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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웃는얼굴 Nov 18. 2016

누구나 한 번쯤

'나는 어떤 사람일까?'

'나는 어떤 사람일까?'


이 질문을 나에게 하고 나 혼자 고민하는 날들이 많았다. 최근에도 나는 나 자신의 겉모습에 연연하기도 했고, 아쉬워하기도 했으며 슬퍼지기도 했다. 그리고 나 자신 속에 내가 모르는 나에 대해 놀라기도 했고, 걱정하기도 했으며 두려워하기도 했다. 겉모습이 남에게 보여주는 전부인 건지 나를 판단하는 조건은 겉모습이 전부인 것인지. 남에게 나는 어떻게 보이는지 어떤 사람으로 다가가고 있는지. 그러다 보니 정작 내가 나를 어떤 사람인지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어이없게 생각되었다. 그러나 저 질문에 대한 답을 내리는 것은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었다. 아무리 고민을 해봐도 어떤 사람인지를 답한 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아니 어쩌면 고민 뒤에 나올 그 대답이 두려웠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런 고민을 가지고 있던 어느 날, 운동을 하고 나서 따뜻한 물에 샤워를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샤워실에 있는 거울을 쳐다봤다. 따뜻한 물로 인해서 거울에 김이 서려 있었는데, 그 거울에 비치는 나를 쳐다보니 그 순간 흠칫하며 놀랐다. 순간, 내가 어떤 눈, 코, 입을 가지고 있었는지, 어떤 얼굴이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저 김이 서려 흐릿한 내 모습을 보며 나 자신을 상상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동안 몇 번씩이나 아니 헤아릴 수 없이 많이 봐왔던 것이 내 얼굴이었는데, 내 얼굴만은 잘 안다고 자신했는데....... 정작 김이 서린 거울을 보며 나 자신의 얼굴을 생각해내지 못하고 상상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연연하는 겉모습이 어쩌면 정말 별 것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 그저 한 순간의 모습에 불과할 뿐이라는 생각. 곧, 부정적으로도 생각되었다. 관심이 없다면 기억에도 남지 않을 뿐인 겉모습이라는 생각... 왠지 모르게 겉모습에 연연했던 내 모습이 떠오르며 어떤 것을 생각하며 연연했었는지 고민하게 만들었다.




또 다른 날, 생각지도 못 했던 내면의 모습을 발견했던 날. 나도 모르게 어느새 쏟아내고 있던 불만, 불평들, 부정적인 생각들. 모두 혼잣말이었지만 남을 상처 입히기에도 충분했던 말들. 그런 말들을 뱉어내던 나 자신의 모습을 보며 흠칫 놀랐다.


'아, 나 이런 모습도 있었구나.'


놀라움도 잠시 왠지 모르게 무섭고 두려웠다. 내가 알지 못했던 내 모습이 떠오름에 두려움을 느꼈다. 언제 다른 사람 앞에서 이 모습을 보이게 될까 무서웠다. 이게 진정한 내 모습일까 너무나 걱정되었다.




나는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할까 생각해 보기도 했다.

좋아하는 것 : 영화보기, 잠자기, 게임, 독서

싫어하는 것 : 게으른 나, 해야 할 일을 다음날로 미루는 나, 대충대충 일 처리, 변명, 가식적인 나 등


생각해보니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도 어떤 것을 싫어하는지도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이 몇 가지 되지 않았다. 나 자신에 대해서 너무나도 몰랐다. 심지어 싫어하는 건 하나하나 나의 모습들 결국엔 나. 오랫동안 펴보지 않아 먼지가 쌓인 책 마냥, 어느 순간부터 나는 나라는 책을 읽기를 포기했던 모양이다. 그리고 그 위에 먼지가 쌓이고 쌓이다 보니 지금에서야 치워내려 해도 시간이 오래 걸리나 보다. 어느 부분까지 읽었는지 모르지만, 이제라도 다시 읽기를 시작하고 싶었다.




앞선 일들을 몇 번 겪자 궁금증이 더 강해졌다.


'나는 누구인가? 어떤 사람인가?'


아직도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을 내리지 못했다. 앞서 말한 것처럼 답을 내리는 게 두려워서 인지도 모른다. 나도 몰랐던 내 모습이 진정한 나라는 답을 내리게 될까 봐. 혹은 내가 연연했던 겉모습이 진짜 별 볼일 없을까 봐. 다만, 고민을 하다 생각을 달리 하기로 마음먹었다. 아직 답을 내리지 못하는 건 답을 바꿀 기회가 있는 것이라고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나의 행동과 노력에 따라서 답을 얼마든지 바꿀 수 있을 거라고.


브런치에 처음 쓰게 될 글에 어떤 내용을 쓰면 좋을지 얼마나 고민했는지 모르겠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최근에 가장 많이 고민했던 내용을 정리해서 쓰기로 했다. 쓰다 보니 몇 번 횡설수설한 말들을 발견하면서 수정했는지 모르겠다. 그냥 하소연으로 남을지도 모른다. 아직 내 글도 답변을 내리지 못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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