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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옥상 소설가 Feb 04. 2023

2023년 2월 4일 토요일

창원인가? 

경상남도 어디선가 이사 온 **이네

** 이는 인터넷 맘카페를 통해 나를 알게 됐고 어제부터 수업을 시작했다

테스트와 상담을 하는 동안 ** 이 어머님의 젠틀함 온화함 겸손함에 인상이 깊었다

첫 수업을 하면 아이의 성향을 짐작하게 되는데

어머님을 닮아서인지 아이는 순하고 착했다

자기 주도도 되어있고 침착하고 이해력도 좋아 미래도 기대되는 아이다


오늘 아침 ** 이 어머님이 커피 기프티콘을 보내셨다

처음 수업을 하고 선물을 보내시는 분은 드문데 

감사 인사도 드리고 숙제와 준비물 안내를 하려 전화를 드렸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어머님의 목소리가 조금씩 떨려왔다



" 선생님, 어제 회사에서 야근하고 있는데 

  ** 이가 첫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오는 길이라면서 전화를 했어요

  송도의 밤 경치가 너무 멋있다고 이사오길 잘한걸 같다고

  작년에 이사 와서 학원 말고 선생님이랑 수업을 했더라면 정말 좋았을 텐데

  아빠랑 공부하는 것처럼 편하고 자상하시다고

  이제부터 공부 열심히 할 거라고 웃더라고요

  

  작년 가을 이사를 와서 아이가 친구들과 문제도 있고 적응도 못해 힘들어했어요

  사춘기도 심하게 와서 저랑도 자주 다투고 지금 심리상담이랑 치료를 받고 있는데 

  ** 이가 많이 밝아졌어요

  감사해요 선생님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


" 네, 어머님 **이가 좋았다니 저도 좋아요

  저도 첫 수업 마치고 느낌이 정말 좋았어요

  잘할 거예요  **이 

  착하고 순한 아이고 조용하지만 힘이 있는 아이예요

  조금만 더 기다려보세요

  아이들 모두 ** 이와 친구가 되고 싶어 할 거예요 "


" 네 감사합니다 "


어머님의 마지막 목소리에서 나는 그녀가 울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통화를 마치고 나 역시 울고 말았다

그동안 마음고생을 했을 ** 이와 ** 이 어머님

두 모녀가 겪었을 상처와 아픔들을 조금은 알 것 같았다

나 역시 많이 아팠으니까


지나야 해

시간이 지나야 해

시간이 지나가길 기다려야 해 


** 아

지금의 이 아픔과 상처가 지워지지는 않지만 

네가 겪었기에 너는 그만큼 다른 사람의 상처와 아픔을 이해할 수 있을 거야

네 마음은 힘들었던 만큼 깊어지고 넓어지는 거야


시간은 지나갈 거야

지나가는 시간을 기다려

시간을 기다리는 너를 홀로 내버려 두지는 않을 거야

네 옆에는 엄마도 아빠도 있고 

나도 같이 있을 거야

너를 혼자 두게 하지는 않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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