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6 질투심에서 시작되었을까?

영자 이야기

by 옥상 소설가



삼일 째 가게에 나가지 않았다.

‘ 가게에 왜 나오지 않아? ‘ 는 지후의 전화는 오지 않았다.


독서실 수입은 은행으로 입금되고 있었다.

내일이면 제사인데 내일 지후와 은서가 올지 궁금은 했으나 나 또한 전화는 하지 않았다.

‘ 오면 오고 안 오면 마는 거지. 괘씸한 것들

어디서 감히 시어미한테, 나한테 ‘

남편에게 아이들과의 일은 자세히 말하지는 않았다.

내일 무슨 말이 있겠지. 오늘 하룻밤만 자면 되겠지.

밤새 잠을 뒤척였다.

지후가 상처를 입었을 거란 예상은 했다.

철썩 같이 믿고 있었을 텐데.

삼 년후에 왜 남편은 가게며 집을 주겠다는 말을 해서,

지키지도 못할 말을 해서 이 사단을 만드는 가?

그래도 어쩔 텐가? 이제 어쩔 수 없지.

내 노후를, 남편과 나의 노후를 아들에게 맡길 수는 없지 않은가? ‘

모두들 미리 입을 맞춘 듯 말하곤 했다.

죽을 때까지 돈을 들고 있어야 한다고

돈이 자식 노릇을 하게 하는 거지. 스스로 자식 노릇을 하는 애들은 없다고

목숨 줄 붙들 듯 돈줄을 꽉 잡고 있으라고

그래야 자식들이 함부로 하지 못한다고

돈을 받기 위해 한 번이라도 더 찾아오고, 다정한 말 한마디라도 건네는 거라고

사거리에 있는 큰 가게는 지후에게

역 앞에 비교적 작은 가게는 현우

대방동에 있는 빌라는 현우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는 지후에게 주기로 마음은 먹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분명 우리가 죽을 무렵 해야 할 정리이다.

삼 년 후라고 내가 말한 적은 없다.


‘ 남편이 말한 것을 왜 내가 지켜야 하는 가? ’


지후가 남편의 퇴직금 6천만 원으로 이렇게 불려놓은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고

그걸 모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 내 공이니 내 몫을 이제 달라. ’ 는 지후의 태도는 받아들일 수 없다.

더군다나 며느리가 나한테 득달 같이 달려드는 상황에서 지후는 나의 편을 들어주지도 않았다.

내가 자기를 어떻게 키웠는데.

남편과의 불행한 결혼 생활을 참아가며 키웠는데

그것도 몰라주고 이제 와서 마누라 역성을 들다니, 용서할 수 없었다.

아들은 장가가면 끝 이라고 하던데 그 말이 맞았다.

지후는 마누라 치마폭에 쌓여서 이제 이 에미의 말은 듣지도 않는다.

힘들고 서러웠던 과거는 나만 기억하고 있었다.

지후는 기억 상실증 환자처럼 현재만 기억하고 과거는 기억하고 있지 않은 듯했다.


‘ 그래 그렇다면 나도 너를 잊어야지. ’

빨래 개듯 지후에 대한 미련을 애정을 차곡차곡 접어놓는다. 접어서 장롱 안에 깊이 넣어야지.

이 서운한 마음이 풀릴 때까지

잘못했다는 말을 할 때까지 꺼내지 말아야지.


‘ 현우나 얼른 장가보내야겠다.

그리곤 떠나야지. 한적한 시골 생활을 여유롭게 즐겨야겠다. ‘

행복한 전원생활을 떠올린다.

예쁜 황토 집을 짓고, 햇볕이 가득 들어오는 통 창문에, 마당에는 과실수를 심고

작은 텃밭을 일구고 살아야지.

가게에서 나오는 월세는 남편과 내가 쓸 생활비로 충분했다.

가끔 손주들이나 친척들이 놀러 오면 용돈도 줘야 하고


굳이 대방동에 있는 가게는 일일이 손보지 않고 신경 쓰지 않아도 야무진 지후나 은서가 잘 관리하겠지.

어쩔 거야? 그 가게며 아파트를 받으려면 고분고분해야지.

입가엔 승자의 미소가 흘렀다.


‘ 바보 같은 것들, 미련한 것들

이미 승자가 정해진 게임에서 이기려고 발악을 해봤자

더 아프기만 하고, 비참한 것을

돈 줄을 쥐고 있는 나를 거스르는 것은 자기들 손해라는 것을 모르고 있는가?

