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아나 Mar 15. 2021

박아나의 일상뉴스

나를 사랑하게 만드는 노래

 안타깝게도 그래미 시상식에서 BTS 가 상을 받지 못했다. 많은 언론에서 ‘수상 불발’이란 표현을 썼는데, 틀린 말은 아니지만, 뭔가 씁쓸하다. “방탄소년단은 원래 한방에는 안되잖아, 몇 방 때려야 한다”, “수상 불발이 아니라, 노미도 처음 됐고, 단독 공연도 한 겁니다”, “내년에는 직접 가서 받자”라며 멤버들은 긍정의 말들을 쏟아냈다. 그래, 다행이다. 물론 속이 조금 상하긴 하겠지만, 함께 지켜본 팬들을 먼저 챙기는 모습에 그렇게 아미들은 또 한 번 감동한다.

BTS’s Vlive

 어떤 사람들은 ‘설마 방탄이 진짜 받기라도   알았어?’ 라며  그럴  알았다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데, 아미인 나는 당연히 받을 거라 생각했고, 받을 자격이 이미 충분히 넘친다고 믿었기에 약간의 현타가 오긴 했다. 극강의 보수성을 보여주는 미국 레코드 예술과학아카데미의 결정에 “우리가 너희 음악보다 못한  뭐냐”, “차별이냐하는 억울한 마음도 들었다가, “그래, 미국에서 하는 건데, 어쩔  없겠지...”하는 자조적인 생각으로 왔다 갔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생충도, 미나리도, 그리고 방탄소년단도,  보이지 않는 벽을 뛰어넘으려는 시도들이 계속되는 , 언젠가는 오늘 느꼈던 현타도 구시대 유물처럼 사라지지 않을까, 그렇게 믿어도 되겠지. 아... 그래도 마지막에 무대를 넣은 것은 너무 잔인하잖아? 그래미, 완전히 이용해 먹었어...


 아무튼 그래미 수상 기념이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그래미 첫 노미네이트와 단독 공연 기념으로 BTS의 노래 몇 곡을 추천하고자 한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작사, 작곡에 참여를 많이 한다는 사실은 많이들 알고 있을 것이다. 처음에는 퍼포먼스가 너무 좋아서 빠져들지만, 노래를 한참 듣다 보면 가사가 마음을 움직인다. 자신들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썼기 때문에 “진짜 내게 건네는 말 같아...”라고 느끼는 것일지도. 정신적으로 지치고 위로가 필요하다면, 그들의 노랫말에 귀를 기울여 볼까요?


Whalien 52 (화양연화 Pt.2 ,2015)

이 넓은 바다 그 한가운데

한 마리 고래가 나지막이 외롭게 말을 해

아무리 소리쳐도 닿지 않는 게

사무치게 외로워 조용히 입 다무네


아무렴 어때 뭐가 됐던 이제 뭐 I don’t care

외로움이란 녀석만 내 곁에서 머물 때

온전히 혼자가 돼 외로이 채우는 자물쇠

...

세상은 절대로 몰라 내가 얼마나 슬픈지를

내 아픔은 섞일 수 없는 물과 기름

그저 난 수면 위에서만

숨을 쉴 때 관심 끝 외로운 바닷속 꼬마

...

어머니는 바다가 푸르다 하셨어

멀리 힘껏 네 목소릴 내라 하셨어

그런데 어떡하죠 여긴 너무 깜깜하고

온통 다른 말을 하는 다른 고래들뿐인데

...

이 바다 너무 깊어 그래도 나 다행인걸

(눈물 나도 아무도 모를 테니)

I’m a Whalien

...

Lonely, lonely, lonely, whale

이렇게 혼자 오래 불러

외딴섬 같은 나도

밝게 빛날 수 있을까


Lonely, lonely, lonely, whale

이렇게 또 한 번 불러봐

대답 없는 이 노래가

내일에 닿을 때까지


#언제 들으면 좋아요? 세상이 나를 알아주지 못하는 것 같을 때, 나만 동떨어져 있어 너무 외롭게 느껴질 때, 언젠가는 내 이야기를 들어줄 거라고 기대할 때, 그 외의 이유로 마음이 무거울 때...

##The most lonely creature in the world로 시작하는 RM의 목소리부터 외로움이 절절히 느껴집니다.


