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화가 햇살 선교원 가방과 모자를 쓰고 집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똑같은 모자와 가방을 메고 김 동주도 경화 옆에서 걸어오고 있다.
경화가 동주의 손을 슬며시 잡았고, 마지못해 동주는 경화의 손을 잡았다.
경화의 얼굴에 웃음이 한가득이지만 어쩐지 동주는 무표정하다.
분명 경화가 김동주를 좋아한다.
심술궂은 경화가 저렇게 웃고 있다는 건 그 아이를
파란 대문 집에 사는 김동주를 좋아한단 신호이다.
‘ 네가 저 남자애를 좋아한다 이거지? 너도 뺏기는 기분을 좀 알아야 해.
나도 너를 괴롭힐 수 있다구.
네가 좋아하는 김 동주를 내가 반드시 뺏을 테니 ‘
앞집 경화 아빠는 택시 운전수
경화 아빠는 쉬는 날이면 가끔
경화와 연화, 경주를 데리고 드라이브를 시켜준다고 나가곤 했다.
대문에 기대어 내가 부러운 눈으로 쳐다보고 있으면
" 현아야, 너도 심심하면 아저씨가 태워 줄테니 같이 가자. "
“ 싫어, 싫어, 싫다구 현아는 우리 택시 태워 주지마.
아빠, 나는 현아랑 친하지 않아.
현아, 너는 네 아빠한테나 태워달라고 해라.
안 되겠구나. 너는 아빠가 없으니. ”
하고 설움을 주곤 했다.
경화는 말싸움에서 한 번도 나를 이겨 본 적은 없다.
나는 동네 언니들과의 말싸움에서도 진 적이 없으니까
가끔 경화가 나와의 말싸움에서 지고 나면
뜬금없이 아빠 타령을 해서 내 속을 긁든가
분에 못 이겨 우리 집에 연탄재를 던지곤 했다.
화가 난 내가 똑같이 경화네 집 마당에 연탄재를 던지면 경화 할머니가
“ 이 망할 년, 남의 집에 연탄재를 왜 던져? ”
하고 빗자루를 들고 죽일 듯이 나를 찾아오곤 했다.
겁이 나면서도 억울했던 나는 마당에 던져진 연탄재를 보여주며
“ 경화가 먼저 우리 집에 연탄재를 던졌어요. ”
아무리 말을 해도 경화 할머니는 오로지 경화만 두둔하였다.
경화 아빠는 그런 경화를 보고도 슬쩍 모른 척했고
경화 엄마만 내 머리를 쓰다듬고,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나를 위로해줬다.
우리 언니랑 오빠는 모두 학원이나 학교에 가 있고
엄마는 밖에서 일을 하느라 집에는 거의 없고 나는 혼자인 날이 많았다.
혼자인 나는 서럽고 억울한 날이 머리카락처럼 많았다.
경화 때문에 선교원에 다니기 시작했지만
내가 생각지도 못한 복병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에게 가장 공포스러운 대상 어둠
선교원은 교회의 가장 어둡고 음침한 곳에 자리 잡고 있었다.
나는 선교원이 복음 유치원처럼 교육관 건물 지상에 있을 거라 예상했다.
일요일마다 엄마랑 예배를 보러 오면 항상 유치원을 눈여겨봤던 터라
선교원도 같은 곳에 있을 거라 생각했다.
‘ 아불싸, 이게 웬일인가? ’
선교원은 지하 1층
그것도 지하 2층의 가장 무서운 화장실과 연결된 계단 바로 앞에 자리 잡고 있었다.
선교원에 다니기 시작한 첫날부터 며칠 째
나는 밤마다 가위에 눌리고 있었고, 어떤 날은 오줌을 싸고 말았다.
이불에 오줌을 싼 다음 날은
둘째 언니가 며칠 동안 오줌싸개라고 나를 놀려서 자존심이 상하고
죽을 만큼 언니가 미웠다.
" 어머~ 현아, 너 또 오줌 쌌어? 이게 도대체 며칠 째야?
가뜩이나 엄마 일하느라 바쁘고 힘든데,
이렇게 계속 오줌을 싸면 아침마다 이불 빨래를 어떻게 하니?
양은 또 어찌나 많은지 지린내가 나서 너랑 같이 못 자겠어. "
주아 언니는 우리 집에 세 들어 사는 사람들
앞집 경화네, 뒷집 은실이네, 이사 온 옆집 파란 대문 김 동주네
모두 들으라고 아침부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다들 언니가 내 지르는 소리를 다 들었는지
내가 선교원 가방을 메고 집을 나서면
" 현아야, 자기 전에 물 마시지 말고, 화장실 다녀와. 이불 빨래가 얼마나 힘든건데.