순간적인 자존심이나 허세는 미래를 초라하게 한다는 것을 '


지후나 며느리는 모르는 듯했다. 쯧쯧쯧 혀를 찼다.

내일이면 내 앞에 와서 미안하다고 잘못했다고 빌겠지.

그럼 나는 다시는 그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내 마음을 한 번만 더 상하게 하면 너희는 내 자식이 아니라고

없는 셈 치겠다고 이번 일은 용서하겠다고 자애롭게 말해야지. ‘


현관 벨이 울렸다. 남편이었다.


“ 왜 이렇게 늦게 나와? 내일이 제사인데 준비는 다 돼 가는 거야?

은서는 안 왔어? 와서 같이 준비를 좀 해야 하는 거 아니야? “

“ 이번에 간단하게 지내려고 오늘은 내가 오지 말라고 했어요.

우리도 이제 제사 좀 그만 지냅시다. 이제 40년이나 다 돼가는 데

제사를 안 지낸다고 해서 욕 할 사람 없으니 그만 지내요.

죽은 사람 제사 지내다 산 사람이 죽게 생겼으니 “

“ 왜? 지후가 뭐라고 해? 아님 은서가 뭐래?

그런 말 하지 말아. 다 조상이 돌봤으니 우리가 이만큼이라도 사는 거야.

나 죽을 때까지는 제사 지내야 해. 내가 죽고 나면 이제 멈추든가. “


봉침을 놓듯 남편은 나를 쏘아댄다.

다정한 말은 아내를 위하는 말은 배워 본 적이 없는 사람처럼 우수수 자기 말만 쏟아내고 욕실로 들어간다.

그러거나 말거나 저 양반 마음이고, 거실에 누워 잠을 청한다.

안방에서 잠을 자자니 속에서 열이 뻗쳐 괜히 베란다 창문을 열었다 닫았다 한다.

그래도 답답한 마음을 시원해지지가 않는다.


‘ 아무리 그래도 잘못했다는 전화 한 통이 없구나. 매정한 놈 같으니라고 ’


서운한 마음이 든다.

오늘 밤도 잠이 들기는 틀린 모양이다.

현우는 요 며칠 또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 아직도 그 아가씨랑은 정리가 되질 않았는지.

말을 걸어도 잘하지 않고, 집에도 들어오질 않는다.

어느새 나는 까무룩 잠이 들었다.



시장이나 가야겠다.

항상 정종이나 과일은 은서가 사 왔으니

나물이나 겉절이 무칠 배추만 사 오면 되었다.

‘ 은서가 오긴 오려나? 지후는 분명히 올 거고

낮에 은서는 피곤하면 오지 말라고 지후에게 전화했으니 걔는 안 올 수도 있고

안 와도 상관없지만

진짜 안 온다면 이제 너는 끝이지. 내 며느리로서는 끝인 거야.

나중에 후회를 해도

그때는 싹싹 빌어도 소용없다.

너는 내가 얼마나 무서운 여자인지 모른다. ‘


4시가 조금 넘어 벨이 울린다.

현우가 이제야 들어왔다.

아침부터 들어오라고 계속 문자며 음성 메시지를 남겼더니 겨우 기어들어왔다.

퇴근시간이 되어서야 은서가 들어왔다.

별다른 기색은 없다.


“ 왔니? ”

“ 네, 손 씻고 준비하겠습니다. ”

주방에서 서로 필요한 말만 주고받았다.

살가운 미소나 불필요한 안부 따위는 없었다.

사하라 사막처럼 건조한 말과 단단한 기둥처럼 형식적인 대화만이 있었다.

전에 제사를 준비하면

은서는 회사에서 있었던 일이나 시시콜콜한 얘기를 하면서 나를 웃기곤 했다.

웃느라 배가 아파서 제사 준비를 멈춘 적도 있었고

내가 한백에서 지후를 방에서 혼자 낳은 얘기를 하면

은서는 자기가 애를 낳는 것 마냥 서럽게 소리를 내어 울었다.

벌게진 눈으로 나를 언니처럼 안아주곤 했다.

가끔 힘든 일을 하고 있으면 뒤에서 나를 안고

‘ 어머니 고생하셨으니 이제 그만 쉬세요. 제가 할게요. ’


다정하게 말하던 아이였다.

