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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옥상 소설가 Nov 16. 2022

달과 6펜스 part-1

좋았던 구절들

1.

작가란 글쓰는 즐거움과 생각의 짐을 벗어버리는 데서 보람을 찾아야 할 뿐 다른 것에는 무관심하여야 하며

칭찬이나 비난 성공이나 실패에는 아랑곳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나 자신의 즐거움이 아닌 어떤 것을 위해 글을 쓴다면 정말 세상에 둘도 없는 바보가 아니겠는가


지혜로운 이들은 점잖게 자기들의 길을 간다

그들의 그윽한 미소에는 너그러우면서도 차가운 비웃음이 깃들여 있다


말하는 당사자에게는 자못 새롭게 여겨지는 용감한 말도 알고 보면 그 이전에 똑같은 어조로 백번도

더 되풀이되었던 말이다

추는 항상 좌우로 흔들리고 사람들은 같은 원을 늘 새롭게 돈다


5.

하지만 동점심을 발휘한다는 것은 하나의 미덕이나 그것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 미덕을 남용하는 수가 많다

그런 사람들은 친구의 불행을 보면 제 장기를 발휘할 셈으로 사정없이 덤벼드는데 그 탐욕스러움에는 어쩐지 아귀같은 데가 있다

동점심을 유정의 석유처럼 분출하는 것이다


10

세상 평판은 여성의 가장 내밀한 감정에도 위선의 그림자를 드리우는 법이다


나는 인간의 천성이 얼마나 모순투성이인지를 몰랐다

성실한 사람에게도 얼마나 많은 가식이 있으며 고결한 사람에게도 얼마나 많은 비열함이 있고 불량한 사람에게도 얼마나 많은 선량함이 있는지를 몰랐다


12

사람이 남들의 비난을 의식하면서도 과연 편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요?

정말 아무렇지 않으리라 장담하는 겁니까?

누구에게나 양심같은 것이 있는 법 아닙니까?


14

삶의 전환은 여러 모양을 취할 수 있고, 여러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어떤 이들에게는 그것이 성난 격류로 돌을 산산조각내는 대격변처럼 올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또 어떤 이들에게는 그것이 마치 방울방울 끊임없이 떨어지는 물방울게 돌이 닳듯이 천천히

올 수도 있다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것은 대체로 자신을 속이는 말이다

그 말은 아무도 자신의 기벽을 모르리라 생각하고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한다는 것을 뜻할 뿐이다

또한 기껏해야 자기가 이웃의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다수의 의견과는 반대로 행동하고 싶다는 뜻을 나타낼 뿐이다

자기가 속한 집단의 경향이 탈인습적이라면 세상 사람의 눈에 자신도 쉽사리 탈인습적으로 비치기 마련이다

그렇게되면 터무니없는 자존심을 가지게 된다

위험 부담없이 용기 있는 행동을 함으로써 자기 만족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인정받고 싶은 욕망은 문명인의 가장 뿌리 깊은 본능 일 것이다


나는 남들의 의견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을 믿지 않는다

그것은 무지에서 오는 허세이다

그것은 남들이 자신의 조그만 잘못들을 비난할 때 그걸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뜻인데

그들은 아무도 그 잘못을 발견하지 못할 것이라고 철석같이 믿고 있다


양심이란 인간 공동체가 자기 보존을 위해 진화시켜 온 규칙을 개인 안에서 지키는 마음속의 파수꾼이라고 본다

양심은 우리가 공동체의법을 깨뜨리지 않도록 감시하는 우리 모두듸 마음속에 있는 경찰관이다

그것은 자아의 성채 한 가운데 숨어 있는 파수꾼이다

남의 칭찬을 바라는 마음이 너무 간절하고 남의 비난을 두려워하는 마음이 너무 강하여 우리는 스스로 적을 문안에 들여놓은 셈이다

적은 자신의 주인인 사회의 이익을 위해 우리 안에서 잠들지 ㅇ낳고 늘 감시하고 있다가 우리에게 집단을 이탈하려는 욕망이 생기면 냉큼 달려들어 분쇄해 버린다

양심은 사회의 이익을 개인의 이익보다 앞에 두라고 강요한다

그것이야 말로 개인을 전체 집단에 묶어두는 단단한 사슬이 된다

그리하여 인간은 스스로 제 이익보다 더 중요하다고 받아들인 집다ㅏㄴ의 이익을 따르게 됨으로써 주인에게 매인 노예가 되는 것이다


15

사람의 인격이란 하나로 통으로 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런 훌륭한 여자에게 그토록 깊은 앙심이 들어있는 것을 보고 가슴이 아팠다

한 인간이 얼마나 다양한 특질로 형성되는지 아직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이제는 한 인간의 마음안에도 좀스러움과 위엄스러움, 악의와 선의, 증오와 사랑이 나란히 자리잡고 있음을 너무도 잘 안다


