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멘토 모리

by ORANGe TANGo


저 문을 통과하면 새로운 세계로 갈 수 있다. 옆집 개가 짖는 소리는 절규에 가깝다. 자정이 되면 굳어버린 어제를 낳고 단두대에 목을 매는 오늘. 이야기가 탯줄을 끊는다. 방구석에 쌓여가는 신문들이 두께를 만들고 있다. 신문의 흑백은 날짜순으로 퇴색된다. 시계는 여전히 동그라미에 집착하고 내 머릿속은 말라버린 붉은 나무의 생각으로 가득하다. 절벽은 언제나 한 발짝 앞에 있다. 침묵도 내게 말을 걸어준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은 저녁, 나는 배고픔에 못 이겨 홀로 밥을 먹는다. 아직 가을이 오려면 조금 멀었지만, 어쩌면 가을은 생략될 수도 있다는 불안. 칼끝처럼 집중되는 무서운 생각이 몸서리치게 만든다. 나이테를 훌라후프처럼 돌리는 사람들이 풍경의 퍼즐을 맞추고 있다. 아마도 가장 가깝고도 가장 먼 곳으로 여행을 준비 중인 것이다. 오늘도 여지없이 서쪽 공항으로 비행기가 지나간다. 잊지 말라는 듯 요란한 소리를 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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