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을 맛보게 한다는 것

소설가 한강님 스토리

by 쏘이파파

노벨 문학상으로 대한민국을 깜짝 놀라게 한 소설가 한강. 그녀는 축하 인터뷰에서 아들과 함께 밥먹고 있다가 알게되었고 조용히 차를 마시면서 자축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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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녀는 아이를 낳을 생각이 없었다고 한다.


"못다 이룬 꿈을 자식의 인생에 이르러 성취하겠다는 식의 소유욕에 염증을 느꼈다"

"잔혹한 현실의 일들을 볼 때면 고민 없이 아이를 낳는 사람들이 무책임하게 느껴졌다”


그릇된 부모들의 소유욕, 그리고 삶의 잔혹한 현실들

이 속에서 태어난 아이들의 모습 속에서 고통을 본 것은 아닐까?


남편분과도 이 주제에 대해 오랫동안 대화를 나눴을텐데 특히 아이가 겪게될 고통에 대해 고민이 많았던 것 처럼 보였다.


“그 아이가 세상은 살만 하다는 생각에 이를 때까지의 터널을 어떻게 빠져나올지, 과연 빠져나올 수 있을지"

"내가 대신 살아줄 수 있는 몫도 결코 아니고…어떻게 그것들을 다시 겪게 하냐”


그런데 그녀의 대답에 고민하던 남편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세상에 맛있는게 얼마나 많아

여름엔 수박도 달고, 봄에는 참외도 있고, 목 마를 땐 물도 달잖아

그런거, 다 맛보게 해주고 싶지 않아?

빗소리도 듣게하고, 눈오는 것도 보게해주고 싶지 않아?

(2000년 문예지 문학동네 여름호 “침묵”의 일부)


그녀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다름아닌 수박이었다.

수박이 달다는 건 불변의 진리니 말이다.


watermelon-2395804_1280.jpg @pixabay


삶이 고통이기 때문에 이를 아이에게 겪게 한다는 게 괜찮은 일인지 고민이셨던 것 같다. 하지만 그럼에도 삶에서는 진실된 즐거움이 존재한다.


작가님이 부정할 수 없었던 여름 수박의 달콤함 같은 것 말이다.


아이를 직접 키우고 계신 지금은 어떤 마음이실지 궁금하다.

하지만 아이를 키우며 느끼셨을 새로운 행복도 삶의 즐거움 중 하나였을 것이다.

아이가 느끼는 행복에 더 진한 감동이 가슴에 일렁임도 느끼셨을 것이다.


삶의 새로운 행복이란 아이를 통해서 발견되기도 한다.

작가님이 느끼셨을 고통을 감히 헤아리기 어렵겠지만, 적어도 아이를 통해서 조금이나마 회복되셨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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