세상 사람들이란 남의 넋두리에 금방 싫증을 내고 남의 재난은 되도록 보지 않으려 한다는 걸, 영리한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고통을 겪으면 인품이 고결해진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

행복이 때로 사람을 고결하게 만드는 수는 있으나 고통은 대체로 사람을 좀스럽게 만들고 앙심을 품게 만들 뿐이다


나는 그녀가 남편을 진심으로 좋아한 적이 있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대게 여자는 마음속으로 그것을 사랑이라고 생각하는데 나도 사랑이라는 것을 그 이상으로 치지는 않았다

그것은 포도 넝쿨이 아무 나무나 타고 자라듯 어떤 대상을 통해서도 일어날 수 있는 수동적인 감정이다

세상의 지혜는 그 감정의 힘을 힘을 알기 때문에 남자가 여자를 원하면 여자에게 그 남자와 결혼하라고 부추긴다

사랑은 나중에 절로 생기게 마련이라고 장담하면서 그것은 안정감에서 오는 만족, 재산에 대한 자랑스러움

누군가 자신을 원하고 있다는 느낌에서 오는 즐거움, 가정을 가졌다는 데서 오는 만족감 등이 어우러진 감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 감정은 사람을 기분 좋게 하는 허영심에서 비롯된 것에 지나지 않는데 여자들은 거기에 무슨 정신적 가치가 있으리가 생각한다

하지만 이 감정도 열정을 막아낼 방비책이 없다


물질이 대지와 맺었던 처음의 관계를 잃지 않고 그 자체의 혼을 아직 지니고 있던 때 그러니까 역사 초창기의 야성적 존재를 연상시키는어떤 사악한 요소를 그에게서 느꼈는지 모른다


사랑은 몰입하게 한다. 사랑하는 사람은 자기를 잊어버린다

사랑에 빠진 사람은 제 아무리 똑똑한 사람도 머리로는 알지 모른다 자기의 사랑이 끝날 것임을 깨닫지 못한다. 환상임을 알지만 사랑은 환상에 구체성을 부여해 준다

사랑하는 이는 사랑이 아무것도 아님을 알면서도 사랑을 현실보다 더 사랑한다

사랑은 사람을 실제보다 약간 더 훌륭한 존재 동시에 약간 열등한 존재로 만들어 준다

사랑에 빠진 사람은 이지 자기가 아니다

더 이상 한 개인이 아니고 하나의 사물, 말하자면 자기 자아에게는 낯선 어떤 목적의 도구가 되고 만다.


살다보면 사람들은 재앙을 몰고 올 짓을 늘 저지르지만 그러면서도 제 우행의 결과를 그럭저럭 피하는 수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앞서가는 문명에는 한참 뒤떨어진 이 조그만 마을에서는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한 해가 가면 또 다음 해가 찾아오고, 그러더가 이윽고 부지런히 일하면서 평생을 보낸 사람들에게 죽음이

휴식을 주기 위해 친구처럼 찾아온다.


* 스트로브

세상은 참 매정해

우리는 이유도 모르고 이 세상에 태어나서 이제 어디로 가야 하는지도 몰라. 그러니 겸손하게 살아야지

조용하게 사는 게 아름답다는 걸 알아야해. 운명의 신의 눈에 띄지 않게 얌전하게 살아야지

그리고 소박하고 무식한 사람들의 사랑을 구해야 하는 거야

그런 사람들의 무지가 우리네 지식을 다 함친 것보다 나아. 구석진 데서 사는 사람이나마 그냥 만족하면서

조용하게 그 사람들처럼 양순하게 살아가야 한단 말이야.  그게 살아가는 지혜야


사람들은 아름다움이란 말을 너무 가볍게 사용한다

말에 대한 감각이 없어 말을 너무 쉽게 사용함으로써 그 말을 힘을 잃어버리고 있다.

별것 아닌 것들을 기숙하면서 온갖 것에 그 말을 갖다 쓰기 때문에 그 이름에 값하는 진정한 대상은 위엄을

상실하고 만다.

정작 아름다움 자체를 만나게 되면 그것으 알아보지 못한다

사람들은 쓸데없는 생각을 돼먹지 않은 과장된 수사로 장식하려는 버릇이 있어 그 때문에 감수성이 무뎌지고

만다. 신령한 힘을 어쩌다 한번 체험하고선 그것을 늘 체험할 수 있는 것처럼 속이는 돌팔이 의사처럼

사람들은 가진 것을 남용함으로써 힘을 잃고 마는 것이다


지금이야 슬픔을 견딜 수 없을 것 같아도 시간이 지나면 차차 누그러질 것이요

결국은 자비로운 망각의 도움을 받아 인생의 짐을 다시 질 수 있게 될 것이다


습관이 오래되면 감각도 무뎌지게 마련이지만 그러기 전까지 작가는 자신의 작가적 본능이 인간성의 기이한 특성들에 너무 몰두하는 나머지 때로 도덕 의식까지 마비됨을 깨닫고 당혹스러운 기분을 느끼는 때가 있다

악을 관조하면서 예술적 만족감을 느끼는 자신을 발견하고 약간 놀라기도 한다

하지만 정직한 작가라면 특정한 행위들에 대해서는 반감을 느끼기보다 그 행위의 동기를 알고 싶은 마음이 더욱 강렬하다는 것을 고백할 것이다.