자다가 오줌 마려우면 오강에라도 누고. "
" 다음에 또 오줌 누면 키 쓰고 소금 얻드러 동네 다니게 시킬거야. "
아줌마랑 아저씨들은 웃으면서 타일렀고
경화는 선교원에서 " 현아, 쟤는 아직도 오줌을 싼데. "
하면서 소문을 내고 다녔고, 아이들은 나를 보고 오줌싸개라 놀리고 비웃었다.
이게 다 둘째 주아 언니 때문이다.
똘똘이로 소문난 내가 오줌싸개 현아로 전락해버리자
나는 자존심이 상해서 얼굴을 들 수가 없었다.
선교원만 안 다니면 더 이상 나는 오줌싸개가 아니다.
“ 현아야, 어때? 유치원 다니니까 좋아? 재미있어? ”
나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 할머니, 유치원이 아니라 선교원이에요.
제가 다니는 곳은 선교원이에요. 햇살 선교원 ”
“ 엥? 선교원? 선교원은 뭐야? 너 유치원 가는 거 아니냐? ”
불교 신자인 야채 할머니는 선교원을 분명 모르실 거다.
“ 할머니, 유치원이랑 선교원은 다른 거예요.
“ 어? 그래? 할미는 잘 모르지. 교회는 뭐 그런 것도 하냐? ”
“ 아이~ , 이 무식한 할망구. 선교원도 몰라?
교회에서 아이들 모아서 가르치는 곳이 선교원이잖아.
절에서는 애기들 모아서 부처님 말씀 듣고 그런 거 안 하냐? ”
“ 그럴 리가 있나? 절도 다 있지. 부처님이 얼마나 온화한 분이신데 ”
" 온화한 신이 어린 애기들 머리를 그렇게 빡빡 미냐? "
" 뭘 좀 알고 떠들어. 동자승은 다 크면 자가가 원할 때 언제든 떠날 수 있어.
그때까지 보호해주는 거야. 절에서 말이야. "
야채 할머니는 불교신자
과일 할머니는 기독교 신자
종교 얘기만 나오면 두 분이서 쌍심지를 키며 상대의 신을 비난하며
내가 섬기는 신이 진짜라며 으르렁 거린다.
하나님이나 부처님은 두 분이 다투길 바라지 않을 것 같은데
원수를 사랑하라고 그렇게 타일렀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 누가 낫네. 아니네 ' 하다가
다시 선교원으로 얘기로 돌아왔다.
과일 할머니는 교회에 다니셔서 선교원에 대해 좀 아시는 것 같은데
야채 할머니는 선교원과 유치원의 차이를 모른다.
하긴 나도 다니기 전에는 그 둘의 차이를 몰랐으니까
“ 할머니. 간단히 말하면
유치원은 더 고급지고, 부잣집 아이들이 다니는 곳이에요.
유치원 교육비도 선교원 교육비보다 더 많이 내야 한데요. “
“ 왜? ”
“ 샬롬 교회에는 복음 유치원과 햇살 선교원이 모두 다 있는데
복음 유치원은 교육관 2층에 있고, 햇살 선교원은 본당 교회 건물 지하에 있어요.
교육관은 새 건물로 하루 종일 해가 잘 들고, 바람이 잘 통해서 환하고 깨끗해요.
햇살 선교원은 이름만 햇살이지 지하에 있어서
온종일 빛도 안 들어오고, 지하라 눅눅하고 큼큼한 곰팡이 냄새가 나요. “
” 그럼 엄마한테 너도 유치원에 보내 달라고 해.
아빠가 사우디에서 돈은 넉넉히 보내 줄텐데. “
과일 할머니가 눈이 동그래져서 말하신다.
“ 할머니, 엄마는 절대 저를 유치원에 보내지 않을 거예요. ”
“ 왜? ” 이번엔 야채 할머니다.
“ 큰 오빠랑 언니들 두 명 모두 햇살 선교원 출신인데 나만 유치원에 다니면
분명 둘째 언니가 왜 나만 유치원에 보내주냐며 난리를 칠 거예요.
가정의 평화를 중시 여기는 엄마가 나만 특별 대우해 줄 리는 없어요. “
“ 하긴 그래. 막내라고 너만 잘해주면 오빠랑 언니들이 섭섭하겠지. ”
“ 아무래도 그렇겠죠? ”
“ 그건 네 엄마가 옳게 행동하는 거야.
우리 엄마가 나 어렸을 적에 오빠만 학교 보내주고,
여자인 나는 학교 다닐 필요 없다고 집안일이나 하라고
학교에 안 보내줘서 얼마나 속이 상했는데
자식들끼리 차별을 하면 형제 자매간 우애도 사라진다.
오빠랑 우리 자매들은 연락 안 하고 산다. 너희 엄마가 잘하는 거야. “
딸이라 설움을 많이 당하신 야채 할머니가 눈에 불을 켜고 침을 튀기며 엄마 역성을 드신다.