Epilogue : Young Forever (화양연화 Young Forever ,2016)

막이 내리고 (나는 숨이 차)

복잡해진 마음 (숨을 내쉰다)

오늘 뭐 실수는 없었었나

관객들의 표정은 어땠던가

그래도 행복해

난 이런 내가 돼서

누군가 소리 지르게

만들 수가 있어서

채 가시지 않은 여운들을 품에 안고

아직도 더운 텅 빈 무대에 섰을 때


더운 텅 빈 무대에 섰을 때

괜한 공허함에 난 겁을 내

복잡한 감정 속에서

삶의 사선 위에서

괜스레 난 더 무딘 척을 해

처음도 아닌데 익숙해질 법한데

숨기려 해도 그게 안 돼

텅 빈 무대가 식어갈 때쯤

관객석을 뒤로하네


지금 날 위로하네

완벽한 세상은 없다고

자신에게 말해 난

점점 날 비워가네

언제까지 내 것일 순 없어

큰 박수갈채가

이런 내게 말을 해 뻔뻔히

네 목소릴 높여 더 멀리

영원한 관객은 없대도

난 노래할 거야

오늘의 나로 영원하고파

영원히 소년이고 싶어 나


Forever, we are young

나리는 꽃잎 비 사이로

헤매어 달리네 이 미로

Forever, we are young

넘어져 다치고 아파도

끝없이 달리네 꿈을 향해

...

 #언제 들으면 좋아요? 모든 것이 영원할 수 없다는 생각에 마음이 울적할 때, 젊음이 부럽지만 그래도 지금 이 순간이 제일 젊다고 느껴 가슴이 벅찰 때, 내 꿈이 뭐였는지 꿈이 그리울 때...

 ## 제천 비행장에서 찍은 뮤직비디오와 2019년 런던 웸블리에서 팬들의 떼창 선물로 멤버들을 울게 만들었던 영상 추천합니다.


Answer : Love Myself (Love Yourself 결 ‘Answer’, 2018)

어쩌면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게 나 자신을 사랑하는 거야

솔직히 인정할 건 인정하자

네가 내린 잣대들은 너에게 더 엄격하단 걸

네 삶 속의 굵은 나이테

그 또한 너의 일부, 너이기에

이제는 나 자신을 용서하자 버리기엔

우리 인생은 길어 미로 속에선 날 믿어

겨울이 지나면 다시 봄은 오는 거야

...

정답은 없을지도 몰라

어쩜 이것도 답은 아닌 거야

그저 날 사랑하는 일조차

누구의 허락이 필요했던 거야

난 지금도 나를 또 찾고 있어

But 더는 죽고 싶지가 않은 걸

슬프던 me

아프던 me

더 아름다울 미


그래 그 아름다움이 있다고 아는 마음이

나의 사랑으로 가는 길

가장 필요한 나다운 일

...

시작의 처음부터

끝의 마지막까지

해답은 오직 하나


왜 자꾸만 감추려고만 해

네 가면 속으로

내 실수로 생긴 흉터까지 다 내 별자린데

...

You’ve shown me I have reasons

I should love myself

내 숨 내 걸어온 길 전부로 답해


내 안에는 여전히

서툰 내가 있지만

...

어제의 나 오늘의 내일의 나

빠짐없이 남김없이 모두 다 나


#언제 들으면 좋아요? 실수가 자꾸 떠올라 나를 괴롭힐 때, 내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 부쩍 자존감이 떨어질 때...

## 나도 아름답다는 것을 아는 그 마음, 그 마음이 나를 사랑하는 시작이겠지요. “You’ve shown me”부터 “전부로 답해” 이 부분은 자연스럽게 큰 소리로 따라 하게 되는데요 , 그래요, 어제의 나, 오늘의 나, 내일의 나... 어렵겠지만 모든 나를 사랑합시다.


p.s 팬들에게는 익숙한 곡들이지만, 대중들에게는 조금 숨겨진 곡들 위주로 선정했습니다. 어떠셨나요? 방탄소년단의 노래가 당신의 마음에 와 닿길, 아니 다른 가수의 노래도 좋고요, 나를 위로해 줄 마법 같은 노래를 만나 조금 더 행복한 하루 보내길 바랍니다.

작가의 이전글 박아나의 일상뉴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