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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옥상 소설가 Feb 01. 2023

2023년 2월 1일 수요일

출근 중인 남편이 흘금흘금 나를 보고 놀렸다

사진을 찍는데 자꾸만 그늘이 져서 어떻게 찍어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데

옆에서 큭큭큭 웃기만 했다

" 왜 웃어? "

" 아니야~ "

카메라를 돌려야 하나?

책을 형광등 아래에서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하나?

고민을 하고 있는데 계속 남편의 웃는 소리가 들린다

" 아~ 자꾸 그림자 때문에 사진이 이상한데 어떻게 해야 하지?..... "

ㅋㅋㅋㅋㅋ

" 왜 자꾸 웃어?  나보고 웃는 거야? "

" 어디로 옮겨도 그늘이 질 수밖에 없지 빛 아래인데 "

" 그럼 어떻게 해? "

" 독서대에 세워서 찍으면 되잖아 

  너 아까부터 이리저리 돌리고 있는데 웃겨서 죽는 줄 알았네 "

" 그래서 계속 웃은 거야?  나 비웃는 거야? "

" 비웃은 게 아니고 너무 웃기잖아 머리를 좀 써라 "

" 그래? 그럼 안 웃길 때까지 좀 맞자 

  니가 맞아야 정신 차리지  몸이 아주 근질근질 하지?"

남편을 때리려고 하니 저만치 도망간다

커피를 마시고 사과를 먹고 얘기를 나누다 남편이 가방을 메고 현관밖으로 나간다

" 갔다와 "

" 그래 "

하루종일 고민하던 나를 옆에서 보던 남편이 생각난다 

갔다가 와야 해

갔다가 안 오면 안돼 

비웃고 놀리던 남편이라도 있으니 재미있지

혼자 있으면 심심하겠네

그래 놀리고 장난쳐도 같이 있으니 좋다

다음엔 내가 너를 비웃어 주지 

어디 걸리기만 걸려봐라


어쨌든간 남편이 있어줘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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