아무래도 둘째 주아 언니에게 감정 이입을 한 것 같다.
“ 그래, 현아야 그냥 올 해만 선교원에 다녀라.
자꾸 조르면 네 엄마가 속상하시겠다.
근데 너네 오빠랑 영아는 점잖은데 왜 그렇게 둘째 주아가 속이 좁냐? “
“ 아니지, 그건 주아가 속이 좁은 게 아니야.
현아 엄마가 엄마로 처신을 잘하는 거라니까. “
“ 아니, 이 놈의 할망구가 왜 이렇게 흥분을 해서 난리야?
가뜩이나 애가 속상해서 축 쳐져서 왔는데. 야채나 팔아. 어서 “
야채 할머니가 자꾸 나에게 퉁을 주자, 과일 할머니가 야채 할머니를 쏘아붙이신다.
“ 그러게 말이에요. 우리 주아 언니가 나잇값을 못하는 지
중학교 1학년이 도대체 왜 이렇게 나를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지
이해가 안 가요. "
" 막내고 나이 터울도 많이 지는 동생인데 좀 봐주면 얼마나 좋을까? ”
“ 제 말이요. 할머니. 저 이제 집에 들어갈게요. ”
“ 그래, 올해만 엄마 말 듣고 선교원에 다녀. 시간 후딱 지나간다.
나도 보자기 둘러메고 소학교 다니던 때가 어제 같았는데 벌써 칠십이 다 돼간다.
현아야, 하루하루 재미있게 놀아. 친구들하고 “
“ 네 ”
“ 그래, 현아야,
이 할미가 자꾸 어렸을 때 서러운 기억이 나서 너한테 그랬네.
엄마도 많이 속상하실 테니까 너무 조르지 마. 알았지? “
“ 자, 이거 먹고 ”
과일 할머니가 연두색 꼭지를 따 더니 뻘겋고 울퉁불퉁한 딸기를 내 입에 넣어 주신다.
새콤하고 달달한 딸기가 들어오니 입 안이 알싸 해지며 볼 쪽의 살들이 얼얼하니 기분이 좋다.
“ 감사합니다. ”
역시나 나를 위로해주고 내 맘을 알아주는 건 과일, 야채 할머니들이다.
“ 하여간 이 놈의 할머니가 주책이야.
애가 속상해서 오면 일단 달래 주는 게 먼저지.
왜 자기 신세한탄을 하고 있어. 애한테 “
” 아니 내가 뭐 틀린 말 했어? 현아 엄마가 잘하고 있구먼.
쟤도 6살인데 이제 엄마 맘도 이해를 해야지. “
과일 할머니와 야채 할머니가 길에 나란히 앉아서 여전히 입씨름 중이시다.
할머니들 앞에서 아줌마들이 커다란 대야에 담긴 야채랑 과일 가격을 물으셔도
말싸움을 벌이느라 정신이 없다.
나는 어둡고 깜깜한 곳을 가장 무서워한다.
그런 곳에 잠시라도 있으면 그날 밤은 꼭 가위에 눌린다.
선교원이 그나마 지하 입구에라도 있으면 빛이 살짝이라도 들어와서 다니기 쉬운데
불행인지 다행인지 지하 1층 복도 끝 가장 깊은 곳에 있어 365일
낮인지 밤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로 어둡다.
오빠는 고등학교에 언니들은 중학교에 일찍 등교하고,
여성 센터에서 수업을 듣는 우리 엄마는 반장이라
일찍 수업이 있는 날은 미리 가서 준비를 해야 했으므로
엄마는 나를 선교원에 등원 시간보다 한 시간 정도 일찍 들여보냈다.
10시에 하루 일정이 시작돼서
선생님들은 9시에, 대부분의 아이들은 9시 30분이 돼야 도착했고
가끔 내가 선생님보다 먼저 도착하는 날이면
나는 혼자 어두운 복도를 걸어가면서 차례로 불을 켜고 교실로 들어가야 했다.
그나마 창문으로 거미줄 같은 빛이 살짝 들어오면 덜 무섭지만
날이 흐리거나 비가 오면 복도가 정말 칠흑같이 깜깜해서 다리가 덜덜덜 떨려왔다.
우리 사랑반 교실은 지하 2층 계단과 연결되어 있어
더 어둡고 지하 2층에서 목사님이 말씀하신 사탄들이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게다가 사랑반 교실 전등 스위치는 벽 안쪽 높은 곳에 달려 있어서
키가 작은 내가 스위치를 찾으려면 어둠 속에서 벽을 한 참이나 더듬어야 했다.
교실 안은 너무나 깜깜하고 음침해서 촉감만으로 스위치를 찾을 때면
어김없이 전설의 고향 한 장면이 떠올랐다.
