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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웃는얼굴 Aug 03. 2019

빗방울의 깨달음

내가 빗방울이라면...

재잘재잘 떠드는 친구들

이 하얀 도화지와 같은 이 공간에서

나는 그들과 어울리지 않는다

다만 생각한다


이 공간은 너무 높다

이 높은 공간에서 떨어지는 것은 싫다

바닥이 갑자기 확 다가오는

그 느낌이, 그 감각이 너무나도 싫다

그래서 높은 곳은 싫다


저 바다는 너무 푸르다

저 시푸른 바다 위로 떨어지는 것도 싫다

얼핏 얼핏 보이는 검푸른 심해는

내 안을 들여다보는 것 같아서 더욱 싫다

그래서 바다도 싫다


저 도로는 너무 까맣다

높은 곳에서는 시루떡처럼 푹신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딱딱한 바닥 위로 떨어지는 것도 싫다

그 머리띠 같은 도로가 나를 얽매일 것 같아서 싫다

그래서 도로도 싫다


그렇게 고민하는 도중에

내 의지와 상관없이 바닥을 향해 떨어지기 시작했다

무언가 생각할 틈도 없이

떨어진 나는 건물의 창문에 떨어졌다


천천히 미끄러져 내려가며

건물 안을 쳐다본다

그중에서도 서로 대화를 하는 두 명에게 시선이 간다


서로 다른 두 명이

대화를 하는 모습은 특이하다

싸우는 것처럼도 보이고

자신을 상대방에게 온전히 쏟아붓는 것처럼도 보인다


그 순간

장애물 앞에서 홀로 불평만 해오던

나 자신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이렇게 모든 것에서

핑계를 대며 도망치려던 나는

저렇게 다른 친구들과 함께

무언가를 할 수 있을까


이 빗방울들의 사회에서

조금은 나도 변해야 하지 않을까


지금 당장 창문에 붙은 내가

저 밑에 보이는 화단에 닿기 위해


조금의 불편함을 감수하고

친구들과 함께 하나가 되어 보려

용기를 낸다

도망치지 않고 부딪혀보기 위해


부족한 힘을 조금이나마 보태

하나가 되어 함께 내려가기 위해

노력해본다

더 이상 불평부터 하지 않기 위해




이번 기회에 꾸준하게 글을 써보려고 노력 중입니다만...

어제 올리려던 시를 읽어보며 조금 수정을 하던 중 이대로 올리면 너무 아쉬울 것 같아

몇 번이고 읽고 수정하다 보니 하루가 늦어져 버렸습니다.

다음 주에는 꼭 금요일에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항상 고맙습니다!!!


- 사진은 리버풀에서 찍었던 무지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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