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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옥상 소설가 Feb 04. 2023

2023년 2월 3일 금요일

" 선생님, 재미있어요  영어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 그래, 공부하다 모르는 거 질문하고 숙제 잘해오면 늘 수밖에 없어

  창피해하지 말고 다 물어봐 "

" 나도 잘 부탁해  우리 열심히 해보자 "

" 네 "

어깨를 두드려주고 아이들을 집으로 보냈다

미소 지으며 밖으로 나가는 아이들을 보니 기분이 좋다


어제 상담을 하고 오늘부터 수업을 시작한 두 친구

마침 두 학생이 결석을 해서 여유가 있어 그동안 어떻게 공부했는지 질문은 자세히 하며

실력을 파악했다

내가 물어보는 것이 늘어갈수록 자신이 정확히 아는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달아가자

아이들이 조금씩 질문을 한다

점점 입이 트인다


" 그래 그렇게 질문하는 거야

  나한테 배울 때는 질문 많이 해도 괜찮아  모르는 건 다 물어봐

  모르고 넘어가는 것이 부끄러운 거야 

  그러면 절대 안 늘어  알았지? "

" 네 "


모든 수업을 마치고 어머님께 전화를 걸었다

첫 수업의 브리핑을 하고 다시 한번 아이들의 장단점을 말하고 비전을 제시한다

아이들이 자신감과 용기를 얻었다며 어머님으로부터 감사하다는 인사를 받았다


자기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인데 

왜 어머님으로부터 이런 과분한 인사를 받아야 하는 가?

부모는 자식이 성인이 될 때까지  아니 성인이 되어서라도 

약자일 수밖에 없는 것인가?

어떨 때는 씁쓸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머리를 흔든다

나는 그렇게 하면 안 되지 그러면 안 되는 거지

내 양심을 지켜야지

이건 내 일이니까

제가 더 감사합니다

믿고 맡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신경 써서 지켜볼게요

지금의 이 마음이 변치 않도록 매일매일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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