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을 맞아, 아이 친구 집에 방문하기로 했다. 일명 ‘공동육아 작전’이라고 불리는 이 모임은, 마음 맞는 부모들이 주말에 함께 모여 아이들끼리 놀게 하고, 그 사이 조용히 차 한 잔을 즐기며 쉼을 얻는 시간이다.
이제 막 친구와 노는 재미를 깨달았는지 아이들끼리 붙여놓으면 자기들끼리 정말 잘 논다.
그야말로 자동 육아가 되는 셈이다.
처음 방문한 친구 집은 놀라울 만큼 많은 장난감으로 가득했다. “키즈카페가 따로 없네.” 하고 놀랄 정도로, 방마다 신기한 장난감들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 아이가 좋아하는 장난감들을 열심히 모으다 보니 어느새 이렇게 많아졌다고 한다. 부모가 생업으로 바빠 아이와 충분히 함께하지 못할 때, 미안함을 이런 물건들로라도 채워주려 했다는 생각에 마음 한편이 애잔해졌다.
공동육아는 역시나 위대했다. 아이들은 정신없이 자신들의 세계에 빠져 놀기 시작했고, 간간히 내거야 라고 싸우는 소리가 들렸지만 그래도 잘 지내며 놀고 있었다. 편안하게 여유를 만끽하고 있는데 친구 아이 아빠의 휴대폰이 울린다. 뭔가 심각하게 통화를 하는 모습이더니 이내 옷을 챙겨입고 나갈 준비를 하기 시작한다.
그 모습을 본 친구 아이가 장난감을 내팽개치고 달려온다.
“아빠 어디 가는 거야?”
“응, 급한 일이 생겨서 잠깐만 다녀올게 놀고 있어”
갑자기 눈물이 터지며 대성통곡하는 아이. 가지 말라며 아빠의 옷자락을 잡고 서럽게 울기 시작한다.
친구랑 놀고있는데도 아빠가 가는게 저렇게 싫었을까?
“아빠가 올때 또 재밌는 거 사올께 뭐 갖고싶어?”
“싫어 가지 말라고”
엄마까지 붙어서 아이를 달래보지만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다.
어떻게 해야할지 서로 난감해 하고 있을때 아이의 아빠가 이렇게 말했다.
“아빠가 내일은 쉬는날이거든 그래서 하루종일 놀아줄게”
“…”
조금 진정이 된 아이는 다시 한번 내일 쉬는지 묻는다. 그렇다고 하니 잘 다녀오라고 하며 아빠를 보내준다. 1분도 안되서 다시 놀이에 집중하는 아이 (그렇게 서럽게 울던 아이는 어디간거지? )
아이가 진정된 포인트는 장난감이 아니라 바로 아빠의 시간이었다. 자신과 함께 하겠다는 약속에 이내 진정하고 보내준 것이다. 문득, 아이들에게 이 많은 장난감이 필요할까 싶었다. 사실 그보다도 갖고 싶었던 건 부모와의 시간 따뜻한 관심이었을지 모른다.
우리가 부모로써 챙겨줘야 하는 건 의식주와 같은 기본적인 것 그리고 장난감 같은 놀이거리 등도 중요하겠지만 그보다도 정말 애정어린 관심과 함께 하는 시간인 것 같다.
물론, 삶은 우리를 그렇게 두지는 않는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누군가는 나가서 일을 해야하고 돈을 벌어 생활을 이어나가야 한다. 그럼에도 남는 시간은 최선을 다해 아이와 보낼 수 있어야 한다. 그게 최고의 선물이자 아이 마음과 기억속에 소중한 보물로 자리잡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