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기억나는 수많은 순간들이 있다.
처음 뒤집기를 성공했을 때,
아빠라고 부르던 그 짧고도 강렬한 순간,
소파에 기대어 비틀거리며 일어서던 그때
그 수많은 순간들은 사실 하루 아침에 되지는 않았다.
한 번의 뒤집기를 위해, 아이는 끊임없이 반복하며 무수히 많은 노력을 쌓아왔다.
팔을 안으로 넣어보고, 다리를 허공에 띄워보며,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작은 몸이 쉬지 않고 연습을 거듭했다.
아빠라고 불러주었을 때도 그랬다.
틈만 나면 특훈을 시키기도 했는데 이상하게 바로 말해주지 않는게 아쉬웠다. 어쩌면 속으로 꽤 많은 연습을 했을것이다.
그러던 어느날 누워있는 아이의 눈을 마주치던 평범한 그날에 아빠 라고 정확하게 불러주었다.
내 말을 따라하다가 한 것도 아니고 그냥 눈을 보면서 불러주던 그날을 아직도 잊지 못하겠다.
짧은 그 순간 순간들이 아직도 기억에 남을만큼 감동이었는데 왜 그랬을까?
무엇이 내게 그런 감동을 준 걸까?
아마도 아무것도 할 수 없던 연약한 생명이 스스로 하나씩 해 나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인간의 성장 과정을 직접 보기 때문인 것 같다.
걷는 것조차 쉽게 이루어지는 것이 없음을, 그 수많은 도전과 좌절 속에서 포기하지 않는 작은 몸의 끈기가 가슴 깊이 스며드는 것이다.
아이가 성장해나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나에게 엄청난 축복이자 기적과도 같은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열심히 지켜보고 한 순간도 놓치지 말자고 다짐했다.
조금씩 커나가는 아이의 노력을 기억하고 나중에 말해주고도 싶었다.
그때의 너는 부단히도 노력했었고 이렇게나 멋지게 성장했다고
내가 다 기억하고 있다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