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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웃는얼굴 Feb 11. 2017

조각

조각


어떤 한 남자가 공들여서 조각을 했다


한 조각 한 조각

다른 것은 대충하면서

조각만 열심히 했다


완성 직전에

아니 어쩌면 완성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시점에

똑같이 생긴 다른 작품이

완성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미 자신에게 기회는 없었다.


그때부터 자신의 조각을 깨부쉈다

깨 부서도 깨 부서도

지워지지 않았다


자신의 조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손에 피가 나도

마음에서 피눈물을 흘려도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그래도 잊으려 깨부쉈다


먼지가 돼서

바람에 날아갔을 때에야

형태만 아른하게 남은

기억이 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마음 한편이 아팠다


그제야 깨달았다

자신의 조각은 뭔가 다름을

다른 조각과 같지 않음을

그러나 이미 늦어버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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