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취미는 마트가기

by ORANGe TANGo

내게 특이한 취미가 하나 있다면 그건 바로 '마트가기'이다. 마트 가는 것이 무슨 취미일 수 있느냐고 내게 물을 수 있을 테지만, 어쨌든 마트 가는 게 즐거운 나로선 이것도 하나의 취미이라고 부르고 싶다.


나는 거의 매일 집 근처 대형마트를 간다. 특히 주로 밤시간대에 많이 가는데, 그 이유는 밤에 가야 세일 품목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빵, 초밥, 과일, 야채 등등 밤시간대에는 유통기한이 짧은 식품들을 떨이로 살 수 있다. 싸게 살 때의 희열감이란.


한번은 삼치 세마리를 싼 가격에 세일을 하기에 그것을 사기 위해 아줌마들 틈 사이에 서성이던 적이 있다. 주위를 둘러보니 나만 젊고 남자였다. 이런 상황이 마치 내가 주부가 된 것 같아 속으로 우습기도 했지만 그래도 삼치 세마리를 손에 쥐었을 때의 뿌듯함이란 참 이루 말할 수 없이 좋기도 했다.


딱히 어떤 걸 사지 않더라도 나는 마트를 간다. 마트를 한바퀴 도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예전에는 돌아다니면서 시식하는 재미도 있었지만, 그것보다 그냥 매장을 쓱 돌면서 어떤 제품이 있는지 보는 것도 정말 재밌다. 아이쇼핑과 비슷하달까. 마트를 자세히 구경하면 정말 신기한 먹을 거리가 보인다. 이를 테면 치즈를 눈여겨보면 정말 다양한 종류의 치즈를 알 수 있고, 와인 코너에서 어쩔거리다보면 대체로 어떤 와인들을 취급하는지도 알 수 있다.


어느새 씀씀이가 커져서 돌아다니며 요것저것 무언가 조금씩 사다보면 몇 만원은 금방 깨진다. 마트 가는 것의 단점은 굳이 안 사도 되는 걸 사올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이번에도 참치가 반값으로 세일을 하길래 무려 60개를 사버렸다. 그래서 요즘 매일 아침 저녁으로 밥에 참치를 얹어 참치덮밥을 먹고 있다. 쓸데없는 지출 때문에라도 마트 가는 것을 좀 줄이려고 한다. 내 즐거움이 어느새 과소비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면서부터이다. 그럼에도 마트 가는 것은 항상 설레인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내가 살 것이 있나 없나 생각중이다. 내일 마트를 가기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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