작가는 논리를 갖춘 철저한 악한을 창조해놓고 그 악한에게 매혹당하나

작가는 악당을 만들어내면서 자기 안에 깊이 뿌리박고 있는 본능 ( 문명 세계의 법도와 관습이 잠재 의식이라는 저 신비로운 구석으로 몰아놓은 ) 을 만족시키고 있는 것이 아닐까

자기가 창조해 낸 인물애 살과 뼈를 부여함으로써 작가는 다른 식으로는 방출될 수 없는 자신의 본능에 생명을 부여하고 있는 셈이다

작가의 만족이란 하나의 해방감인 것이다


그녀의 고요함은 해일이 쓸고 간 섬을 내리덮은 음울한 고요함 같았다

그녀의 쾌활함은 절망에서 오는 쾌활함이었다


여자는 말이오. 자기에게 해를 입힌 사람은 용서하지

하지만 자기를 위해 희생한 사람은 용서하지 못해.


스트릭랜드

여자는 사랑을 하게 되면 상대의 정신을 소요하기 전까지는 만족할 줄 몰라.

약해서 지배욕이 강하지. 지배하지 않고서는 만족하지 못해.

여자는 마음이 좁아요.  그래서 자기가 모르는 추상적인 것에는 화를 내는 버릇이 있어.

마음을 쓰는 건 물질적인 것 뿐이야.  관념적인 것은 시기나 하고 남자의 정신은 우주의 저 머나먼 곳에서

방황하는데 여자는 그걸 자기 가계부 안에 가둬두려고 하는 거요

나를 자기 수준으로 끌어내리고 싶었던 거지. 나 자신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어.

내가 자기것이 되어주기만 바랐지.  하기야 나를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하려고 했얼요.

내가 원하는 것 한가지만 빼놓고 말이오. 난 혼자 있기를 바랐거든


스트릭랜드

당신은 자신의 확신에 용기가 없군

목숨이란 아무런 가치도 없어요.  블란치 스트로브는 나한테 버림을 받아서 자살한게 아냐

어리석고 균형 잡히지 않은 인간이라 그랬지


그들내외의 소박하고 친절한 심성, 그들이 사람을 늘 땨뜻하게 맞아주던 모습이 떠올랐다.

그런 사람들의 삶이 비정한 우연으로 산산조각 나고 말았다는게 한없이 잔혹하게 여겨졌다

하지만 더 잔혹한 것은 그러한 사실에도 불구하고 달라지 점이 별로 없다는 것이었다

세상은 그대로 돌아가고, 그 참혹한 일이 있고 나서도 더 불행해졌다는 사람은 없다


더크도 감정의 깊이보다 표현이 더 요란한 인간인지라 얼마 가지 않아 다 잊고말지 않겠는가?

아무도 모르는 화려한 희망과 꿈을 안고 시작했을 블란치의 인생

그것은 차라리 시작하지 않았더 것만도 못하지 않았을까?

죄다 소용없고 공허하게만 여겨진다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상대방에 대한 나의 의견을 상대방이 얼마나 존중해 주느냐에 따라 상대방에게

미치는 나의 힘을 측정하는 경향이 있다

자신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사람들을 싫어한다

그처럼 사람의 자존심에 아픈 상처를 주는 것은 없을 테니까


이건 껍질에 지나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육체를 멋어난 하나의 혼과 대면하고 있었던 것이다


사람이란 사교적인 교제를 통해서는 세상에 내보이고 싶은 외양만을 보여준다

따라서 사람을 진짜로 알기 위해서는 자기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소한 행동이라든가, 자기도 모르게 얼굴을

스치는 순간적인 표정을 통해 추론하는 수 밖에 없다

때로는 정말 그 가면과 같은 인격이 되어 버리는 일도 있다

하지만 책이나 그림은 진짜 모습을 꼼짝없이 드러내고 만다

겉만 그럴싸한 것은 곧 속이 텅 비어 있음을 나타낼 뿐이다 욋가지를 쇳조각처럼 칠한다 해도 쇳조각처럼

보일리는 없다 아무리 특이하게 꾸민다 해도 평범한 정신을 감출 수는 없다

그냥 우연히 만들어진 작품에서도 날카로운 관찰자는 영혼의 깊은 비밀을 읽어내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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