‘ 딸이 있으면 이런 기분이구나

무뚝뚝한 아들과는 정말 다르구나. ‘


마음을 어루만지고 상처를 치유해주는 것이 사람에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해 주었다.

은서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철이 들고, 속이 꽉 찬 아이였다.

나의 감정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배려하는 아이였다.

그래서 사부인이 쓰러졌을 때 달려간 은서가

간병하느라 자리를 비운 은서가 미웠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은서를 뺏겼다는 사부인에 대한 질투심 인지도 모른다.

‘ 이 아이 때문에 행복한 적이 있었는데 왜 이렇게 틀어져 버린 걸까? ‘

“ 어머님, 제가 나물을 볶을 까요? ”

“ 그래라. 네가 해라.

난 국을 끓이고 갈비찜을 할 테니 너는 나물을 다 볶고 나면 전을 붙여라. “


말없이 은서는 일만 했다.

일을 하다 물어야 할 것이 있으면 질문만 하고 답만 들었다.

눈 맞춤을 피하려 방바닥만 바라보고 일을 했다.


‘ 무슨 말이 나올까? ’ 두려워 일부러 대화를 하지 않으려는 느낌도 받았다.


“ 어머님, 며칠 전에는 제가 잘못했어요.

제가 너무 버릇없이 행동했어요. 집에 가서 후회했어요.

용서해주세요. 다시는 그런 일이 없을 거예요. “


은서가 말이라도 해주면 나는 다 잊고 인자한 시어머니로 돌아가려고

퇴근해서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는 은서를 보고 내 마음은 바뀌었는데

말라비틀어진 북어처럼 은서에게는 물기나 온기가 전혀 없었다.

그런 은서가 야속했다.


우리는 그렇게 제사 준비만을 하고

주방에서 동선이 엉킬까 두려워 서로의 움직임을 살피며

눈빛을 피하며 한 공간에 머물고 있었다. 서로의 숨소리만 들으며 조심하고 있었다.

어서 지후나 남편이 들어오길 기다리고

제사가 끝나기를 바라고 있었다.


지후와 남편이 들어왔다.

양복을 갈아입고

현우가 세 남자가 나란히 절을 한다.

제사상을 물리고 음식들을 밀폐용기에 차곡차곡 넣는다.


“ 은서야, 가져가서 먹을래? ”

“ 아니요, 가져가지 않겠습니다. ”

“ 그래라. 그럼 ”

“ 아버지, 어머니 이리 와 앉으세요. ”


지후가 우리를 불러 앉힌다. 저번 일을 얘기하려나 보다.


‘ 그렇지 사과를 해야지, 나한테 잘못을 빌어야지 ‘

은서와 현우 모두 거실에 앉았다.


“ 아버지, 저한테 삼 년 후에 가게를 주신다고 약속하셨는데

그 약속 지키실 수 있나요? “

“ 뭐라고? 갑자기? 이게 왠? 무슨 일 있었어? 왜 그러는 거냐? ”

“ 제가 얼마 전에 대학 동창들을 만났는데 친구들은 모두 사회에서 제 몫을 가지고 일을 하고 있었어요.

공부할 때는 나보다 떨어지는 아이들이었는데

지금은 가게를 하는 저를 한심하게 봅니다.

말로는 ‘ 사장님, 사장님’ 하지만 그렇게 보지 않는다는 걸 느낄 수 있어요.

실제로도 그렇고요.

하루 종일 빛도 들어오지 않는 이 독서실에 앉아있으면 숨통이 막혔어요.

그래도 제가 모든 걸 포기하고 걸었던 가게라

열심히 꾀부리지 않고 일했어요.

며칠 전에 엄마한테 사거리에 있는 가게 명의를 제 앞으로 해달라고 했어요.

엄마는 안된다고 하셨는 데 아버지도 같은 생각인지 여쭤 보는 겁니다. “

“ 갑자기 왜 명의는 달라고 하는 거니? 내가 준다고 했잖아.

너 나를 못 믿는 거니? 삼 년 후에 분명히 준다고 했으니 엄마 말처럼 기다리면 되는 거지?

왜 갑자기 명의를 달라고 하니? “

“ 어차피 주실 거고, 가게에서 나오는 수입이며 월세는 이전처럼 두 분이서 다 관리하시면 돼요.

저는 그냥 명의만 갖고 싶어요. 내 것이라는 것을 하나 갖고 싶어요. “

“ 지후야, 알아.

