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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월 4일, 대낮에 도로 한복판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처음에는 단순한 교통사고로 보였으나 사고차량을 바로 뒤에서 따르던 차의 블랙박스에 찍힌 영상에 의해 사고가 아닌 살인으로 볼 수밖에 없는 정황이 포착되었다. 블랙박스에 찍힌 영상은 대략 이렇다.
택시 한 대가 깜빡이도 키지 않고 차선을 넘나들며 아슬아슬한 곡예주행을 하고 있다. 그러다 검은색 승용차 한 대가 택시와 블랙박스 차량 사이에 끼어든다. 끼어든 검은색 승용차가 그대로 속력을 높이더니 택시를 그대로 들이받는다. 검은색 승용차는 멈추지 않는다. 택시를 계속 밀고 가더니 그대로 대로변의 전봇대에 받아버린다.
택시가 전봇대에 받힌 뒤에도 검은색 승용차는 후진을 했다가 전속력으로 택시를 이리저리 들이받길 수차례, 결국 택시 운전자가 현장에서 사망하기에 이르렀다. 가해차량의 운전자는 현장에서 체포되었다.
가해차량의 운전자는 29세, 김경호. 사법고시를 준비하던 고시생으로 아버지의 차량을 몰고 나와 범행을 저지른 것이라 증언했다. 그의 아버지는 그가 고시학원에 갈 때면 종종 차를 몰고 다녔다고 증언했다.
김경호는 택시의 마구잡이 운전에 갑작스레 치밀어 오르는 화를 이기지 못했다고 말했다. 고시생으로 오랜 기간 공부를 하며 불공정하고 부조리한 사회에 대해 품게 된 분노가 자신의 살인행위 저변에 깔려 있었다고 말했다.
김경호 역시 고의적 살인행각으로 유죄를 선고받아 교도소에 수감되었으며 사망한 피해자에게 미안하지 않느냐, 분노를 참지 못하고 저지른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아니요. 전혀. 그따위로 운전하는 놈들은 죽어도 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