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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화 Feb 11. 2024

최고의 찬사

아이에게 듣는 최고의 말 

시험을 앞둔 수험생이 마음이 이러하겠지?


연휴 뒤 바로 있을 나의 일로 인해 

이번 연휴는 온통 나에게 집중시켰다.

당일 시댁과 친정을 오갔고

오늘과 내일 신랑이 쉬는 날은 아이를 좀 맡겨두고

나는 작업을 쭉 진행하려고 한다.

그런데 마음처럼 진도가 안나간다.


공부를 하려고 책상 앞에 앉으면, 그동안 등한시 하던 것들을 하고 싶어 진다.

갑자기 글이 쓰고 싶어지고,

책상 정리도 하고 싶어지고

평소 먹지 않던 아침도 먹어야 할 것 같고.


아침 일찍 일어나 아침도 먹고, 책상 정리도 한 시간쯤 하고 

이제 정말 시작해야겠다 싶어 컴퓨터 앞에 앉았다.

그 사이 아이가 어제 세뱃돈 받은 것으로 

평소 좋아하던 책이 당근에 있어서 오후에 구입을 하러 가기로 예약도 해 주고,

책방을 세 군데 들려야 하는 동선도 정리해 주었다.


이제 정말 시작!

그런데 갑자기 기록해 두고 싶은 이야기를 정리해 둬야 될 것 같다.


올 설 연휴의 시작은 아주 따뜻하게 시작되었다.

신랑이 평가를 잘 받아 진급을 빨리 할 수 있게 되어 그의 마음이 날아갈 듯하고

그런 그를 보고 있으니 내 마음도 상쾌하다.

그런 그의 모습에 나는 자극을 받아서 또 무엇인가 열심히 해야겠다는 자극을 받기도 한다.


연휴 전 날,

세 가족 함께 신랑이 먹고 싶다는 막창을 먹으러 갔다.

"오빠, 내일부터 연휴 시작이라 먹거리 가득할 텐데 오늘 꼭 외식을 해야 해? 막창을 먹어야 해?"

"응! 난 꼭 먹어야겠어."

"알겠어."

어쩔 수 없이 따라나섰다고 하기에 나는 정말 많이, 

아니 솔직히 말하면 내가 제일 많이 먹었다.


그 자리에서도 우리의 대화는 대부분 신랑의 평가에 관한 것이었다.

한참 이야기를 듣던 아이가 말한다.



"나는 이다음에 커서 아빠처럼 훌륭한 사람이 될 거야. "



잠시 우리의 대화 사이에 공백이 생겼다.


어떤 말로도 메꿀 수 없는 그 벅참이 흘렀다.


신랑이 말한다.

"세상에, 아빠 정말 눈물 나려고 해. 지금까지 아빠가 평가에 대해서 이야기했지만, 세상 그 어떤 평가 보다도 지금 아들의 말이 제일 행복하고 고마워. 와. 정말 감동이다."

나 역시도 그랬다.


'아빠처럼 될 거야. 엄마처럼 될 거야.'라는 말 보다 더 큰 사랑이 있고, 찬사가 있을까?


아이의 나이가 아직 어려 부모가 세상에서 가장 훌륭하고 멋진 사람으로 보이는 것이라 그럴 테지만, 

그 말을 들은 신랑의 허리는 더 곧게 펴졌다.


그리고 이야기했다.

우리 더 잘 살아야겠다고.

아이에게 지금처럼 닮고 싶은 엄마, 아빠가 되기 위해서

더 마음을 다하고 정성을 기울이며 살자고 했다.


"여보, 당신은 아이에게만이 아니라 나에게도 정말 최고의 남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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