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태어나기 전, 나는 언제 행복했을까?
돌아보면 행복은 소소한 일상 속에서 찾아왔다. 게임을 즐기고, 영화나 TV를 보고,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는 것. 때때로 맛집을 찾아가고, 한 잔의 좋은 커피를 위해 먼 길도 마다하지 않았던 그 시간이 내게는 충분히 만족스러운 행복이었다.
주말마다 할 것들로 가득 차 있었고, 나와 비슷한 성향을 가진 아내와 함께 보낸 그 나날들은 시간이 멈춘 듯 완벽했다. 모든 것이 그렇게 평온했다.
그러나 아이가 태어나자, 그 평온한 순간들은 사라졌다. 취미 생활은 어느새 사치가 되어버렸고,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인간의 기본 욕구조차 채우기 어려운 시간들이 계속됐다. 식사와 화장실, 수면마저도 쫓기는 상황 속에서, 틈만 나면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에 급급했다.
아이가 조금 자라면서부터는 상황이 나아질 줄 알았다. 하지만 기본적인 필요는 충족되었어도 그 이상의 여유를 누리기는 여전히 어려웠다. 집에 있는 TV는 장식품이 되었고, 무슨 영화가 상영 중인지도 알지 못한 채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갔다.
그러나 그렇다고 내가 불행한 것은 아니었다.
아이를 낳지 않았다면 결코 알 수 없었던
다른 행복이 찾아왔기 때문이다.
처음으로 아이를 데리고 뽀로로파크에 갔던 날이 떠오른다.
아침 일찍부터 분주히 준비했고, 집을 나서기 전까지 도망가는 아이를 붙잡는 실랑이가 이어졌다.
내가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너 좋자고 가는건데 이렇게 비협조적이라니 사실 짜증부터났다.
잠시 마음을 가라앉히고 다시 출발하여 무사히 테마파크에 도착했다.
티켓팅을 하고 짐을 정리하는데 아이는 모든 것을 멈춘 듯, 입을 벌리고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그 밝게 빛나는 눈동자에 나 또한 순간 모든 피로가 사라졌다.
아이의 눈에 비친 이 동화속 세상은 얼마나 환상적일까?
책이나 이미지로만 보던 세계가 이렇게 눈앞에 펼쳐졌으니, 그 감동이 얼마나 컸을지 짐작조차 되지 않는다.
뽀로로 테마파크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공연이었다.
뽀로로와 친구들이 나와 춤도 추고 노래도 부르며 환상의 시간으로 만들어줬다. 우리 딸이 이렇게 집중력이 좋은지 그날 처음 알았다.
테마파크에 머무르는 내내 멈추지 않던 그 환한 미소를 바라보며 나는 깨달았다.
이 작은 순간들이 나에게 얼마나 큰 기쁨을 주는지, 부모가 되어 이 순간을 함께 누릴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비록 내 취미는 잠시 멈추었지만, 새로운 행복이 이렇게 찾아왔다.
이번 주말에는 또 어떤 시간을 함께 보내면 좋을까?
고민하고 계획을 세우는 그 과정도 이제는 나에게 또 다른 즐거움이 되었다.
부모라는 이름으로 함께 시간을 쌓아가는 모든 순간들이 더없이 행복하다.
행복은 늘 다른 형태로 존재한다.
단지 우리가 그것을 보지 못하거나 느끼지 못하는 것뿐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