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32 다시 찾은 동빈

( 연우 이야기 )

by 옥상 소설가

“ 이제 곧 여름방학이 시작될 텐데

대학 입시 마무리는 잘 되고 있는 거예요? 동빈 학생?

우리 재단에서는 동빈 학생한테 기대가 아주 커요.

매년 경시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뒀고, 성적도 우수하니 참 흐뭇해요.

대학 전공을 건설 쪽으로 한다면 졸업 후에 유학이나

원하면 우리 회사에 신입사원으로 입사도 할 수 있어요.

우리 회사의 큰 인재가 될 거라고 확신해요. “

“ 네, 감사합니다.

담임선생님 이랑 교장선생님이 신경 써주셔서 준비는 잘하고 있어요.

나중에 기회가 되면 보답은 꼭 하겠습니다. “


“ 연우야

동빈 학생이랑 유빈이랑 같이 산책 좀 하고 오는 건 어때?

맛있는 음식도 사 먹고 말이야. 경주는 뭐가 맛있을까?

비서가 아이들 데리고 좀 다녀와요.

점심을 아이들이랑 같이 먹어도 좋고요.

난 동빈 학생 어머님이랑 의논을 좀 할 게 있어서 말이야.

괜찮으세요? 동빈 어머님 “


“ 네, 그럼요.

동빈아 유빈아, 가서 맛있는 음식 좀 대접해 드려.

대릉원 근처로 산책을 해도 좋고.

지금 경치가 제일 좋을 때인데 잘 오셨어요. “



연우는 유빈을 귀엽다는 듯 계속 바라보고 있었다.

키가 작고 아담한 체구의 유빈이 꼭 자신을 보는 것 같았다.


“ 유빈아

내가 유빈이라고 불러도 될까? 내가 아무래도 언니일 것 같은데

나는 중학교 3학년이야. 너는 몇 학년이라고 했지? “

“ 초등학교 5학년이에요.

저도 곧 중학생 돼요. 유빈이라고 부르세요.

나도 언니라고 부를게요. “

“ 그래, 유빈아

언니랑 오빠랑 맛있는 아이스크림 먹으러 가자.

배도 고픈데 점심도 먹었으면 좋겠네.

점심을 먹고 디저트로 아이스크림이랑 유빈이 먹고 싶은 거 먹으면 되겠다.

어때? 유빈아 “


유빈은 활짝 웃으며 연우를 쳐다봤다.

동빈은 동생 유빈이 연우와 자매처럼 얘기하는 모습을 보니 몹시나 신기했다.

낯을 많이 가리는 동생인데

연우와 유빈은 오래전부터 알던 사람들처럼 서로에게 다정하게 대했다.

“ 좋아요. 저 이 근처에 맛있는 순두부 집 알아요.

우리 식구가 자주 가서 먹는 곳이에요. 오빠 거기 가자. “

“ 동빈아. 유빈이 데리고 요 옆 서울 손님들 많이 가시는

갈빗집으로 가서 제일 좋은 음식 대접해 드리고 와.

사장님이 엄마 아니까 가게 이름 말하면 된다. “

“ 아니에요. 동빈 어머님

우리 비서가 있으니 그런 걱정은 안 하셔도 돼요.

정 비서, 얼른 다녀와요. “

“ 네, 그럼 천천히 얘기들 나누세요. 다녀오겠습니다. "




“ 유빈아

너 순두부 좋아해? 그거 먹고 싶어? “

“ 네, 저는 순두부 제일 좋아해요. ”

“ 그래, 그럼 유빈이 좋아하는 순두부 먹으러 가자.

언니도 순두부 좋아해. 그 식당에 해물 순두부도 있니? “

“ 네 있어요. 가요. 언니, 동빈 오빠 얼른 가자. “

유빈은 동빈과 연우 사이에서 손을 잡았다.

어색해하며 손을 잡는 동빈을 보며 연우는 웃음이 나왔다.


‘ 어렸을 때부터 수줍음이 많았구나. ’

“ 동빈 오빠도 순두부 좋아해요? ” 연우가 묻자

“ 우리 아버지가 순두부를 좋아하셔서 자주 먹었어.

