는 오늘도 그 줄을 통해 살았다.
적당히 끌어당겨주어 품어주는 힘으로.
이 이상한 관계도를 마칠 무렵
엄마에게 메시지가 왔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반찬을 하며
또 내 생각을 했다는 엄마.
이 감성도 젖게 할 만큼
엄마만의 특제 소스로 묻힌
내가 제일 좋아하는 반찬 마늘종이 먹고 싶어
오늘 밤, 잠은 다 잤다.
빨리 주말이 오길
결국 오늘 그려본 뒤죽박죽 관계도는
마늘종으로 끝난다.
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