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 있어서 좌절은 참 겪고 싶지 않은 감정이다. 그러다보니 아이만큼은 평안하고 나만큼 좌절하지 않았으면 하는 소망이 생긴다.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이 소망이 강할수록 부모의 개입은 늘어나게 된다. 그런데 당장은 아이가 편안할 수 있겠지만 그게 과연 아이의 앞날에 도움이 되는 개입이었을지는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최근 노홍철님 유튜브에 송길영님이 출연했다. 그러다가 스쳐지나가듯 나온 이 장면이 평소 내 생각과 일치하는 부분이라 캡쳐해봤다.
그 인생을 미리 정비해주려는 호의가 오히려 인생의 면역력을 약화시킨다는 말이다.
언젠가 세이노의 가르침에서도 비슷한 내용을 본 적이 있다.
부자가 된 세이노 역시 좌절과 고통이 아이에게 필요함을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진심으로) 아내에게 말해 우리가 망했다고 하고 아이들을 데리고 방 한칸으로 이사가서 고생하자고 했단다. 그에게는 부모의 성공으로 누리는 부의 편의가 분명 아이에게 독이 될거란 것을 알았다는 말이다.
아이가 고생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은 부모로써 충분히 공감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사람의 성장은 대부분 고통과 좌절을 통해서 이뤄진다. 아이가 성장하려면 그 과정은 필연적인 것이다.
이는 백신의 원리와 같다. 인간이 버텨낼 수 있을만큼의 약한 바이러스를 주입하여 몸이 고통을 겪으며 면역력이 만들어 지는 것이다.
부모의 역할은 아이의 길을 대신 걸어가는 것이 아니라, 넘어지더라도 괜찮다고 다독이며 그 길을 스스로 걸을 수 있도록 지지해 주는 것이다. 그래야 아이는 단단하게 성장할 수 있다.
우리는 내일을 예측할 수 없는 인생을 살고 있기에, 내가 없어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부모가 평생 아이 곁에서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수 없고, 그래서도 안된다. 오히려 아이가 견딜 수 있을 만큼의 고통과 좌절을 경험하며 단단해지길 바래야 한다. 그렇게 아이의 성장을 믿고 지켜봐 주는 것이, 부모로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부모는 딱 거기까지다.
아이의 인생은 아이가 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