내가 나이가 많으니까 편하게 얘기할게. “

“ 네 괜찮아요. 연우라고 불러주세요. ”

“ 그래 ”


연우와 유빈 동빈 세 사람은 기분 좋게 걸어가고 있었다.

뒤 따라가던 정 비서는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연우도 사모님도 모두 경주를 동빈 가족들에게 호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동빈의 어머님 동빈 유빈

모두 따듯하고 좋은 사람이라는 걸 정 비서도 느낄 수 있었다.



“ 아휴~ 감사합니다. 우리 동빈이를 이렇게 도와주셔서

뭐라 고맙다고 얘기를 드려야 할지 “

“ 아니에요. 저희가 고맙죠.

동빈 어머님

아드님이 고 3이고 수능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까

2학기 입시 준비는 서울에 가서 하면 어떨까 해서요?

물론 재단에서 다 후원하는 겁니다.

비용 걱정은 안 하셔도 되고요.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이랑 전공 준비에 도움이 될 만한 전문가는 구해놨어요.

아무래도 지방과 서울은 차이가 있어요. 정보도 훨씬 많고요.

서울 소재 대학을 입학한다면

대학 졸업까지 등록금이나 생활금 또한 저희가 지원을 할 거예요.

물론 동빈 학생이 대학에 합격한다는 조건이지만요.

어떠세요? “


“ 글세요. 그것보다 저는 왜 우리 동빈이를 이렇게 도와주시는지?

그게 좀 궁금해요.

유빈이가 쓴 글이 잡지에 실려서 인연이 된 건 알지만

이렇게 도와주시니 감사하기도 하지만 이래도 되나 싶어서요. “

“ 저희 재단은 전국에서 형편이 어렵지만 우수한 학생을 선발해서

대학 졸업까지 지원을 해주는 게 목적이에요.

거기에 동빈 학생은 딱 맞는 학생이고요.

학교에서 추천을 해주실 때도 교장 선생님이며 담임 선생님

너무 강력하게 추천하시고 칭찬이 자자 하셨어요.

궁금했어요. 동빈 학생이

도대체 어떤 학생인지.


오늘 만나보니 알 것 같아요. 첫 느낌 만으로요

동빈 어머님도 유빈이도 모두 좋은 분들 같아요.

이것도 소중한 인연이죠.

저는 인연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동빈 어머님 유빈이 모두 잘 만들어 가고 싶어요.


동빈 학생이 졸업 후에 우리 회사에 입사해주면 우리도 좋고요.

설사 다른 일을 한다고 해도 아드님이 능력 있고 훌륭한 어른이 된다면

자신과 같은 학생들을 도와줄 거예요.

그렇게 살아가는 게 맞지 싶어요.

서로 도와가면서 말이에요.

우리 회사 이미지에도 도움이 되는 장학사업이고

대부분 입사를 해서 회사에도 이익이 돼요.

말이 기업이지

저희도 장사꾼이에요. 결코 손해 보는 장사는 하지 않아요. “


“ 사모님이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감사하네요. ”

“ 동빈 어머님 저를 사모님이라고 부르지 말아 주세요.

우리 같이 아이들 엄마니까 그냥 절 연우 엄마라고 불러주세요.

아니면 제 이름을 부르셔도 돼요. 저는 강윤희라고 해요. “

“ 아이 무슨 그런 말씀을 ”

“ 저는 사모님이라는 호칭 싫어해요.

우리 서로 연우 엄마, 동빈 엄마 그렇게 불러요.

만약 더 친해지면 이름을 불러도 되고요. “


“ 네, 연우 어머님 감사합니다.

아무래도 우리 동빈이가 서울에 가는 게 좋을 것 같은데

동빈이가 가려고 할지 모르겠어요.

저희 식구가 한 번도 떨어져 지내본 적이 없어서요.

동빈이도 그렇고 유빈이도

남편이 죽은 후로는 제 곁에만 있으려고 해서요.

