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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웃는얼굴 Nov 25. 2016

영화 <밀정>을 보고서

그 시대에 대한 우리의 관심은 어떠한가

※ 일정 부분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다음에서 처음 보여지는 밀정 포스터!(첫 배경역시 다음에서 찾을 수 있는 영화 포스터이다!)

9월 9일 금요일 오전 10시 40.


조조로 영화 '밀정'을 보러 갔다. 원래는 같이 보기로 한 일행이 1명 있었는데 아쉽게도 아침에 늦게 일어난 상황. 결국 혼자 보게 되었다. 나오기 전부터 굉장히 관심이 있었던 터라 혼자라도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었다. 공유, 송강호와 같은 배우진을 시작으로 영화에 담고 있는 내용까지 내 마음을 끌어들이기에는 어느 것 하나 부족한 부분이 없었다.


기대에 부푼 마음으로 영화가 시작하기를 기다렸다. 영화가 시작되고 여러 장면들이 울컥하게도 만들었고 입가에 미소를 짓게도 만들었다.

영화의 시대적 배경은 1920년대 일제강점기.
영화 '밀정'은 황옥 경부 폭탄 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대략적인 줄거리는 (다음 영화에 나와있는 줄거리를 어느 정도 수정했다. 줄거리까지 스포일러 할 생각은 없기에) 조선인 출신 일본 경찰 이정출(송강호)이 무장독립운동 단체인 의열단의 뒤를 캐라는 총독부의 특명으로 의열단의 단원인 김우진(공유)에게 접근하고, 한 시대의 양 극단에 서 있는 두 사람은 서로의 정체와 의도를 알면서도 속내를 감춘 채 가까워지게 된다. 출처를 알 수 없는 정보가 쌍방 간에 새어나가고 누가 밀정인지를 알 수 없는 가운데, 의열단은 일제의 주요 시설을 파괴할 폭탄을 경성으로 들여오기 위해, 그리고 일본 경찰들은 그들을 쫓아 모두 상해에 모인다.
잡아야만 하는 자들과 잡힐 수 없는 자들 사이, 자신의 목표를 위해 서로를 이용하려는 암투와 회유, 교란 작전이 숨 가쁘게 펼쳐지는 긴장감 속에서 폭탄을 실은 열차는 국경을 넘어 경성으로 향하게 되는 게 거의 중반 정도까지의 내용이다. 그 이상의 내용은 관람을 통해서 확인하면 좋겠다는 게 내 생각이다.




※ 일정 부분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보면서 굉장히 인상 깊었던 대사와 장면들이 몇 있었는데 첫 장면은 단장 정채산이 이정출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장면이다.


'이중간첩에게도 조국은 하나겠지.'


굉장히 인상에 깊게 남겨진 대사였다. 일본 경찰로서 활동하는 이정출에게도 결국 조국은 조선 하나일 것이라는 확신. 그 하나로 내게 인상 깊은 대사였다.


그다음은 인상 깊었고, 슬펐던 장면이었다. 잡힌 독립운동가들이 고문을 당하던 정확히는 연계순(한지민)과 김시현(공유)이 고문을 당하던 장면. 예전부터 그랬지만 독립운동가들의 고문을 받는 장면을 보고 있노라면 괜스레 눈물이 나고 부끄러워진다. 그리고 바로 전 앞 대사와 맞물려 더욱더 부끄러워졌다. '나는 나의 나라인 한국을 위해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괜히 불평불만하며 내가 뭔가 하지 못 하고 있는 이유를 나라 탓으로 돌려가고 있지는 않았는지 말이다. 그리고 '나라면 저 고문 속에서 대한독립 만세를 불러가며 버틸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도 함께 들었다. 조그만 상처에도 아파하며 엄살을 부리는 난데 그럴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다. 독립운동가 한 분 한 분 모두 고마운 분들이라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부분이었다.


다음은 막바지에 나오는 대사였다.


'실패해도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 실패를 쌓아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야 한다고 했습니다.'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이런 의도의 대사였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어느 하나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하고 있는 모든 것에 적용할 수 있는 와 닿는 대사였다. 실패에 부딪혀 순간순간에 좌절을 경험하고 있었던 나였기에 더욱 와 닿았는지도 모르겠다. 그것을 쌓아 넘을 생각은 하지 않고 있었기에...


그 외에도 영화의 장면들이 인상 깊은 부분들이 많았다. 마지막에 김시현 의사가 웃는 장면 역시 멋있는 장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엄태구라는 배우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도 만들었다. 더 자세히 말하면 너무 많은 내용을 담을까 이만 줄이겠다. ^^;




영화 '밀정'에 나오는 인물들은 모두 실존 인물들의 이름이 아닌 가명을 사용해서 등장했다. 의열단의 단장이었던 약산 김원봉 의사는 정채산으로 단원이었던 김시현 의사는 김우진으로 초반에 인상 깊은 모습을 보인 김장옥은 김상옥 의사이다. 그리고 배우 송강호 씨가 연기한 경부 이정출은 영화 '밀정'에서 다루고 있는 황옥 폭탄사건의 황옥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우연찮게 최근에 서울에 놀러 갔을 때 마로니에 공원을 갔었다. 내 목적은 이화마을과 낙산공원이었기에 그냥 이동 중에 지나가는 곳으로만 생각하고 갔던 곳인데 그곳에서 예상치 못하게 발견했던 김상옥 열사의 상. 그리고 '밀정' 처음에 인상 깊게 등장한 김장옥 열사.

8월 22일 마로니에 공원에서...

생각지도 못 했던 아니 관심도 없었던 부분이었기에 더욱 놀랐던.

'밀정'을 보면서 다시금 떠올렸다. 사진 찍어둔 것이 있어 첨부한다. 나는 이 영화를 통해서 말로는 국사에 관심이 있다고 했지만 얼마나 무지하고 거짓말 쟁이였는지를 알게 되었다. 내가 알고 있는 건 우리나라 국사의 겉모습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모로 진짜 과거에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후기였는데 너무 어둡게만 끌고 갔다. 다시 본래 후기로 돌아와서 주관적으로 평점을 주자면 8점, 그리고 다시 봐도 좋겠다는 생각 또한 들었다. 원래 '암살'도 재밌게 봤었기 때문에(그것도 2번이나!), 언제나 이런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영화라면 언제나 환영이라는 생각이다.

다만, 과거를 과거로만 넘기고 잊어버릴 것이 아니라 한 번쯤은 되돌아보면서 정리해 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영화였다.

개인적으로는 2017년 개봉 예정인 군함도 또한 기대하며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배우들도 기대되는 배우 라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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