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로주점

- 에밀 졸라

by ORANGe TANGo



리뷰



목로주점



이 소설을 읽으며 저는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한 기분에 빠졌습니다. 드라마가 가져야 하는 요소들은 이 소설에 잘 포진해 있습니다. 특히 갈등을 조금씩, 천천히 고조시켜 한 인물의 파멸을 아주 잔인할 정도로 그려내는 작가의 솜씨가 보통이 아니었습니다.


<목로주점>은 제르베즈라는 한 여자의 일생을 다루고 있습니다. 젊고 아름답던 이 여인은 온갖 시련에도 열심히 살아보려는 의지와 열정으로 부지런히 일을 합니다. 이 여인에게도 좋은 시절은 찾아옵니다. 돈이 어느 정도 모이자 좀더 나은 집으로 이사를 가고, 세탁소를 운영하는 등 이 여인에게 미래는 장밋빛이었습니다. 그런데 상황은 남편이었던 쿠포가 지붕에서 떨어지면서 완전히 뒤바뀝니다.


지붕에서 떨어진 쿠포는 큰 부상을 입지만 구사일생으로 살아나게 됩니다. 죽다 살아난 그는 인생을 다르게 보는 시선을 가지게 됩니다. 이를 테면, 이런 겁니다. 열심히 살아봐야 단 한번의 실수와 사고로 죽을 수도 있으니 열심히 살 필요가 없다는 것이죠. 그 뒤부터 제르베즈가 버는 돈으로 술을 마시며 살아갑니다. 제르베즈의 파멸은 이때부터 시작되죠.


열심히 살아보겠다는, 가난에서 벗어나겠다는 제르베즈의 주변에는 그녀를 시기하고 질투하는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그녀를 타락의 길로 떨어뜨릴수록 더욱 통쾌해하는 사람들 때문에 제르베즈의 노력은 모두 물거품이 되고 맙니다. 삶의 무게 지친 제르베즈 역시 남편과 마찬가지로 그토록 증오하던 술에 입을 대기 시작합니다. 가진 거 하나 없어진 제르베즈는 남들에게 구걸하는 신세까지 전락하게 되며, 결국 차가운 바닥에 시신으로 발견됩니다.


<목로주점>은 이야기가 주는 원초적인 재미에 빠져 읽을 수 있는 작품입니다. 시대상에 빗대어 한 여인이 겪는 파멸의 길을 보여주는 소설입니다. 마치 영화처럼 혹은 연극처럼, 나도 모르는 사이에 책을 읽다보면 어느새 이야기의 중심으로 빨려 들어가게 되는 그런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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