형편이 넉넉한 친척들이 동빈이를 보내라고 했지만

동빈이가 동생 유빈이 걱정에 영 떠나려고 하지 않았어요.

나이 터울이 많이 져서 동생 걱정이 커요.

유난히 사이도 좋고요.

우리 세 식구는 함께 살아야 한다고

동빈이가 식구들 걱정하는 마음이 크거든요. “


“ 철이 아주 깊이 들었네요.

한번 의논해보죠. 어차피 대학은 서울에서 나오는 게 좋을 텐데

조금 더 일찍 유학한다고 생각하면 되는 데. “

“ 그러게요.

동빈이만 좋다고 하면 저는 감사히 보낼게요.

그게 동빈이를 위해서 나은 길이니까요. “

“ 네, 섭섭하실 수 있지만

아이들을 위해서 생각해 봐요. 우리 ”



“ 유빈아. 여기 순두부 정말 맛있네. ”

“ 그렇죠? 우리 아빠랑 자주 왔어요.

오빠가 시험을 잘 보면 여기에서 저녁을 같이 먹었어요.

오빠 기억하지? “

“ 그럼, 유빈이 아빠 보고 싶어? ”

“ 응, 보고 싶다. 근데 이제 잘 기억은 안나.

아빠 얼굴이 그래도 보고는 싶어. “


“ 얼른 먹자. 유빈아.

언니가 다 먹고 유빈이 좋아하는 아이스크림 사 줄게.

오늘 유빈이가 하고 싶은 거 언니랑 다 해보자. “

“ 와, 진짜요? ”

“ 그래, 언니는 혼자 자랐거든

그래서 많이 외로웠어. 유빈이 같은 동생이 있으면 좋겠다.

동빈 오빠 같은 오빠도 있으면 좋겠고

너는 좋겠다. 너희 오빠가 있어서 “


“ 그래요? 언니도 나처럼 오빠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

“ 응, 아주 좋겠는데. ”

“ 그럼 우리 오빠가 언니 오빠 해주면 되겠네요.

그렇지, 오빠? 오빠가 연우 언니 오빠 해주면 되겠다.

나한테 하는 것처럼 “

“ 그래 유빈아

꼭꼭 씹어 먹어. 그러면 되지? 알았어. ”


“ 약속한 거예요. 동빈 오빠

유빈이 앞에서 분명히 나한테도 똑같이 오빠 해준다고 했어요?

나 기억력 좋으니까

잊어버리지 않을 거예요. 나한테도 유빈이처럼 잘해줘요. “

“ 어?..... 컥컥컥 그래 알았어.

연우야, 너한테도 잘해줄게.

어떻게 하는 게 잘하는 건지 잘 모르겠지만 “

동빈은 순두부를 먹다 사례가 걸려 기침이 나왔다.

연우는 동빈에게 물을 건네주며


“ 천천히 먹어요.

그냥 지금처럼 하면 돼요.

편안하게 날 동네 동생처럼 생각하면 되요.

와~ 정말 좋다.

유빈이 같은 동생도 생기고, 동빈 오빠도 생기고

오늘 정말 행복한 날이다. “


정 비서는 화장실에 다녀오다 동빈을 보고 웃고 있는 연우를 바라봤다.

연우는 자신보다 3살이나 많은 동빈을 귀엽게 애틋하게 보는 듯했다.

성숙한 어른이 마치 순진한 소년을 바라보는 것처럼

연우의 두 눈에는 애정이 가득해 보였다.


‘ 연우 아가씨는 어떨 때 보면 정말 애 어른 같아.

그래도 아가씨가 정말 행복해 보인다.

사모님도 편안해 보이고

이 사람들 왠지 모르게 닮았어. 서로 비슷해 보이고 낯설지가 않네.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온 사이처럼 ‘



정 비서는 냉장고에서 사이다를 꺼내다

연우를 보고 있는 동빈의 눈빛을 보고 깜짝 놀랐다.

사랑스럽고 따듯한 눈빛

처음 본 연우를 동빈은 사랑에 빠진 남자처럼 바라보고 있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EP-31  너를 위하여 ( 연우 이야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