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순간 생기는 내 마음의 섬.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은
외로이 남겨진 섬 하나
하나의 외로운 섬
나는 그것을 공허 섬이라고 불렀다
가슴에 구멍이 뚫린 것처럼
파도가 자연스레 드나들고
바다가 가슴을 타고 눈으로 빠져나간다
어떠한 것도 존재하지 않는
공허, 정말 아무것도 없는 섬
그 섬에는 나뿐이지만
나도 존재하지 않는다
낮 하늘엔 구름 하나, 밤하늘엔 별 하나
뜨지 않는 아무것도 없는 어두운 섬
아니, 낮과 밤조차 구분되지 않는 섬
섬은 그 어둠조차 불확실한
말 그대로 공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