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대학살 사건
1. 감독: 조슈아 오펜하이머
2. 1965년 발생한 인도네시아 반공 대학살 사건을 소재로 하고 있는 다큐멘터리. 피해자 가족인 안경사 아디가 학살범들을 만나 인터뷰하는 형식임.
3. 반공 대학살 사건은 1965년 9월 30일, 인도네시아 군 장교 6명이 살해되는 사건으로 발생. 이를 공산당(PKI)의 음모로 몰아감. 당시 군 장성 수하르토(후일 대통령)는 이 사건을 빌미로 인도네시아 공산당과 그 지지자들을 ‘국가의 적’으로 규정. 1965년 말부터 1966년까지 전국적으로 약 50만~100만 명이 살해됨. 희생자는 실제 공산당원뿐 아니라 교사, 지식인, 민족·종교적 소수자, 단순히 공산당과 연루되었다는 의심을 받은 이들까지 포함. 군부가 조직한 민병대나 지역 깡패 집단에 살해당했으며, 죽음은 잔혹하고 공개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짐.
4. 냉전 시기였기에 서방 국가(특히 미국, 영국, 호주)는 인도네시아 군부를 비공식적으로 지지.
5. 안경사 아디의 형 람디는 사건이 일어나던 그때 끔찍하게 학살을 당함. 그것도 잔인하게. 람디를 죽인 사람은 그를 어떻게 죽였는지 책까지 출판하며 자랑스럽게 인터뷰 함.
6. 피해자 가족인 아디의 시점으로 영화는 학살의 가해자들을 찾아 인터뷰를 하며, 그들이 과연 어떤 인터뷰를 했을지 궁금하게 만듬.
7. 단 한명도 용서를 구하거나 잘못을 시인하는 사람이 없다는 게 충격적임. 단 한명도. 심지어 학살범의 자녀조차도. 자랑하듯 말하는 이들도 있으며, 자신이 죽인 사람들을 버린 강가에서 포즈를 취하며 기념 사진을 찍기도 함.
8. 인터뷰를 들어보면 그냥 사람을 죽인 정도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음. 남성의 성기 절단, 복부를 칼로 그어 내장이 튀어나오게 하며, 이유없이 여성의 가슴을 도려낸 후 목을 찌르고, 미치지 않기 위해 자신의 죽인 이들의 피를 마셨다는 등 굉장히 해괴하고 잔혹한 진술들을 함.
9. 30~40년이 지난 후에도 피해자 가족은 이 사건을 들춰서 보복을 당할까 침묵을 선택했고, 가해자들은 책임을 부정하거나 회피하려고 침묵을 유지함.
10. 영화를 보는 내내 먹먹한 마음이 듬. 각 나라마다 비극이 존재하지만, 그것을 단순히 이야기로만 전해들은 것이 아닌, 피골만 남은 실제 피해 생존자들과 떵떵거리며 사는 실제 학살 가해자들의 리얼한 모습과 인터뷰를 보게 된다면 잠시나마 혼란에 빠지게 됨. 어떻게 인간이 저럴 수 있지.
11. 우리 실생활에도 잘못을 끝까지 인정 안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대다수 존재하는 것을 알 수 있음. 인간의 본성인가?
12. 감독은 간간히 영화에서 꿈틀거리는 번데기들을 보여주는데, 인도네시아가 비극으로 아직 암흑 속에 갇혀 있지만 언젠가 새로운 희망이 이 껍데기를 깨고 나올 거라는 걸 상징적으로 보여줌.
13. 2014년 베니스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