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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와의 토크쇼

사탄 들린 시청자

by ORANGe TANGo

1. 감독: 캐머런 케언즈, 콜린 케언즈 (호주 출신 형제 감독) (2023)


2. 1970년대 미국, 새롭게 심야 토크쇼 진행을 맡은 잭 델로이. 처음에는 시청률이 높았지만 점차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하자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아내까지 게스트로 데리고 오는 등 시청률 반등을 위해 고군분투하는데. 할로윈 특집방송으로 영매사, 마술사, 심리치료사, 악마와 접신한 소녀가 게스트로 출연함. 이유 없이 영매사는 피를 토하며 죽게 되고, 이후 악마와 접신 한다는 소녀가 진짜 악마를 소환하지만 이를 보던 마술사가 조작이라며 우기기 시작함. 이에 빡친 소녀 안의 악마가 전부 다 죽이면서 영화가 끝남.


3. 실제 1970년대 방송처럼 연출함. 중간중간 광고가 나가는 타이밍에서 시청률에 집착하는 방송국 사람들의 모습을 리얼하게 영화에 담음.


4. 영매술사가 원인 불명으로 갑작스럽게 방송 중 죽게 되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는 방송국 직원들의 실종된 인간성을 보여줌. 또한 악마와 접신한 소녀를 보며 잭 델로이는 위험을 감지했지만 시청률에 환장해 방송을 밀어붙임.


5. 영화는 악마 소환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들고 와 이야기를 전개 시키는데, 영화를 보다 보면 실제 악마는 미디어 매체 즉, TV라는 걸 알 수 있음. 마술사가 시청자들 상대로 최면을 걸듯, 그래서 환각을 보게 하듯, 방송이라는 악마에 시청자들이 현혹된다는 걸 은유적으로 보여줌.


6. 그럼, 현시대의 악마 유튜브를 생각해보자. 조회수를 올리기 위해 조작과 날조, 그리고 자신의 애들과 반려동물, 기이한 행동, 싸움 등 거침없는 자낳괴 유튜버들을 생각해보라. 그리고 이들이 업로드한 영상을 보며 좋아요 꾹 눌러주고 응원의 댓글도 달아주고, 심지어 후원도 해주는 불쌍한 구독자들을 생각해보라.


7. 소금에 맛들인 혀가 과연 음식을 싱겁게 먹을 수 있을까?


8. 태어날 때부터 아기 손에 스마트폰을 쥐어주는, 그래서 이미 시청의 재미 없이는 단 하루도 살 수 없는 현 세태를 영화가 보여주려 한 것이 아닐까? 마치 마약에 중독된 것처럼.


9. 영화는 시종일관 진실과 조작에 대해 거론함. 방송은 진실일까 조작일까. 방송은 현실일까 환상일까?


10. 다큐멘터리 형식에 악마의 실존을 보여주는 의도가 좋았음. 잭 델로이가 꿈에서 깨어나라고 자신에게 혹은 관객에게 주문외듯 말하는 장면에서 미디어는 이미 조작된 현실이며 환상이니 조심하라는 감독의 메세지가 들어있다고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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