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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옥상 소설가 Sep 30. 2022

너를 사랑한다

너를 사랑한다

그러나 나는 '나'를 '너' 보다 더 사랑한다

만약 네가 너보다 더 나를 사랑한다는 것이 서운하다 할지라도

어쩔 수 없어

나는 내가 나를 사랑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으니까


'너' 보다 더 '나'를 사랑하는 것은 사랑이 아닐까?

그렇다면 아까 내가 느꼈던 그 감정은 사랑이 아닐까?


잠시 전의 네가 요즘 자꾸만 넘어진다고

이러다가 죽을지도 모르겠다고 했을 때

나는 왈칵 눈물이 나려고 했어

네가 없어지고 혼자 남은 나를 생각했을 때

나를 떠나고 세상에서 사라져 버릴 너를 상상했을 때

그것만으로도 참을 수가 없어 눈물이 터져버리려고 했지

너를 차마 안아주지는 못하고

너의 어깨를 움켜쥐고 네 앞에 서 있었지

더는 내 눈물을 보여주기 싫어

너를 꽉 안아주지 못하는 용기 없는 내가 미워

나를 원망하고 있었지


이건 사랑이 맞는 것 같은데

내가 이기적인 걸까?

이건 사랑이 아닌 걸까?


하지만 그래도 상관없어

나는 너 역시 나처럼 이기적이었으면 좋겠어

그것이 이기적이라면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고 할 지라도

네가 나 같은 사람이라도 상관없어

그런 너를 나는 사랑하니까

이기적인 너와 나는 참을 수 없어

서로를 사랑하니까

네가 나보다 더 너를 사랑했으면 좋겠어

네가 너를 누구보다 아끼고 사랑했으면 좋겠어


만약 내가 너에게 상처가 되는 사람이라면

너에게 기쁨보다 아픔을

행복보다 불행을

즐거움보다 고통을 주는 사람이라면

네가 나를 홀가분히 떠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좋겠어

내게 야멸찬 말을 내뱉고, 나를 욕하고

이별을 선언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좋겠어


너는 나를

나는 너를

사랑해주었으면 좋겠어

아껴주면 좋겠어

자신을 누구보다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이라면 좋겠어

나는 너를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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