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없는 죄를 심판함
1. 감독: 오슨 웰스(1962)
2. 카프카의 소설 <심판>을 원작으로 함.
3. 은행의 말단 직원 요제프 K는 어느 날 아침에 이유도 모르는 채로 체포됨.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이런저런 노력을 해보지만, 결국 처형으로 죽게 됨.
4. K의 죄목조차 알 수 없는 이유 없는 체포라는 점이 이 이야기의 포인트임. 더 정확하게는 '이유 없음'이 포인트임.
5. '죄'라는 키워드에 종교적으로 해석하는 사람들이 있을 거임. 또는 심판, 소송이라는 법률적 용어 때문에 이 이야기가 권력에 맞서는 무력한 개인으로 해석하려는 사람들도 있을 거라 생각함. 그러나 이건 너무 재미없는 해석임.
6. 표면적인 대립은 사회 체제와 그 사회의 일원인 한 개인이라고 볼 수 있음. 하지만 좀더 확장된 범위에서 보자면 운명과 개인이라고 볼 수 있음. '운명'이라는 범위로 끌고 온 것은 '이유 없음'이라는 포인트 때문임.
7. '운명'에는 인과성 따윈 없고, 당연히 어떤 결과에 이유도 없음. K가 죄도 없음에도 억울하게 체포되어 판결을 받아야 하는 이 부조리의 특성이야말로 '운명'과 닮아 있음. 이는 인간의 실존성에 의문을 제기하는데, 과연 애당초 인간에게 자유 의지라는 것이 존재했는지 묻게 됨.
8. 영화는 과장된 세트, 거대한 공간감, 초현실적인 연출을 보여주고 있음. 간혹 몇몇 장면은 호러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줌.
9. 소설을 그대로 시각화하기보다는 감독의 해석이 어느 정도 들어갔다면 좋았을 거란 생각이 듬. 내용보다 연출에 힘을 많이 준 듯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