‘ 깜깜한 밤 흉가 속에 들어간 선비가 등잔불을 켜기 위해 벽을 짚고 돌아다니면
점잖은 선비 등 뒤에서 그를 쫓아다니던 귀신들의 하얀 손과 피 묻은 손톱 ‘
나는 그 장면이 떠올라 일찍 도착하는 날에는 복도에 들어가지 않고
교회 마당에서 친구들이나 선생님이 올 때까지 계단에 쭈그리고 앉아 기다려야 했다.
복음 유치원은 밖으로 창이 다 있어서 항상 환하고 밝아
영화를 보려고 커튼을 치지 않는 한 어두울 리는 없었다.
나 혼자 교실에 있어도 무섭지는 않을 것 같았다.
엄마가 속상해할까 봐 선교원에 가기 싫은 이유를 차마 말하지는 않았다.
나도 점박이 호달이, 두영이가 다니는 밝고 환한 유치원에 다니고 싶었다.
그러면 가위에 눌리지 않을 것 같고 더 이상 오줌을 싸지 않을 것 같았다.
선교원에는 철천지 원수 경화가 다니고 있고
그 계집애가 얼마나 내 속을 뒤집을지 보지 않아도 눈에 선했지만
유치원에 다니면서도 그 애를 골탕 먹일 방법은 충분히 있었다.
“ 엄마, 나 선교원 안 다니고 싶어. 그만 다닐래. “
“ 너 선교원 안 다니면 매일 집에 혼자 있을 거야?
엄마는 맨날 센터에 수업받으러 다녀야 하는데
언니랑 오빠는 학교에 있는 동안 어떻게 너 혼자 있어? 안돼, 다녀 “
“ 그럼 나 유치원으로 유치원으로 보내줘. 거긴 호달이랑 두영이 있단 말이야.
우리 집이 호달이랑 두영이네 집 보다 더 부자라면서 근데 왜 선교원에 보내? “
“ 현아야, 아빠가 힘들게 일해서 보낸 돈인데 아껴야지.
게다가 오빠랑 언니들 교육비에 생활비 할머니한테 돈도 드려야 하고
올 해만 선교원에 다니고 내년엔 유치원으로 보내 줄게. “
“ 싫은데. 나도 호달이랑 두영이랑 같이 유치원에 다니고 싶은데.
엄마, 그럼 올 해는 그냥 집에 있고, 내년에 다닐 게. ”
“ 6살인데 너도 집에만 있으면 안 돼. 친구들 사귀는 법도 알아야 하고
맨날 어른들하고만 지내면 안 돼. 정 싫으면 올해는 선교원 다니고
내년에는 유치원에 보내 줄게. ”
“ 알았어. 그럼 엄마가 선생님이 올 때까지 꼭 내 옆에 있어 줘.
선생님도 없이 나 혼자 있으면 무섭단 말이야.
친구들은 맨날 10시가 돼서야 오는 데 ”
" 알았어. 엄마가 너무 일찍 보내지 않을게. “
엄마가 나를 일찍 선교원에 보내지 않는 조건으로 선교원에 계속 다니기로 했다.
내 예상대로 선교원은 지루했다.
선교원에 다니는 내 목표는 선교원이 아닌
경화의 속 뒤집기로 지루함 따위는 참아내야 했다.
월요일과 금요일 아침마다 우리는 예배를 드려야 했고
목사님의 월요일 예배는 너무 길고 지루해서 꾸벅꾸벅 조는 애들이 많았다.
엄마를 졸라 월요일이면 점심시간쯤 도착하기로 합의를 봤다.
선교원의 점심과 간식은 엄마가 차려주는 밥 보다 맛있을 때가 많았다.
금요일에 전도사님이 하시는 예배는 짧고 재미있는 얘기가 많아서 그나마 참을 수 있었다.
선교원에는 친구들이 있긴 했지만
그 아이들의 말이나 행동은 유치하기 짝이 없어서
나는 말도 걸지 않고, 그 애들의 모습을 관찰한 후
그 애들의 다음 행동을 예측하곤 했다.
그것이 나에겐 놀이였고, 놀이보다 더 즐거웠다.
때때로 정말 재미있어 보이는 놀이를 할 때는 친한 척 다가가서 슬쩍 끼곤 했다.
그래도 순진한 그 아이들은 나와 잘 놀아주었다.
나이가 한 참위의 언니 오빠들이랑 놀거나
동네 어른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훨씬 재미있고 들을 만했다.
동갑 아이들의 딱지나 만화, 인형 놀이와 이야기는 내 호기심을 자극하지 못했다.
유치한 아이들과 유치한 대화를 나누어야 한다니
생각만 해도 나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그러던 어느 날 동주 김동주가 내 옆으로 슬쩍 다가왔다.
“ 네 이름이 현아, 민현아지? 나 너 알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