네가 얼마나 열심히 일했는지. 나도 이제 와서는 후회가 된다.

그때 너를 대학원에 보내든 취직을 시켰어야 했어.

모든 것을 다 준다고 해도 미안한 마음이 든다. “

“ 네, 아버지, 저 정말 열심히 살았어요. 다 포기하고 우리 식구들만 생각하고

눈 감고 귀 막고 그렇게 살았어요. “

“ 그런데 지후야, 가게 명의를 너한테 줄 수는 없다.

너랑 은서는 둘 다 젊어. 둘 다 영리하고 야무지니 이 가게가 없어도 잘 살 수 있어.

너도 알다시피 현우는 벌어 놓은 것이 하나도 없다. 능력도 없고

빌라는 현우가 장가가면 그 집에서 살게 하고, 역 앞에 작은 가게도 현우를 주자.

대신 이 아파트랑 사거리 가게는 너를 줄 게.

현우 , 너 동의하지? 형한테 그렇게 줘도 넌 불만 없지? “

“ 네, 저는 괜찮아요. ”


“ 지후야, 명의는 말 그대로 명의이고

우리가 죽으면 다 네 것인데 그게 무슨 의미가 있니?

나중에 좋은 것은 너 줄 테니 나를 믿고 기다려라. “

“ 아버지 그럼 왜 삼 년 전에 저한테 주신다고 하셨어요? 그때 왜 그렇게 말씀하셨어요? ”

“ 그때는 그런 생각이었는데, 주변에서 다들 말리더라.

돈을 자식에게 넘기면 안 변하는 자식은 없다고, 너랑 은서는 이 가게가 없어도 잘 살 수 있다.

없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벌어서 살아. 그리고 노후에 이걸 받으면

네 동창들이나 친구들 모두 너를 부러워할 거다. 나를 믿고 기다려. “

“ 아버지, 제가 싫다고 하면요? 저는 명의를 받고 싶습니다. 제 것을 가지고 싶습니다.

저를 못 믿으세요? 제가 명의를 받으면 돈이며 다 가로챌 것 같으세요? ”

“ 네가 아무리 그래도 나는 줄 생각이 없다. 나이가 들면 돈이 전부야.

늙은이한테는 돈 줄이 목숨 줄이나 마찬가지야. “

“ 아버지, 그럼 저는 뭐가 되는 거죠?

저는 두 분 믿고 다 포기했는데 제가 지금 얻는 건 뭐죠?

왜 지키지도 않을 약속을 하신 거죠? “

“ 너 갑자기 왜 그러는 거냐? ”


남편의 언성이 높아졌다.

눌렀다, 눌렀다 터지는 화산처럼 남편의 거칠고 짜증 나는 말투가 시작됐다.

“ 왜 그렇게 말귀를 못 알아들어?

넌 내 말을 못 믿니? 준다고 하잖아.

그런데 갑자기 와서 달라고 하면 내가 너한테 빚진 거 있니?

이게 다 니 재산이야? 네가 이렇게 말하면 내가 옳거니 하고 줄 것 같아?

좋게 말할 때 들어야지. 이게 다 네가 벌어 놓은 거야?

얌전히 있으면 알아서 다 나눠 줄 텐데 왜 달라고 이 난리야? “


남편은 호통을 치고 있었다.


“ 형, 그만해. 이렇게 해서 좋을 것 없어.

엄마, 아빠 속상하게 하면 나중에 형 후회하게 될 거야. 후회할 짓을 왜 해? “


안타까운 듯 현우가 거든다. 둘째 현우라도 있으니 다행이지.


“ 도련님, 형한테 그렇게 말하지 마세요.

형이 도련님한테 그런 충고들을 만큼 못난 사람 아니에요.

어디서 충고예요? 도련님이나 제대로 살고 말하세요. “

현우는 움찔 놀라 은서를 쳐다본다.


“ 다시 한번 형한테 그렇게 말하면 내가 가만있지 않을 거예요. ”

‘ 이것이 어디서 버릇없이, 감히 내 아들한테 ’

“ 야, 너 어디서? 어디서 배워먹은 버르장머리야? 감히 시동생한테

현우가 형한테 그런 말도 못 해?

형이 잘못하니 현우가 그렇게 말할 수도 있는 거지

네가 뭔데 얘한테 그런 말을 하라 마라야. 네가 뭔데? “

“ 도련님은 형한테 그런 말 할 자격 없어요.

