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사랑한다
그러나 나는 '나'를 '너' 보다 더 사랑한다
만약 네가 너보다 더 나를 사랑한다는 것이 서운하다 할지라도
어쩔 수 없어
나는 내가 나를 사랑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으니까
'너' 보다 더 '나'를 사랑하는 것은 사랑이 아닐까?
그렇다면 아까 내가 느꼈던 그 감정은 사랑이 아닐까?
잠시 전의 네가 요즘 자꾸만 넘어진다고
이러다가 죽을지도 모르겠다고 했을 때
나는 왈칵 눈물이 나려고 했어
네가 없어지고 혼자 남은 나를 생각했을 때
나를 떠나고 세상에서 사라져 버릴 너를 상상했을 때
그것만으로도 참을 수가 없어 눈물이 터져버리려고 했지
너를 차마 안아주지는 못하고
너의 어깨를 움켜쥐고 네 앞에 서 있었지
더는 내 눈물을 보여주기 싫어
너를 꽉 안아주지 못하는 용기 없는 내가 미워
나를 원망하고 있었지
이건 사랑이 맞는 것 같은데
내가 이기적인 걸까?
이건 사랑이 아닌 걸까?
하지만 그래도 상관없어
나는 너 역시 나처럼 이기적이었으면 좋겠어
그것이 이기적이라면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고 할 지라도
네가 나 같은 사람이라도 상관없어
그런 너를 나는 사랑하니까
이기적인 너와 나는 참을 수 없어
서로를 사랑하니까
네가 나보다 더 너를 사랑했으면 좋겠어
네가 너를 누구보다 아끼고 사랑했으면 좋겠어
만약 내가 너에게 상처가 되는 사람이라면
너에게 기쁨보다 아픔을
행복보다 불행을
즐거움보다 고통을 주는 사람이라면
네가 나를 홀가분히 떠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좋겠어
내게 야멸찬 말을 내뱉고, 나를 욕하고
이별을 선언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좋겠어
너는 나를
나는 너를
사랑해주었으면 좋겠어
아껴주면 좋겠어
자신을 누구보다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이라면 좋겠어
나는 너를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