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웃는얼굴 Aug 09. 2019

고슴도치

오늘 하루도 가시를 헤아린다

나는 고슴도치다

내게 더 이상 다가올까 가시를 세운다

혹시 가시에 닿지는 않을까

가시에 찔려 아파하지는 않을까

다가올 수 없게 가시를 세우고 주변을 살핀다


피해를 주는 가시가 싫어

가시를 뽑아도 보았지만

상처만 나고 그때뿐

그 자리엔 더 강한 가시가 생기거나

남들이 던진 가시가 날아와 꽂혔다


나는 고슴도치다

누군가에게 피해를 줄까 가시를 끌어안는다

혹시 지나간 자리에 가시의 흔적이 남진 않았을까

지나가면서 주변에 피해를 주진 않았을까

자꾸 뒤를 돌아보며 안절부절못한다


누군가 이런 내 가시도 끌어안아 줄 수 있을까

조심스레 보여줘 볼까도 했지만

내게 조금이나마 다가온 친구들도 떠날 까 겁이나

가시를 삼키듯 내 안으로 품는다

내가 조금 따가운 걸 참으면 괜찮지 않을까 싶어


나는 고슴도치다

나는 오늘도 가시를 끌어안은 채로

주변을 살핀다

매거진의 이전글 빗방울의 깨달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