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님, 주문하지 않으신 조식이 준비되었습니다.
조식 준비 교실
아주 고급스러운 쿠키를 한 상자 선물 받았다.
쿠키 전문점에서 만들었다고 해서 그런가 달지 않고 맛있다.
뒤에 성분을 보니 재료도 괜찮다.
쿠키를 좋아하는 힘찬이 생각이 났다.
학교에서 통학 도우미를 하시는 힘찬이 어머니는
힘찬이가 일어난 모습만 보시고 학교로 출근하신다.
그러니 아침을 제대로 챙겨 먹기가 어렵다.
배고픈 상태로 다른 아이들이 도착하길 기다리며
교실에 오는 힘찬이.
다음 날 아침 시간 일찍 등교한 힘찬이와 쿠키를 나누었다.
"선생님은 집에서 먹고 왔으니까 이건 힘찬이 먹어."
"감사합니다. 와! 진짜 맛있어요."
오물오물 야무지게도 먹는다.
아이가 먹는 입만 보고 있어도 먹고 싶어 지게끔 맛있게 먹는다.
그날 저녁 집에 가자마자 냉장고 문을 열고 쿠키를 하나 챙겨 가방에 넣어 놓는다.
혹시라도 내일 아침 분주해서 잊지 않도록.
다음날은 어제와 다른 쿠키다.
오늘은 현미 바삭 쿠키인데 역시 맛있다고 엄지 척이다.
아이가 먹는 것만 봐도 배부르다는 것,
내 아이가 아니어도 모두에게 통하는 진리인듯하다.
힘찬이가 말한다.
"선생님, 진짜 맛있어요. 내일도 또 갖고 와서 나눠 먹을까요?"
"뭐? 나눠 먹자고? 하하하하."
크게 웃는 나를 따라 영문도 모른 체 힘찬이도 웃는다.
쿠키 하나로 배부르고 행복한 아침이었다.
내일도 또 갖고 와서 나눠 먹자는 주문이 입력된 걸까?
나는 그 이후로도 우리 집 과일 냉장고를 채우면 하나씩 교실에 갖고 오게 되었다.
어떤 날은 사과 한 알, 어떤 날은 식혜,
가장 자주 제공된 과일은 샤인머스캣이다.
힘찬이가 유독 좋아하기도 했고, 우리 아빠가 기른 샤인 머스캣은 내 돈 주고 산 과일이 아니라 뭔가 더 여유롭게 나눌 수 있다. (아빠 고마워요.^^)
조식 준비를 할 때 나름 원칙이 있다.
내 아이가 먹지 않았으면 하는 음식은 준비하지 않는다.
힘찬이 전용 접시에 예쁜 테이블보도 깔아 두면 그럴듯한 분위기가 난다.
어제저녁엔 아들이 영화를 보고 싶다고 하기에
팝콘을 튀겨주었다.
자연드림에서 산 팝콘용 옥수수를 기름을 두른 팬에 소금을 살짝 넣고 튀기면 맛있다.
사실 시중에서 판매하는 팝콘 기름이 건강에 유익하지 않기에 별로 사주고 싶지 않다
이렇게 만들어주면 먹는 아이의 뱃속도, 내 마음도 편하니 조금 귀찮아도 이 방법을 선택한다.
팝콘 옥수수를 반쯤 남겨두었다가 오늘 아침 다시 튀겼다.
영문을 모르는 아들은
"엄마, 오늘도 영화 볼 거야? 왜 팝콘 만들어?"
혹시라도 학교에 가져간다고 하면 셈을 낼까 싶어
"미리 만들어 두는 거야." 하고는 가방에 몰래 넣었다.
"힘찬 아, 오늘은 팝콘이야. 맛이 어때?"
"엄지 척! 와 진짜 맛있다."
물론 시중에서 판매하는 팝콘보다 맛은 없을 테지만
네 건강을 생각한 선생님 맞춤 조식이란다.
매일도 아닌
고객이 준비한 것도 아닌데 조식을 준비한다.
엄마 마음으로 내 아이에게 똑같이 주고 싶은 먹거리를 준비하여 일단 먹고 시작하면
서로 배부르고 든든한 하루를 보낼 수 있는 마법의 조식이다.
"힘찬아, 힘찬이는 무슨 과일 좋아해?"
"두리안이요."
"응 두리안? 하하하하하."
어머님이 캄보디아 분이시라서 그런지 우리 힘찬이는 좋아하는 과일도 다양하네.
그런데 힘찬아 두리안은 어려울 것 같아.
그 냄새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