제가 이 자리에서 일일이 다 말해야 하나요? 도련님이 어떤 식으로 살았는지? “

“ 네가 뭔데?

지후 너, 자꾸 이딴 식으로 나올 거야?

네가 나나 아빠 뜻 거스르면 어떻게 될 것 같아? 머리가 그렇게 나빠?

나는 다시 너 안 볼 거야. 큰 아들은 없는 셈 치고 살 거야. “

도대체 이게 웬 난리니?

우리가 너한테 사기 쳤니? 몹쓸 짓이라도 한 거야?

너 왜 자꾸 내 속을 뒤집는 거야?

너, 나나 아빠 안 보고 살 거야? 우리랑 인연을 끊을래?

너 그게 무슨 의미인 줄 알아?

가게고 아파트 아무것도 너한테 안 줘. 못 줘.

이렇게 굴 거면 당장 나가라. “


“ 아버님, 지금 모아 논 재산은 아버님 어머님 재산이 아닙니다.

두 분이 모아놓은 재산이라면 한 푼도 주지 않아도 할 말 없습니다.

달라고 말할 만큼 염치가 없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이건 유산이 아닙니다.

두 분이 모아놓은 재산이 아니란 말입니다.

지후 씨가 인생을 걸고 벌어놓은 돈인데

두 분은 지후 씨를 마치 부모님 유산 때문에 싸우는 유치한 사람으로 만드시네요.

제가 참을 수 없는 건

두 분은 돈으로 지후 씨를 조정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계시는 거예요.

이 돈 받고 싶으면 우리말 잘 들어라. 지후 씨를 우습게 아는 것 같아요.

아들한테 이렇게 대하시면 안 돼요. “


“ 이게 어디서 훈계 질이야? 네가 못된 짓을 하니 우리 집안이 이런 거지.

너 때문에 이렇게 싸움이 난다. 네가 아주 못돼 먹어서 그래. ”

“ 아니요, 어머니 제가 못 된 게 아니에요. 못된 사람은, 나쁜 사람은 어머니예요.

사실을 알면 저를 욕할 사람은 없어요. 부끄러운 줄 아세요.

나중에 후회하실 거예요. 아들 맘 이렇게 아프게 한 거. “

“ 그만, 그만, 그만 들 해. 이게 무슨 막장 드라마도 아니고

지후 너 이렇게 계속할 거야?

니 처가 이렇게 네 엄마한테 막말을 해도 그냥 둘 거니?

결정해라. 너 이렇게 행동할 거니? 아님 잘못했다고 할 거니?

지금 이렇게 행동하면 너는 없는 샘 칠 거다.

내 자식이 아니라고 칠 거야.

그럼 너는 아무것도 없는 거야. 한 푼도 주지 않을 거니까. “


남편과 나는 지후를 쳐다보았다.


‘ 이제라도 빌어라. 지후야.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용서 하마. 납작 엎드리고 잘못을 빌어라.

그래야 너도 나도 우리 모두 행복하다.

저것만 없어지면 우리는 모두 행복 할 수 있다. '


“ 네, 알겠습니다.

아버지, 저 독서실 일은 이제 그만하겠습니다.

제가 구인 사이트에 직원을 구한다는 글을 올리겠습니다.

며칠간 교육시켜서 독서실 일 잘 돌아가게 하겠습니다.

현우도 그동안 일한 세월이 있으니 어느 정도는 알 거고

지금이라도 공부해서 자격증 따고 나서 중소기업이라도 들어가겠습니다.

가게며 아파트 빌라 모두 현우에게 주세요.

이제 다 알겠고, 필요 없습니다.

지나간 시간은 인생 공부했다고 여기겠습니다.

부모님 없다고 생각하고 살겠습니다. “

'세희야, 나가자. ' 지후는 은서를 데리고 나가버렸다. 그렇게 나가버렸다.

풀 먹인 삼베옷처럼 꼿꼿하고 칼칼했던 남편은 소파에 주저앉아 한숨을 쉬더니

방으로 들어가 자리에 누워버렸다.

현우는 쭈뼛거리다 제 방으로 들어가 버렸고, 지후의 단호한 말에 놀란 내 마음은

서러움에서 차츰 분노로 변해 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다 저 아이 때문이다. 다 저 아이가 들어와서 나와 지후 사이를

우리 집안을 망쳐놓았다.

나는 이대로 내 아들을 뺏기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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